NEOVOX Oistrakh Ultimate Reference 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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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VOX Oistrakh Ultimate Reference Series
  • 코난
  • 승인 2019.06.10 06:12
  • 2019년 6월호 (5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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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성을 자아내게 한 네오복스의 새로운 걸작

오이스트라흐 시리즈는 네오복스의 알파와 오메가다. 사실 이후 첼리비다케와 플래그십 타르티니가 출시되긴 했지만 네오복스의 현재가 있었던 건 오이스트라흐 시리즈의 출시 덕분이었다. 그런데 최근 오이스트라흐의 결정판이 출시되었다. 이름은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Oistrakh Ultimate Reference). 사실 이런 레퍼런스급 모델은 애초에 레퍼런스로 기획되고 가격이 매겨지며 전략적으로 플래그십으로 판매·홍보된다.

그러나 네오복스의 오이스트라흐가 처음 출시된 시점은 시계를 돌려 2010년경으로 돌아간다. 이 작은 불꽃이 횃불이 되었다. MKⅡ가 출시되었고, 이젠 이를 더욱 진화하여, 얼티밋 레퍼런스 버전까지 왔다. 일반적인 오디오 메이커의 제품 출시 패턴과는 다르다. 약 10여 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화시켰다는 이야기.

따라서 이번 레퍼런스 버전을 내놓으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지 짐작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는 냉정해야 하는 법이다. 실제로 표면상 은도금이라는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기존 첼리비다케에서 선보였던 테플론 에어 절연 기법도 그대로다. 그러나 가격은 상당히 올라갔다. 과연 무엇이 바뀐 것인가?

하지만 네오복스의 설명에 따르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첼리비다케에서 사용한 순도 6N급 순동에 은을 입혔다. 여기서 은은 일반적인 은도금 선재에 비해 월등히 많은 양을 투입했으며, 가장 중요한 도금 작업에서 차이가 있다. 중심 도체인 순동의 표면에 은이 일부 파고 들어가게끔 만들었다고 한다. 더불어 도체의 굵기도 기존과 다르며, 이에 따라 인터, 스피커, 파워 케이블 공히 가닥수에서도 이전 첼리비다케나 타르티니와도 다르다.

레퍼런스급에선 새롭게 시도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도체는 물론 여러 커넥터들을 모두 새로 만들었다. 이전 케이블도 훌륭했지만, 이번엔 RCA, XLR 단자 및 스피커 단자 등을 모두 새로운 도체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 개발해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진동 제어 측면에서 기존 모델보다 더 신경을 쓴 모습이다. 해외 고가 하이엔드 케이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만듦새의 댐퍼와 스플리터를 새롭게 제작해 적용한 모습이다. 진동에 대한 댐핑 역할은 기본이며, 시각적인 만족도가 대폭 올라섰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음질이 아닐까 한다. 사실 수백에서 수천만원대 케이블까지 종종 테스트하는 내게 이 정도 케이블은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 많은 케이블이 나의 시스템 구석구석을 오가고 가끔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그런 케이블은 천만원이 넘는다. 최근엔 크리스털 케이블이 그랬다. 그러나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 제품들을 적용한 후 간만에 탄성을 질렀다. 제품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조만간 월간 오디오를 통해 공식 리뷰로 나갈 예정이니 음질적인 측면에서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본다.

일단 다인오디오 C4에 마이텍 맨해튼 Ⅱ DAC 및 웨이버사 시스템즈 Wcore, 그리고 플리니우스 A클래스 파워 앰프 및 제프 롤랜드 시너지 프리앰프를 통해 약 열흘간 청음해보고 지난 주말 최종적으로 청음한 내용을 요약해본다. 일단 고역에서 저역까지 전 대역이 막힘 없이 재생되는데, 피아노와 보컬 등을 들을 때 음상이 매우 자연스럽게, 마치 촛불이 일렁이듯 잡힌다. 특히 김윤아의 ‘유리’나 조수미의 ‘Dona Dona’를 들어보면 굉장히 투명한 사운드로 일관하며 해상력이 굉장히 높다. 특히 보컬 재생에서 모든 음악 재생음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배음이 풍부해 음악 정보 속으로 청자를 깊게 빨아들인다. 트랜지스터 앰프를 사용했지만 마치 진공관 같은 배음을 만들어낸다.

