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렌드의 현주소는 스포티파이, 타이달, 애플 뮤직, 그리고 국내에서는 벅스 등의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와중에 진지한 오디오파일은 UPnP 기반의 네트워크 스트리밍으로 정착 중이다.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재생 방식은 블루투스, 에어플레이. 그러나 이들의 성공 이전에 본격 오디오파일을 위한 최적의 플랫폼은 린과 메리디안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그중 메리디안은 린과 함께 가장 진보적인 음원 재생 플랫폼과 스마트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고품질 음원 재생으로 전 세계 오디오파일을 단숨에 빨아들였다.
그 이면엔 Sooloos가 있었다. 메리디안이 단숨에 하이엔드 소스기기에 걸맞은 재생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Sooloos를 인수하면서였다. 2009년 메리디안은 Sooloos 인수 후 독창적이며 인간공학적인 인터페이스 등 강력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위해서 질주했다. 하지만 작년 메리디안의 CEO 존 뷰캐넌은 Sooloos의 소프트웨어를 룬 랩스(Roon Labs)에 이관한다고 발표했다. MQA라는 저용량 고음질 포맷 개발과 홍보에 집중하고 있던 메리디안으로서는 룬 랩스로의 소프트웨어 이관은 어찌 보면 예견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룬 랩스의 공동 설립자 이노 밴더미어는 Sooloos의 강력한 소프트웨어 엔진을 이제 메리디안뿐만 아니라 여러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을 세웠다. 우선 기존 프로그램보다 더욱 강화된 플랫폼과 메타 데이터 활용 능력 등을 키웠고, 과거 UPnP 기반의 조잡한 앱을 사용하던 하이엔드 메이커들은 룬 랩스의 독립을 두 손 들어 환영했다. 룬 랩스 프로그램은 PC나 맥 등을 코어로 사용해 각 개인이 보유 중인 음원 파일을 매우 빠르고 스마트하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정리해 주었다. 예를 들어 ‘allmusic.com’이 각 개인의 라이브러리 기반으로 재편되어 나만의 ‘allmusic.com’을 소유하게 된 느낌이다.
룬 레디 고! SOtM sMS-200
이런 편리하고 강력한 룬 랩스는 네트워크 스트리밍이 대세인 현재 앱 개발과 업그레이드에 곤란을 겪고 있는 소규모 하이엔드 메이커에게 구세주와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에어, PS 오디오, 브라이스턴, 오라릭 등 내로라하는 굴지의 디지털 메이커들이 룬 랩스의 클라이언트가 되었다. 룬 랩스의 탁월한 음질과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룬 랩스가 개발한 독자적인 통신 프로토콜 RAAT(Roon Advanced Audio Transport)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
솜오디오(SOtM)는 RAAT 프로토콜을 인증받은 최초의 대한민국 네트워크 스트리머다. 그 주인공은 흥미롭게도 어른 주먹 만한 크기의 콤팩트 사이즈로 태어났다. 금속 섀시에 전면엔 방열을 위한 홀이 여러 개 보이며, 작동 상태를 나타내는 녹색 불빛만이 반짝일 뿐이다. 무게는 고작 1.5kg. 그러나 이 작은 섀시에 담긴 성능은 그 크기처럼 절대 작지 않다. 후면엔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위한 랜 포트가 마련되어 있으며, 그 옆으로는 총 세 개의 USB 단자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좌측의 USB 포트는 DAC로 신호를 출력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고음질 전용 출력단. 그리고 우측의 두 개 USB 포트는 외부 메모리 스틱 또는 외장 HDD와 연동해 해당 스토리지 안에 담긴 음원을 재생할 수 있게 돕는다. 이 외에 후면에 리셋 버튼 하나, 그리고 작동과 관련된 OS가 담긴 마이크로 SD카드가 장착되어 있다. 철저히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용할 일이 거의 없는 기능을 과감히 제외한 초소형 네트워크 스트리머다.
참고로 전원은 기본적으로 외장 DC 어댑터가 제공되지만, 솜오디오의 생태계엔 업그레이드의 여지가 존재한다. 다름 아닌 mBPS-d2s 배터리 전원부다. 가장 이상적인 배터리 전원은 sMS-200의 성능을 또 한 번 업그레이드해 준다.
