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구도 아름답고 체적도 튀지 않으면서도 어떤 대형기나 고급기에 뒤지지 않는 완전에 가까운 지향성과 깨끗하고 미려한 사운드로 대별할 수 있는 그런 하이엔드의 출현이다. 가격이 소형기로서는 상당한 고가이지만 그만한 가격을 투자해서도 결코 아쉽지 않다.
KEF는 기술의 KEF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섬세하고 정밀한 기술 추구를 쉼 없이 거듭하고 있는 업체이기 때문에 적당한 고급 유닛을 들여다가 통만 특이하게 제작하는 메이커와는 많은 점에서 차이가 난다. 그동안 이곳에서 태어난 수많은 제품들을 되돌아보면 쉽게 수긍이 갈 것이다.
레퍼런스라는 이름을 스피커에 쓰기 시작한 업체도 KEF가 처음이며, 완벽한 소리를 추구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동사의 설명. KEF의 고급 시리즈인 이 레퍼런스 시리즈가 10년 만에 탈바꿈하고 신제품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기존의 레퍼런스 시리즈에서 새로운 레퍼런스 시리즈로 소리의 기준을 새롭게 하기 위한 제품이라는 부수 설명도 있다. 이 시리즈에는 모두 6개 모델이 있는데,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인 레퍼런스 5와 레퍼런스 3, 그리고 북셀프 스피커인 레퍼런스 1, 그리고 센터 스피커인 레퍼런스 4c와 레퍼런스 2c, 서브우퍼 레퍼런스 8b로 구성된다.
새로운 레퍼런스 시리즈는 공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첫째 스무드하고 균형 잡힌 응답과 분산(지향성), 둘째 각각의 재생 대역 내에서 잘 컨트롤되어 작동하는 드라이버, 셋째 드라이버 자체에서 나오는 소리 외에는 불필요한 잔향이 없어야 하며, 넷째 낮은 왜곡과 압축률을 가져야 하며 좋은 응답 성능을 가져야 한다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KEF 제품들은 처음부터 스튜디오나 특수한 공간이 아닌 일반 집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이 시리즈 역시 대형기라고 해도 별로 크지 않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적절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새로운 레퍼런스 시리즈에서 사용된 여러 기술들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바로 KEF가 자랑하는 특별한 유닛인 Uni-Q 드라이버다. 이미 잘 알려진 이 유닛은 트위터와 미드레인지가 동축형으로 배치되어 정교하게 위상이 일치되는 특징이 있는데, 지향 특성도 매우 좋다는 특징이 있고, 수평 지향 특성은 물론 수직 지향 특성도 좋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또한 넓은 공간 어디에서도 선명하면서도 웅장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손꼽힌다. 구조적으로는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지만 견고한 이음새로 제작되어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단일 유닛 제품으로 보이기도 한다.
새로운 레퍼런스 시리즈에서 사용된 Uni-Q 드라이버는 완전히 새롭게 제작된 11세대 Uni-Q 드라이버로, 특허 받은 스티펜디드 돔 기술이 적용된 25mm 크기의 포트 내장형 알루미늄 돔 트위터와 콘 넥 커넥트 기술이 적용된 125mm 크기의 알루미늄 알로이 콘 미드레인지가 채용되었고, 그리고 은빛 프로펠러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의 탠저린 웨이브 가이드 역시 부착되었는데, 이미 눈에 익은 것이지만, 종래의 설계에서 기술적인 변형을 통해 한 단계 더 진화되었다고 한다.
프론트 배플 역시 진화했다. 마치 최고급 승용차를 연상시키는 배플은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더구나 한 겹의 알루미늄이 아니라 극한의 온도와 압력으로 만든 매우 견고한 합성 적층 알루미늄 소재를 배플로 사용하며, 감쇄 기능을 가진 고 손실 패드와 고 장력 볼트로 인클로저에 고정된다.
전면의 변화도 있지만 후면에서도 차이점이 크다. 번쩍이는 크롬 도금으로 무장한 3쌍의 단자가 먼저 눈에 띄는데, 이처럼 미려하고 고급화되어 있는 단자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본 시청기가 고급기라는 느낌이 강렬해진다. 그런데 가운데 있는 단자 2개는 스피커와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와이어링에서 싱글와이어링으로 전환하는 노브로, 점퍼와 같은 역할을 한다. 후면의 포트 역시 형태가 특이하고, 별도의 튜닝 장치까지 있다. 포트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분해가 되고, 그 안에는 말랑거리는 베이스리플렉스 포트가 또 있는데, 이를 길이가 다른 것으로 교체해 저역의 특성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정밀한 만듦새를 보이는 전용 스탠드도 있는데, 수평계가 달린 것이 특이하다. 컬러는 딥 피아노 블랙 외에도 새틴 아메리칸 월넛, 럭셔리 글로스 로즈우드도 마련되어 있다.
상당한 대출력의 반도체 앰프와 매칭이 권장사항이다. 그래서 이 시청기를 패스의 X250.8 파워 앰프와 역시 패스의 XP-10 프리앰프로 매칭했다. CD 플레이어는 CEC 제품을 사용했다. 매칭한 파워 앰프는 출력이 250W인데, 무엇보다도 호감이 갔던 것은 박진감을 강조하지 않고 자연스러우며 미려하다는 점이다. 많은 매칭이 있겠지만 이 매칭 역시 하나의 모범 사례로 불릴 만하다.
소리는 패스의 새 앰프의 질감이 반영되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중립적이고 투명성이 강조되어 있는 듯하다. 해상력과 함께 지향성이 우수하다는 소개처럼 풍요로운 음장감이 인상적이다. 소형기답지 않다는 찬사가 흔하지만 그런 보통의 소감보다도 더 한 단계 성숙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어떤 곡을 들어도 해상도와 함께 우아함이 곁들여 있다.
오디오 초창기부터 동사의 모델 107이라는 특이한 체구의 제품을 써온 탓으로, 마치 동창생 같은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레이블이어서 동사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들어 봤지만, 이 새로운 레퍼런스 시리즈는 종래보다도 확실히 충실한 홈용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 체구도 아름답고 체적도 튀지 않으면서도 어떤 대형기나 고급기에 뒤지지 않는 완전에 가까운 지향성과 깨끗하고 미려한 사운드로 대별할 수 있는 그런 하이엔드의 출현이다. 가격이 소형기로서는 상당한 고가이지만 그만한 가격을 투자해서도 결코 아쉽지 않다는 사용 후기도 줄지을 수 있는 그런 멋진 제품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1,40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트위터 Uni-Q(12.5cm·2.5cm) 재생주파수대역 45Hz-3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50Hz, 2.8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5dB
권장 앰프 출력 50-200W 크기(WHD) 20.5×44×43cm 무게 18.2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