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acy Signature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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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cy Signature SE
  • 정우광
  • 승인 2014.08.01 00:00
  • 2014년 8월호 (50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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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트위터에서 전해져 오는 음악의 찬란한 유산

시스템의 덩치와는 맞지 않게 섬세한 음의 윤곽이 그려지고 있으며 실내를 채우는 음의 분량도 조금도 부족하지가 않다.  여성 보컬의 경우도 섬세함이 가미된 생동감은 매우 얻기 힘든 감성의 음이다. 베이스의 퉁김이 선명하게 부각되어 음의 에너지감은 한 단계 향상된 듯하다.

1980년대부터 리본형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 시스템을 발표해온 레거시 오디오는 2006년에 독자적인 리본형 유닛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것은 오스카 하일 박사의 특허인 주름진 진동판을 사용한 유닛으로 독일의 엘락을 비롯한 많은 회사에서 채택하고 있는 정평 있는 유닛이다. 레거시 오디오에서는 이 유닛을 개발하면서 더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을 사용하였고, 진동판의 움직임의 범위를 확대하면서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좁고 긴 형태의 모습으로 발전시켰다. 이 결과 기존의 유닛보다 재생주파수 대역폭은 낮은 대역까지 확대시킬 수 있었고, 왜곡의 저감과 능률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번의 리뷰 제품인 시그니처 SE는 4인치 길이의 리본형 유닛이 중심이 되고, 위로는 1인치 길이의 리본형 유닛을 더하여 30kHz에까지 이르는 초고역대까지의 재생 한계를 가지도록 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10인치 크기의 알루미늄 진동판을 갖는 두 개의 콘형 유닛의 채택으로 저음역을 22Hz까지 낮추었다. 이처럼 위 아래로 확대된 대역폭에서 허전해지기 쉬운 중·저음역의 밀도감 향상을 위한 7인치 크기의 콘형 유닛으로 미드·베이스 대역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전체적인 시스템을 4웨이 5스피커의 초대형 시스템의 규모에 필적할 만한 제품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많은 유닛을 장착하고서도 전체 시스템의 능률은 92dB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니 시청 전에 스펙만을 보고서도 울려나올 소리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는 것이었다. 능률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는 리본형 유닛을 두 개씩이나 채택하고서도 이같이 높은 능률을 갖는 시스템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높은 능률 때문에 시청을 위한 앰프의 매칭은 선택의 범위가 넓은 것이 이 제품의 장점이다. 대응 앰프의 출력 범위가 10-300W라고 설명서에 나와 있는데, 이 또한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펙은 아닌 것이다. 시청을 위하여 준비된 앰프 시스템은 이번 호의 리뷰 제품인 쿼드의 엘리트 PRE 프리앰프와 QMP 파워 앰프, 야마하의 A-S3000 인티앰프다. 두 앰프 공히 솔리드스테이트 앰프로 쿼드의 경우에는 분리형으로 8Ω의 임피던스에 채널당 260W, 야마하의 경우에는 채널당 120W의 출력을 가지고 있다. 높은 능률의 스피커가 주는 매력을 맛보기 위해서는 채널당 20W 내외의 출력을 갖고 있는 고품위의 진공관 앰프와의 매칭이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였다.
우선 쿼드와의 매칭. 모노블록형의 거대한 몸집의 앰프는 보기에도 넉넉한 힘을 스피커로 부어넣어 줄 것처럼 보인다.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을 처음 곡으로 연주하였는데, 방안을 가득 채우는 오케스트라의 음은 현실감을 넘어선 대규모의 편성처럼 느껴진다. 대역폭이 넓고 음의 스케일이 크지만 악기의 울림을 섬세하게 표현해 주고 있지를 못하다. 출력의 볼륨이 이전에 시청했던 스피커에 맞추어져 있어 과도한 음량이 실내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볼륨 레벨을 한 두 단계쯤 내리니 듣기 편안한 음으로 바뀐다. 악기의 윤곽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공간을 타고 흐르는 잔향의 울림도 풍부해진다. 중음역의 밀도 있는 재생은 리본형 유닛에서 느끼기 쉬운 가벼움을 없애버리고 전통적인 아메리칸 사운드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밀도감 있는 중음역이 듣는 위치에 이르기까지 다가서도록 하고 있다. 음악을 즐겁게 듣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춘 듯 부자연스러운 대목은 사라지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음으로 그려지고 있다. 왜곡의 저감을 목표로 하여 극도로 선명함을 부각시킨 시스템에서는 얻을 수 없는 자연스러우면서 편안한 음의 세계가 그려지고 있다. 재즈에서의 어쿠스틱 베이스의 퉁김이 인상적인 음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여성 보컬이 들려주고 있는 정감 있고 짙은 호소력의 소리는 일품이다. 저음역대의 소리가 크게 부각되지 않은 클래식 음반의 재생에서는 음의 균형이 더욱 우수하게 그려지고 있다. 바이올린 협주곡의 경우도 그렇고, 피아노 독주의 음색도 아주 명징하고 짙은 여운을 공간으로 펼쳐주는 역량이 뛰어나다.

재생 시스템을 야마하의 A-S3000으로 바꾸어 본다. 작아진 출력에도 재생음의 스케일은 조금도 위축됨이 없다. 오히려 저음역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지고 제동이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섬세한 음의 끝자락이 더욱 가늘고 섬세하게 표현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중음역의 밀도감은 조금은 옅어진 느낌으로 다가선다. 시스템의 덩치와는 맞지 않게 섬세한 음의 윤곽이 그려지고 있으며 실내를 채우는 음의 분량도 조금도 부족하지가 않다. 여성 보컬의 경우도 섬세함이 가미된 생동감은 매우 얻기 힘든 감성의 음이다. 베이스의 퉁김이 선명하게 부각되어 음의 에너지감은 한 단계 향상된 듯하다.
유럽에서 만들어진 제품처럼 외모의 세련미는 부족하지만, 섬세하게 가다듬어진 유닛과 전통의 목공 방식으로 수작업에 의해 만들어진 인클로저의 조합이 만들어내고 있는 음의 세계는 섬세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것이었다. 음악을 대하는 미국인들의 자세가 더욱 진지해 졌음을 알 수가 있으며 레거시의 제품들은 그러한 경향을 가장 잘 드러내어주고 있는 제품인 것이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871만원  구성 4웨이 5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서브우퍼(2) 25.4cm, 미드·우퍼 17.7cm, 미드레인지 10.1 AMT, 트위터 2.5cm AMT 
재생주파수대역 22Hz-30kHz(±2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80Hz, 2800Hz, 80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2dB/2.83V  권장 앰프 출력 10-300W 
크기(WHD) 30.4×121.9×34.9cm  무게 4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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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8월호 - 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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