솜오디오의 순수 고음질 네트워크 플랫폼
솜오디오는 이른바 ‘PC-FI’라는 신조어가 생긴 후 선도적으로 PC, MAC과 DAC를 연동한 음원 재생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메이커다. 국내에서 비동기 방식 USB가 생소했던 시절부터 진화한 USB 솔루션을 개발·제공했고, PC로부터 클록 및 전원 관련 이슈를 일거에 해소해 줄 필터를 개발해 보급했는데, 그 성능을 국내·외에서 입증받았다. 오히려 해외에서 tX-USB가 솜오디오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보다 훨씬 더 고가의 하이엔드 디지털 장비에 적용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게다가 솜오디오는 음원 재생에 방해되는 클록, 지터 및 온갖 전원 노이즈 등에서 해결사로 활약했는데, USB 필터, 랜 필터, 그리고 배터리 전원부, 케이블에 이르기까지 무척 깊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파고들었으며, 해외 컴퓨터 오디오파일로부터 찬사를 받아 내고 있다.
sMS-200은 솜오디오의 독보적인 기술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온갖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프로세서 보드는 솜오디오에겐 허용되지 않는다. sMS-200은 ARM 프로세서를 사용해 솜오디오가 오직 음원 재생 전용으로 특별히 개발한 보드를 제작해 사용한다. 음원 재생을 위해 사용하는 운영체계는 당연히 리눅스다. 그리고 클록과 전원 등 다양한 원인으로부터 출발하는 지터와 노이즈 제거를 위해서 솜오디오는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한다. 하나는 ‘Ultra Low Jitter Clock’, 두 번째는 ‘Ultra Low Noise Regulator’, 그리고 ‘Active Noise Canceller’ 등이 그것이다.
USB 입력은 2.0 규격이며 이더넷 입력은 RJ45 규격으로 기가비트를 지원한다. 따라서 음원 트랜스포트로서 최신 고음질 음원에 모두 충실히 대응한다. PCM 신호에 대해서는 최대 32비트/384kHz까지, 그리고 DSD는 DSD256까지 대응하므로 재생하지 못할 음원 포맷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룬 랩스를 화두로 꺼냈으나 sMS-200은 이 외에도 DLNA 랜더러 또는 MPD 또는 스퀴즈라이트, HQplayer, Shairpoint 등에 모두 대응하고 있어 선택 폭 또한 다양한 편이다. 그러나 사용하다 보면 룬 랩스의 매력에 금세 매료될 것이다. 게다가 sMS-200 구입 시 룬 랩스 소프트웨어의 구입 가격이 절반으로 내려간다니 더더욱.
sMS-200과 룬 랩스의 강력한 시너지
자신이 가진 라이브러리의 수천, 수만 곡의 음악은 각 장르별로 재편되어 직관적인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재생 관련 정보가 표기된다. 간단한 태그 정리가 그 안에서 가능하고, 사용자가 듣는 음악과 유사한 음악을 알아서 선택해 라디오처럼 들려주는 기능도 기특하다. 유저가 선택한 음원과 유사한 음악, 아티스트, 또는 연관 뮤지션을 디스플레이해 주며, 일목요연한 세션 리스트를 보여 주며, 클릭만 하면 해당 아티스트 페이지로 들어간다. 아마도 룬 랩스는 음악에 미친 오디오파일 집단임에 분명하다.
더불어 솜오디오 sMS-200을 거친 소리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소리는 무척 다르다. 배경의 정숙도와 해상력은 물론 음의 미립자들이 더욱 세밀하고 반듯하게 표현되며 이미징 또한 더욱 뚜렷하다. sMS-200을 거치지 않고 듣게 되면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흥미로운 것은 sMS-200의 청정수 같은 투명함과 룬 랩스의 부드럽고 윤기 있는 음색, 세밀하며 자연스러운 배음 특성이 결합했을 때의 강력한 시너지다. 많은 네트워크 플레이어나 재생 소프트웨어들이 겪고 있는 음질적 단점과 디지털의 나쁜 버릇이 별로 없다. 즉, 건조한 표면 텍스처와 단단하다 못해 딱딱하거나 또는 속이 텅 빈 듯한 공허함을 발견할 수 없다.
필자는 플리니우스 앰프와 다인오디오 컨피던스 C4를 사용하며 여러 소스기기를 편력 중이었다. 그중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물론 라이브러리 관리와 재생에 있어 항상 고민이 있어 왔다. 하지만 한동안 룬 랩스와 솜오디오 sMS-200으로 더 이상의 지출은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마이텍 브루클린과 함께 지금 시스템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만일 몇 년 전에 이 정도 수준의 사운드 퀄러티를 얻으려면 몇 배의 지출이 불가피했을지도 모른다.
문의 헤르만오디오 (010)4857-4371
네트워크 지원 지원 PCM 32비트/384kHz, DSD 64/128/256 USB 포트 USB 2.0×2, 하이엔드 오디오 그레이드 USB×1 크기(WHD) 10.6×4.8×15.2cm 무게 1.5kg
SOtM-mBPS-d2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