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A-88T MK2 Tungsol 6550 TDL Acoustics TDL-18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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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A-88T MK2 Tungsol 6550 TDL Acoustics TDL-18CD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4.10.01 00:00
  • 2014년 10월호 (50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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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진공관의 끝은 어디에?

사실 가격 대비 성능을 논할 때, 진공관만큼 좋은 소자는 없다. 그 자체가 워낙 유능해서 별다른 치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하드와이어링 방식으로 해서 정공법으로 제작하면, 음질은 거저먹는 것과 다름없다. 무엇보다 어떤 디지털 소스를 걸어도 아날로그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측면은 진공관의 최대 매력이다. 그럼 아무나 진공관을 만들어도 될까? 발열, 잔고장, 트러블, 바이어스, 험…. 조금씩 머리가 아파온다.
한데 이번에 만난 케인의 신작 A-88T MK2은 안심해도 좋다. 통상의 TR 앰프를 쓰는 것과 다름없는 편의성과 내구성이 돋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선 본 리뷰 통째로 소개해도 좋을 만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그 다음에 언급해야 할 것이 음질. 과거의 진공관 앰프는 어딘지 모르게 회고적이고, 따스한 음색을 갖고 있지만, 대역이 좁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진공관은 다분히 취미성이 강한 오디오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본 기는 어떤가? 무려 10Hz에서 42kHz까지 아우른다. 물론 최첨단 솔리드스테이트와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우리의 가청 주파수 대역을 감안하면 차고도 남는다. 거기에 투명함, 해상도, 다이내믹스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서, 진공관의 원래 강점까지 아우르기 때문에, 아무리 따져 봐도 가격대비 성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니, 이 정도 클래스면 그런 부분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불손하다. 이제 차근차근 본기의 강점을 점검해보자.

개인적으로 본 기가 마음에 드는 것은, 꾸준한 개량으로 발전해온 부분이다. 그 전신을 올라가면 당연히 A-88T가 나오고, 이후 SE라던가 Limited 등 몇 가지 버전이 있다. 그러다 이번에 정식으로 MK2가 되었다. 비교를 위해 이전 버전인 Limited를 참조하도록 하자.
우선 성능을 보면 대역폭이 훨씬 넓어졌다. 전작이 18Hz-35kHz(뭐 이 정도도 충분하지만)인데 반해, 본 기는 더 광대하다. 또 몇 가지 개선으로 S/N비를 90dB에서 93dB로 올린 점도 특필할 만하다. 그만큼 투명도, 해상도가 올라갔다고 보면 된다.
본 기의 출력관은 텅솔 6550을 기조로 하고 있다. 물론 오리지널 관은 아니지만, 그와 똑같은 스펙으로 제작된 복각품을 쓰고 있다. 하긴 오리지널을 쓴다면 이 가격대로는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출력관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바이어스 조절 게이지를 장착한 부분이다. 이것을 조금만 신경 써서 만지면, 놀랍도록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심한 개량 포인트도 주목할 만하다. 신호부에 고품위 은선을 투입한 점이나 일제 타크만(Takman) 카본 필름 저항을 쓴 점, 프리부에 쓰인 진공관의 진동 대책을 위해 내열 실리콘 댐퍼링을 장착한 점 등 두루두루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전원부에 대용량 평활 콘덴서를 쓴 점은 꼭 짚고 넘어갈 만하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TDL-18CD는 본지에 이미 여러 차례 소개가 되어 새삼 자세히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주요 특징 몇 가지를 짚는다면, 우선 24비트/192kHz까지 가능한 스펙이다. 이 부분은 마치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수와 같아서, 높으면 높을수록 음질 면에서 유리하다.
또 PC 파이를 위해 USB 입력 시 하이엔드급 X-MOS 칩 세트를 제공하는 점도 언급할 만하다. 특히 고음질 파일의 재생에서 제대로 위력을 보여준다. 출력단에는 독일제 암페렉스 각인 6922가 투입되어 보다 고품위하고 높은 음악성이 가능한 경지를 보여준다. 심지어 TR/진공관 출력의 선택지까지 있어서, 매칭하는 시스템에 따라 성격을 다르게 할 수도 있다. 거의 야누스와 같은 변신 능력이다.
이 두 제품과 B&W CM6 S2를 매칭한 음은, 여러모로 진공관 방식의 우수성을 드러내는 데 일절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묵직하고 탄력 있는 저음. 같은 출력으로 TR과 비교하면 달라도 한참 다르다. 배기량 자체가 다른 엔진으로 미는 것과 같다.

첫 곡으로 들은 치메르만 연주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익히 아는 곡이지만, 정말로 뉘앙스가 풍부하다. 피아노의 터치뿐 아니라,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다양한 악기군들이 물밀듯이 다가왔다가 슬며시 사라지고, 그 개개의 음색이나 개성이 무척 컬러풀하다. 투명도와 다이내믹스도 만족스럽다.
이어서 게이코 리의 ‘Night & Day’. 당당한 베이스를 바탕으로, 리듬 섹션이 신명나게 움직이며, 브라스군의 적절한 백업은 정말 눈부시다. 그 음의 홍수를 뚫고, 게이코가 홀연히 서 있다. 특유의 허스키하면서 섹시한 음성은 정말로 리얼하다. 바로 요 앞에 온 듯하다. 스피커의 사이즈가 확 늘어서 갑자기 3웨이 톨보이의 음을 낸다. 과연 진공관이요, 케인이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Babe, I'm Gonna Leave You’를 듣는다. 어쿠스틱 기타의 명징한 표현이나 진솔하게 부르는 플랜트의 존재감, 박력 만점의 드럼까지 이 슈퍼 밴드의 진면목이 낱낱이 드러난다. 특히, 바닥을 치는 듯한 저역에서 혹 어디 서브우퍼가 숨어 있나 의구심이 날 정도다. 보다 큰 스피커와 매칭하면 더욱 제 실력을 발휘할 것 같다. 정말 진공관의 끝은 어디에 있는가?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Cayin A-88T MK2 Tungsol 6550 
가격 273만원  사용 진공관 6550×4, 6SL7×2, 6SN7×2 
실효 출력 50W(울트라리니어), 25W(트라이오드)  주파수 응답 10Hz-42kHz(-3dB) 
THD 1%(1kHz)  S/N비 93dB  입력 감도 300mV, 1000mV(프리-인)  입력 임피던스 100KΩ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42×19.5×38.2cm  무게 28kg


TDL Acoustics TDL-18CD 
판매원 헤르만오디오 (010)4857-4371 
가격 167만원  출력 레벨 2V  USB 입력 24비트/192kHz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S/N비 92dB 이상  다이내믹 레인지 120dB 이상  채널 분리도 100dB 이상 
크기(WHD) 44×10×35cm  무게 1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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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10월호 - 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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