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진공관 DAC의 절대적 기준점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는 단순한 변환 장치를 넘어 음악의 본질을 결정짓는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올닉의 D-15000 OTL/OCL 시그니처 DAC는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라, 풀 진공관 DAC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다시 정의하며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를 허무는 차세대 플래그십이다. 전작 D-10000의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최신 ES9039PRO 칩셋과 정밀한 클록 아키텍처, 그리고 더욱 정교해진 아날로그 회로를 통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핵심은 출력단에서 트랜스포머와 커플링 커패시터를 완전히 제거한 OTL/OCL 구조다. 진공관 신호가 직접 출력되는 이 방식은 기존 트랜스포머 설계가 주는 착색을 배제하고, 위상 선형성과 과도 응답을 극대화한다. 그 결과 사운드는 투명하고 다이내믹하며, 작은 디테일부터 대규모 다이내믹까지 음악의 본질이 손실 없이 드러난다. 복잡한 오케스트라나 빠른 전자 음악에서도 소리는 흐트러짐 없이 선명하고 유연하다.
디지털 파트에는 ESS의 최신 플래그십 칩 ES9039PRO 두 개가 좌우 채널에 각각 투입되어 듀얼 모노·풀 밸런스 아키텍처로 동작한다. HyperStream Ⅳ 아키텍처는 초저 왜곡과 탁월한 채널 분리를 보장하며, PCM 32비트/768kHz와 네이티브 DSD 512까지 완벽 지원한다. 채널 분리도가 극대화된 결과, 깊이 있는 사운드 스테이지와 핀 포인트 이미징이 실현되고, 미세한 배음과 홀 톤까지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전원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회로 각각에 독립된 트랜스포머를 투입해 간섭을 차단하고 안정적인 전압을 공급한다. 이 구조는 극도로 낮은 노이즈 플로어와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가능케 하며, 각 회로별 전압 최적화를 통해 자연스러운 음색과 섬세한 미세 다이내믹이 유지된다. 여기에 갈바닉 절연을 더해 고속 스위칭 노이즈와 클록 지터가 아날로그 경로로 전달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5ppb 급 OCXO 클록과 외부 10MHz 마스터 클록 입력까지 지원해 시간축 왜곡을 최소화하며, 결과적으로 정숙한 배경과 홀로그래픽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완성한다.
청감 인상은 한마디로 해방감이다. SACD, 레드북 CD, 고해상도 스트리밍 등 어떤 소스에서도 맑고 투명한 해상도와 자연스러운 다이내믹이 살아난다. 팀파니의 질감, 피아노 타건의 강약, 현악기의 공기감이 세밀하게 표현되며, 악기 사이의 공간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복잡한 대편성에서도 소리의 결이 무너지지 않고, 눈앞에 3차원 무대가 그려진다.
디자인 역시 기능을 철저히 따른다. 대형 방열판은 발열을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전면 스위치는 입력과 클록을 직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넓은 후면 패널의 다양한 단자는 하이엔드 시스템과 매끄럽게 호환되게 하며, 금속 섀시는 EMI/RFI 차단과 진동 억제를 동시에 수행한다.
결국 D-15000은 단순한 DAC가 아니라 현대 오디오가 도달한 하나의 완성이다. 기술적 정밀함과 예술적 감성이 만나는 순간, 디지털 재생은 아날로그적 생명력을 얻는다. 올닉 D-15000은 오늘날 풀 진공관 DAC의 절대적 기준점이며, 오디오파일이라면 반드시 경험해야 할 레퍼런스다.
가격 2,900만원 DAC 듀얼 모노 ESS ES9039Pro(32비트 하이퍼스트림 Ⅳ 아키텍처)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1, Coaxial×1, USB B×1, I2S×1 USB 지원 PCM 32비트/768kHz, DSD 512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클록 지원(내부 OCXO, 외부 10MHz) 크기(WHD) 43×17×32cm 무게 13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