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iel Barenboim, 2012 BBC PROMS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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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Barenboim, 2012 BBC PROMS Live
  • 박제성
  • 승인 2013.09.01 00:00
  • 2013년 9월호 (49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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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WEDO)가 처음으로 내한하여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예술의 전당에서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 뒤 임진각에서 교향곡 9번을 다시 연주하여 분쟁지역에서 정치적, 인본적인 화합을 도모하던 바렌보임의 염원을 강하게 내비쳤다. 창단된 지 얼마되지 않은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이스라엘과 중동 여러 나라들의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바렌보임이 전격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는 정치적인 문제를 음악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상징이라 볼 수도 있는데, 최근 데카 레이블과 계약을 맺은 바렌보임과 함께 음반을 지속적으로 발매하고 있다. 실연에서 느낀 대로 앙상블은 오랜 단체들처럼 아주 치밀하거나 세련되진 않지만, 젊은 패기와 감수성으로 바렌보임의 노련하면서도 원숙한 지휘와 나름 개성적인 앙상블을 보여준다.이들의 작업 가운데 정점을 찍을 만한 영상물이 데카에서 4장의 DVD 박스로 발매되었다. 바로 한국에서 연주했었던 베토벤 교향곡 전곡이 그것으로, 2012년 로열 앨버트 홀에서의 BBC 프롬 실황을 촬영한 것이다. 한국을 방문했던 2011년부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베토벤을 연주했던 만큼 모든 면에 있어서 가장 발전했을 때의 연주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당시는 2012년 런던 올림픽과도 맞물려 있어서 마지막 9번 공연이 바로 올림픽 개막식이었다. 공연이 끝난 뒤 바렌보임은 영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당당하게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하기도 했다. 바렌보임으로서 이 베토벤 전곡 영상물은 그의 두 번째 교향곡 전곡 녹음물이기도 한데, 음악적 가치도 높을 뿐만 아니라 런던 올림픽을 기념하며 팔레스타인 문제를 부각할 수 있는 사회 문화사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기록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6천석에 육박하는 대규모 홀이기도 할뿐더러 올림픽과 페스티벌이 겹쳐 청중들이 대단히 들떠 있음을 레이블 프로모셔널 컷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영상물에서 바렌보임이 포디움으로 입장하는 대목에서의 열광적인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형형색색의 조명과 디자인으로 장식된 무대 위에서 연주되는 교향곡 1번이나 2번은 재치와 형식미, 서정미와 작곡가의 대범한 악상이 돋보이는 연주이고, 4번과 8번에서는 이전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의 녹음(Teldec) 이상의 폭발력과 다이내믹을 선보인다. 특히 7번이 압권인데 젊은 연주자들의 절제되지 않은 열정이 가세하여 정상을 넘어선 집중력과 광포함이 펼쳐진다. 3번은 조금 더 정교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그래도 바렌보임의 스타일이 강하게 느껴지는 연주고, 6번은 연주와 해석 양 면에 있어서 전작의 완성도를 뛰어넘는다. 안나 사뮐, 발트라우트 마이어, 미카엘 쾨닝, 르네 파페의 환상의 라인업이 등장하는 9번 교향곡 또한 드라마틱하고 스펙터클하다.한편 마지막 DVD에는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가 전 세계에서 연주한 베토벤 장면들을 모아 작품별 챕터로 구성한 다큐멘터리 영상물이 들어 있다. 연주만큼이나 감동적인 이 필름은 유럽과 중국, 일본, 한국에서 연주한 장면들이 포착되어 있는데, 특히 예술의 전당에서의 리허설과 베이스 함석헌의 모습이 비추어지고 임진각에서의 야외 공연 장면도 포착되어 있어 그 소장가치를 높인다. 독일 낭만주의 전통의 수호자 바렌보임이 젊은 아랍 연주자들과 힘을 합쳐 베토벤의 새로운 생명력을 탄생시킨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이 영상물의 가치는 대단히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화질과 내용 양 면에서 반드시 보아야 할 AV용 필수 아이템이라 말하고 싶다. _글 박제성 
베토벤 <교향곡 1-9번> 및 다큐멘터리다니엘 바렌보임(지휘)서동시집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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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9월호 - 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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