트랜지스터는 홀수차, 진공관 앰프는 짝수차 배음을 만들어내지만 어찌된 일인지 패시브 소자인 케이블이 트랜지스터 앰프에서 진공관 앰프의 짝수차 배음을 만들어낸 것처럼 들린다. 이런 특성은 정경화의 도쿄 산토리 홀 실황 중 바흐의 ‘샤콘느’에서도 포착된다. 고역은 충실한 중역을 바탕으로 할 때 그 위에서 더 자연스럽게 들리는 법이다.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 조합에서 듣는 정경화의 바이올린은 보도 자료에서 볼 수 있었던 당시 청중의 반응, 즉 ‘가위에 눌린 듯한’ 체험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단지 대역 반응이 어떻고, 음색이 어떻고를 떠나 연주자의 호흡과 열정, 즉 연주자의 감성선까지 표현해주어 음악과 강력하게 일체화된다.

스피드, 리듬, 페이스 & 타이밍 등 동적인 측면에서도 은을 대량 함유한 케이블의 나쁜 버릇은 거의 발견할 수 없다. 잘 만든 초 고가 하이엔드 케이블도 종종 얇고 흩날리는 소리 때문에 시스템에 단 하나만 사용하기도 한다. YG 어쿠스틱스 소냐(Sonja)를 테스트할 때도 노도스트 발할라 인터를 단 한 개만 사용했을 때 가장 좋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 인터 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 및 파워 케이블 모두 사용해도 엷은 느낌이 없고, 심지가 곧은 고순도 동선의 장점은 그대로다. 억지로 압축하고 재단한 소리가 아니라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힘 있는 중·저역 덕분에 웅산의 ‘Papa Was A Rolling Stone’에서도 흥겹게 음악에 빠져들게 된다.

이번엔 베리티 오디오 피델리오 앙코르와 프리마루나의 다이알로그 프리미엄 HP, 그리고 DAC는 동일하게 마이텍 맨해튼 Ⅱ DAC로 구성한 시스템에 RCA 인터 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을 적용해 테스트해 보았다. 참고로 다이알로그 프리미엄 HP엔 순정 EL34 진공관 여덟 알을 사용했다. 메마른 정보에서 억지로 쥐어짜거나 윤색한 소리가 아니다. 세밀하게 보존된 하모닉스 구조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는 배음이 나온다. 풍부한 음악 정보가 홍수처럼 밀려나오며, 연주의 표정까지 읽어낼 수 있을 듯한 소리다. 뿐만 아니라 <송광사의 새벽 예불> 중 ‘법고’에서 만나는 저역은 기존에 듣던 저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빠르면서도 음악적인 울림이 좋다.

‘디테일이 스케일이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바로 앰비언스 표현에 관한 것, 홀 톤과 사운드 스테이징 성능에서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는 그 공간 정보를 드넓은 스케일로 표현해준다. 니어 이스트 쿼텟의 ‘갈까부다’를 들어보면 마치 망원 렌즈로 찍은 현장의 풍경처럼 사실적이다. 얼마 전 리뷰했던 크리스털 케이블의 퓨처 드림의 사실적인 앰비언스와 맑고 투명한 시야를 만들어내지만, 그보다 양감은 좀더 있는 편이다. 마치 크리스털 케이블의 음색에 트랜스페어런트의 두께, 동적인 특성을 미묘하게 섞으면 이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음악을 들으면서 이 음질에 대해 놀라움과 의아함이 머릿속에서 교차하고 있다. 대체로 OFC를 넘어 단방향 결정 OCC, 그리고 더 상급으로 올라가면 싱글 또는 모노 크리스털 도체가 등장한다. 일반적인 진화 과정이며, 후자로 갈수록 더 뛰어난 전도 특성과 음질을 보이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는 네오복스가 줄곧 제작해왔던 은도금 형태다.

그런데 이런 소리는 모노 크리스털 도체 같은 소릴 내주며, 일부 동선의 특성도 가미되어 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선 모노 크리스털 도체보다 더 나은 면도 보인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수많은 하이엔드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리뷰해온 나도 이론적으로는 설명할 길이 없다. 그러나 음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어찌 되었든 나는 이 케이블을 반납하지 않고 구입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을 생각하면 횡재나 다름없지만, 가격을 차치하고서라도 절대적으로 뛰어난 케이블이다.


제조원 네오복스 (031)942-6583

Oistrakh Ultimate ReferenceXLR 케이블
가격 196만원(1m)

Oistrakh Ultimate Reference RCA 케이블
가격 172만원(1m)

Oistrakh Ultimate Reference 75Ω 코액셜 케이블
가격 97만원(1m)

Oistrakh Ultimate Reference 스피커 케이블
가격 399만원(싱글 2.5m)

Oistrakh Ultimate Reference 파워 케이블
가격 259만원(1.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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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9년 6월호 - 5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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