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listen Audio R5i-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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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listen Audio R5i-LR
  • 김남
  • 승인 2024.04.11 13:28
  • 2024년 04월호 (62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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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인 월 스피커를 찾고 있다면

질풍노도! 지금 퍼리슨을 보면 그런 단어가 가장 적절할 것 같다. 태동한 지 불과 몇 년 안 되어 세계 스피커 시장에서 이처럼 판도를 넓혀 가는 제작사의 사례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근래 10년 정도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스피커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누구라도 퍼리슨 스피커를 우선순위로 꼽겠다는 그런 의견이 리뷰마다 넘친다. 사운드의 특성이 너무도 분명하며 그 청량하고 압도적인 생생함, 입체감, 침투력 등에서 견줄 기종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한 포진된 기종을 보면 시청기가 속해 있는 R 시리즈만 해도 17기종이다. 대단하다. 게다가 몇 해 전 데뷔작 하나만으로 단숨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THX 인증을 받았는데, 일반적인 THX 인증도 어려운 터에 그중에서도 THX 인증 단계 중 최고 등급인 도미너스를 받았다.

시청기 R5i-LR은 그런 곳에서 태어난 벽걸이 용(In-Wall) 좌우 채널 스피커. 종래에도 벽걸이용 스피커가 종종 등장했지만 대부분은 염가판의 형식적인 제품이 많았던 것에 비해 시청기는 제대로 된 고급의 3웨이 시스템이다. 당연히 몹시 무겁다. 이런 고중량 제품을 벽에 걸어도 되나 불안하기도 한데, 튼튼하고 견고한 프레임이 있어서 안심이 된다. 특히 벽 안에 집어넣는 인-월 방식이 아니라 벽에 거는 온-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On Wall Frame(OWF)’ 키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 동사의 설명.

만약 약간 대형의 책장이 있다면 북셀프 제품처럼 그 책장 안에 집어넣어도 되겠다. 안 길이가 4인치(111cm) 정도이기 때문이다. 시청기를 책장에 넣을 사람은 없겠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어쩌면 굉장한 소리도 기대된다. 청량함과 대형 물고기가 퍼덕이는 듯한 음감이 책장 안에서 굴절 중첩되어 울리는 소리라면?

오래전 방배동의 어느 2층 카페에 가 봤더니 대형 탄노이 제품을 거의 공중에 매어 놓다시피 했는데, 주인장은 무슨 특이한 이론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고 좁은 실내이기 때문에 공중에 매달아 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 하지만 그 소리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마치 천상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아름다웠다. 도무지 탄노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을 만큼 맑고 깊으며 실내를 감싸 안고 흐르는데 넋을 잃을 만큼 들으면서 주인장의 무지몽매가 낳은 이 환상의 소리에 거듭 감탄. 도식화되어 있는 스피커 거치 공식을 완전히 무시해 버린 그 카페가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방배동 골목 안의 2층 가게였는데. 확실히 오디오는 원칙을 따를 필요가 없기도 하다.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두 사람의 엔지니어가 연구 개발 끝에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동사의 스피커들은 여러 가지의 상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2.8cm 베릴륨 돔 트위터 1개가 혼 스타일의 웨이브 가이드 중앙에 장착되어 있고, 그 상·하에 자그마한 2.8cm Textreme TPCD 돔 미드레인지가 설치되어 있는 것(S 시리즈). 일반적인 단순 배치 같지만 굉장한 기술력이 여기 숨어 있고 이 제작사의 노하우가 함축되어 있다. 동사에서는 이를 DPC(Directivity Pattern Control)-Array라고 칭하며, 귀가 가장 민감한 범위에서 수직 수평 방향으로 응답 및 분산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기존의 스피커들은 트위터가 작은 대역폭에만 영향을 미치고 우퍼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가 일반적으로 모든 방향으로 넓은 각도로 사운드를 투사하기 때문에 미드레인지를 혼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매우 큰 우퍼를 사용해 왔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피커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제작사는 DPC-Array라는 기술력을 개발, 스피커가 거대해질 필요 없이 훨씬 더 넓은 대역폭에 걸쳐 수직 수평 분산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찾아낸 셈. 기존 공식을 뒤집어 버린 것이다.

시청기도 변함없이 이 기술력으로 무장되어 있지만 R 시리즈라서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모두 26mm 실크 돔으로 되어 있다. 이 실크 돔 드라이버는 중음역과 고음역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되었으며, 이와 함께 사용되는 165mm 우퍼 역시 2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완성된 당사의 독자적인 HPF 펄프 콘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동사의 스피커는 동일하게 DPC-Array를 공유하기 때문에 전체 시리즈에 걸쳐 고유한 음색이 있으며, 낮은 주파수까지 지향성을 제어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원음의 중요한 주파수 응답, 파워 응답, 위상에서도 DPC 어레이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들을수록 이런 벽걸이 시스템에서 어떻게 이런 광대역 사운드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지 탄복할 따름. 대형 스크린과 매칭을 하면 THX 인증의 위력을 충분히 맛볼 수 있을 터. 감도는 89.4dB로 준수하며 50W 이상의 출력을 내는 앰프와 매칭이 권장 사항으로 앰프 대응력이 넓다. 특별히 까다로운 앰프는 필요가 없을 정도이며 시청 시 2기종의 앰프를 사용했는데 모두 보통의 대중적인 인티앰프 제품이었다. 그런 매칭으로도 훌륭한 소리를 내준다. 전형적인 퍼리슨 사운드, 지금 이 사운드를 모른다면 그야말로 시골 사람이 될 터이다. 


가격 462만원(개당, OWF-5i 별매)
구성 3웨이   
인클로저 어쿠스틱 서스펜션   
사용유닛 우퍼(2) 16.5cm HPF 다이어프램, DCP-어레이(2.6cm×3 실크 돔)
재생주파수대역 40Hz-32kHz(-10dB)  
출력음압레벨 89.4dB/2.83V/m
임피던스  4Ω, 3.3Ω(최소)   
권장앰프출력 50-250W   
인증 THX 도미너스, THX 울트라
크기(WHD) 29.8×66.5×11.1cm   
무게 15.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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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4월호 - 6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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