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man CL-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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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man CL-1000
  • 김문부
  • 승인 2026.01.09 16:40
  • 2026년 01월호 (64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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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명기, 지금의 럭스만을 새겨 넣다

드디어 럭스만(Luxman) 100년 역사가 완성되었다. 사실 이런 100이라는 거대한 숫자를 가진 곳은 오디오 역사를 통틀어도 몇 되지도 않을뿐더러, 그 오랜 시간과 역사에서 축적한 노하우의 깊이감이나 세월을 견뎌온 연륜 자체는 다른 제조사에서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거대한 이벤트와 업적을 맞이하여, 럭스만의 100주년 기념 모델을 하나둘 소개하고 있는데, 늘 그랬듯 럭스만 기념작 모델들은 언제나 현재 시점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부제로 센테니얼(Centennial), 즉 100주년이라는 것을 대놓고 써놓을 만큼, 최고의 의욕을 보여주는데, 헤드폰 앰프를 시작으로, 인티앰프, SACD 플레이어까지 차근차근 준비되어 있으니, 한국 정식 출시를 기대해보자. 개인적으로는 대략 10년 전쯤 럭스만 90년을 맞이했다며, MQ-300 파워 앰프를 접한 기억이 지금도 뚜렷한데, 세월이 참 빨리 흐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이런 MQ-300의 베스트 파트너로 개발된 프리앰프이다. 바로 럭스만의 또 하나의 역사가 진득이 담긴 제품, CL-1000 프리앰프를 소개한다.

사실 CL-1000의 원작도 럭스만의 50주년을 기념하여 개발된 제품이다. C-1000 프리앰프, M-6000 파워 앰프, 그리고 T-110 튜너로 본격 하이엔드 마켓을 노린 야심작이었는데, 그 후 한참 시간이 지나 80주년 기념 플래그십으로 모든 기술력을 쏟아 넣은 C-1000f와 B-1000f를 선보인 바 있다. 사실 이 고전 플래그십에는 팀 드 파라비치니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데, 언제나 그렇듯, 그가 작업한 제품들은 대부분 명작들이다. 실제 디자인만 대략 훑어봐도 CL-1000은 1975년 제품 C-1000과 꼭 닮아 있는 모습. 근사한 우드 섀시에 톤 컨트롤부가 잔뜩 달린 이 고전적인 낭만 있는 디자인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이제 프리앰프들이 입력 노브와 볼륨 노브, 그리고 디스플레이로 점점 단순화되는 모습인데, 액정 보는 맛이 굳이 없더라도, 기기적으로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컨트롤 노브와 각종 스위치들은 특유의 손맛을 살려준다. 뭐든 귀찮아지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또 그 귀찮음이 음악을 듣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럭스만의 이 제품이 딱 그렇다.

전면에는 얼핏 봐도 조작할 게 참 많아 보이는 다양한 노브들과 스위치들로, 실제 유저가 뭔가 해야 할 듯한 많은 튜닝 옵션들이 마련되어 있다. 베이스, 트레블, 밸런스 같은 일반적으로 자주 보는 톤 컨트롤 노브부터, 턴오버 주파수 대역이라는 좀 낯선 노브도 존재한다. 턴오버 주파수 전환 스위치는 저역과 고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저역 쪽은 150Hz, 300Hz, 600Hz로 구분되며, 고역 쪽은 1.5kHz, 3kHz. 6kHz로 정리된 모습. 사실 뭐 어려운 것은 아니고, 해당 주파수를 맞추고, 거기에 따른 톤 컨트롤 조정하면 작동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50Hz에 맞췄다면, 베이스 톤 컨트롤이 150Hz 이하의 주파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고역 쪽도 마찬가지. 그 외에도 로우 컷 스위치, 라인 스트레이트 스위치, 밸런스 입력 위상 반전 스위치, 출력 위상 반전 스위치가 마련되어 있다.

럭스만답게 최고 퀄러티의 볼륨 컨트롤부가 탑재되어 있다. 이름은 LECUTA. Luxman Electric Controlled Ultimate Transformer Attenuator이라는 뜻인데, 일반적인 가변 저항 제어 방식이 아닌, 트랜스 제어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낮은 음량에서도 정보 손실 없이 밀도감 있는 사운드를 유지한다는 장점을 가지는데, 이 부분은 실제 경험해 보면 대번에 캐치해낼 수 있을 만큼 확연하다. 또한 여기에 사용된 파인메트 코어는 손실을 극도로 억제한 최신 소재인데, 전통적인 트랜스 볼륨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프리앰프에 요구되는 투명도와 정보량을 확실히 확보하고자 하는 최적화된 효율을 보여준다. 덕분에 소리 성향 자체도, 두툼한 고전 소리가 아닌, 현대적인 디테일과 투명함을 보여주는 하이엔드에 다가가 있다. 음량 조절은 34단계 스텝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트랜스에서 인출된 각 탭에 동일 수의 릴레이를 조합해, 신호 경로는 이상적으로 단순하게 유지하면서도 정밀한 단계 제어를 실현했다.

진공관 쪽은 JJ 일렉트로닉의 고신뢰성 쌍3극관 E88CC를 채택했다. 높은 S/N비와 중역의 밀도, 그리고 답답함 없는 개방감이 장점인 관인데, 럭스만으로서는 CL-1000에서 최초 채택한 관이라고 한다. 회로는 2단 증폭 구조의 P-K 네거티브 피드백 타입으로 설계되었으며, 증폭률을 6dB로 절묘하게 세팅해, 앞서 말한 LECUTA 볼륨에 가장 이상적인 신호 레벨을 전달하도록 구성했다. 출력단에는 슈퍼 퍼멀로이 코어를 사용한 고급 트랜스를 좌우 채널에 각각 독립적으로 배치, 뛰어난 광대역 특성과 탁월한 위상 특성을 실현한 모습이다. 오리지널 개발의 오일 커플링 콘덴서 역시 야심차게 탑재했다.

실제 사운드는 럭스만답게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음의 윤기와 딱딱하지 않는 배음은 정말 고급기 그 이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볼륨을 한껏 낮춰도 대역 밸런스가 전혀 흐트러지지 않으며, 또렷한 위상과 디테일을 멋지게 그려낸다. 특히 MQ-300 파워 앰프와 함께 하면 정말 예술의 사운드를 선사하는데, 음색의 취향을 떠나, 음악 그 자체를 너무나 감동 있게 그려내는 그 하이엔드적인 감각이 음악을 쉴 새 없이 계속해서 듣게끔 만든다. 개인적으로도 럭스만 특유의 디테일 좋은 부드러움을 참 좋아하는데, 그 성향의 끝점쯤에 있는 사운드가 바로 지금 듣는 이 소리이다. 실제 순수 음을 위해 모든 것을 갈아 넣었다고 말할 만큼, 럭스만 자체에서도 이 제품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데, 단순 좋은 소리를 떠나, 음 하나하나의 감동이 깃든 사운드이다. 오랜만에 경험한 지독하게 아름다운 사운드,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하다. 


사용 진공관 E88CC×6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MM/MC)×1, XLR×1
아날로그 출력 RCA×2, XLR×2   
주파수 특성 6Hz-140kHz(±3dB) 
입력 임피던스 90㏀(RCA), 70㏀(XLR)   
출력 임피던스 1㏀   
입력 감도 180mV   
S/N비 114dB 
크기(WHD) 46×16.6×45.4cm   
무게 24.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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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6년 01월호 - 6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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