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rus i7-X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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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i7-XR
  • 김남
  • 승인 2024.04.11 13:22
  • 2024년 04월호 (62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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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당찬 사이러스만의 매력

반도체 인티앰프는 1980년도 중·후반 무렵부터 본격화가 된 기종이다. 따라서 영국 제품이 많았는데 그 선두주자가 사이러스였다. 그 당시 애호가라면 최고의 인티앰프였던 이 사이러스 제품을 써 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것이다. 특이하게 인티앰프 단품과 함께 별매품으로 파워 서플라이 제품도 있었다. 이 별매품을 연결하면 출력이 증가하고 소리도 좀더 든든해진다는 바람에 무조건 구입했는데 큰 효과는 못 봤던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소리는 만족할 만했는데, 몇 년 후 분리형 앰프 시절이 되면서 인티앰프가 주력이던 시절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말았고 사이러스의 이름도 잊혀져 버린 듯싶더니 근래 다시 화려한 부활, 왕년의 그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새삼 인티앰프의 부활 시절이 된 듯하다.

엄밀히 따져 봐도 당시 왜 사이러스 앰프를 잘 쓰다가 분리형 기종으로 바꿨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덩치가 작아서 신뢰도 면에서 분리형보다 떨어진다는 심리적인 요소가 강했을 것이다. 그러나 소리 자체가 2배쯤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금세 모두 깨졌다. 결코 나아진 것이 별로 없었다. 당시 분리형 앰프의 레퍼런스라 불렸던 매킨토시 C34와 MC7270과 비교했을 때도 성능 차이에서 큰 차이가 뭔지 잘 모르겠다 였고, 일진일퇴 정도 아닌가 그런 의견이 한 잡지에도 실렸다. 아마 오디오에 빠진 분들의 일반적인 행로라는 것이 대부분 그런 절차였을 것이다.

근래 왕성하게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사이러스 제품들을 보면 그런 회오가 드는 분들이 많을 터인데, 지금은 지천으로 여기저기서 귀동냥이 자유로운 시절이기 때문에 청감 능력이 모두 높아졌지만, 새삼 사이러스의 소리가 이렇게 뛰어났나 그런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듯싶다. 앰프의 기준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데도 지금 사이러스는 꼭 필요한 기종이 된 듯하다.

1984년에 첫 제품으로 공식 출범한 사이러스의 제품은 숱하게 많지만, 허장성세의 기종은 없다. 그만큼 독자적인 수준을 유지해 온 흔치 않은 인티앰프 제국의 수호자라 불릴 수 있는 곳이다. 최근작인 i7-XR은 인티앰프의 대표적 명가 사이러스에서 내놓은 DAC 내장 인티앰프의 대표적 실속기로, 상급기인 i9-XR과 시청기는 각각 6Ω에서 98W, 52W로 출력 차이가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라인업인 클래식 AMP는 6Ω에서 91W의 출력을 낸다. 사실 사이러스는 파워와 트랜스에서 특화된 노련한 제작사이며 그 광대하고 강력하고 파워풀한 음감 때문에 시청기의 52W 출력으로도 어지간한 스피커는 울리고도 남는다. 소리 자체도 상급기와 동질이기 때문에 보통의 스피커를 사용하려면 이 기종을 고르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i7-XR은 출력단이 클래스AB이며, 크기는 작아도 넉넉한 전원부를 갖췄고, 동사의 Pre-XR 프리앰프에서 파생된 아날로그 프리앰프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ESS 사의 ES9038Q2M을 바탕으로 USB B 입력 시 PCM 32비트/384kHz, DSD 256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스펙의 DAC를 내장했다. 물론 포노 앰프(MM)도 갖추고 있다. 룬 테스티드 인증을 받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 외에도 아날로그 입력 단자는 RCA 4조가 있고, 옵티컬, 코액셜 디지털 입력이 있으며, 프리 아웃, 픽스드 아웃, 헤드폰 출력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바이와이어링이 가능한 스피커 연결 단자가 있다.

시청기는 외양이 독특하게 아름답다. 전통적인 디자인이 담겨 있는 하프 사이즈의 섀시는 매끄럽고 단단한 다이캐스트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고, 마감은 XR 시리즈의 공통된 컬러인 팬텀 블랙(Phantom Black)이다. 사용법도 우아하고 편리하다. 전면 LCD 표시창 옆에 스탠바이 버튼과 볼륨 및 세팅 노브가 있고, 아래에 뮤트, 헤드폰, 밸런스, 디지털 필터 등 7개 터치 방식의 기능 버튼이 마련됐다.

또 다른 장점은 내구성과 신뢰도이다. 제품이 특이한 설계나 만듦새라면 일단 내구성에서는 다소 불안하다. 증명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40년 이상 인티앰프에 전념해 온 제작사답게 이곳 제품은 공통적으로 내구성이 최고.

이 제품에 대한 해외 한 전문지의 평가에 의하면, 동급 최고의 선명도, 개방적이고 정확하며 명확한 사운드, 괜찮은 품질의 DAC가 장점이고, 단점은 디자인이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음악성에서 부드러움이 약간 부족하다는 정도. 아마 선명도와 명확도가 강렬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러한 평가도 나왔을 터이다. 그 내용을 조금 더 첨가하면 그 전문지에서 별 5개를 받은 다른 인티앰프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개성과 명확한 사운드에서 사이러스가 완승을 거뒀다고 소개되어 있다.

과거에 KEF LS50 Meta를 사용해서 구동해 본 적이 있고, 이번에 매칭한 스피커는 쿼드 레벨라 2. 이 스피커를 다른 앰프와도 연결해 봤는데 놀랍게도 180도로 전혀 다른 소리가 나왔다. 양파의 겉껍질을 벗겨 낸 듯한 차이였고, 맑고 깨끗한 앰프이며, 개방적이고 숨 쉬는 것이 들리는 듯한 세밀함이 장점. 단연코 이 수준에서 최고의 제품이다. 


가격 287만원   
실효 출력 52W(6Ω)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2,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4, Phono(MM)×1   
MC 버스 지원   
프리 아웃 지원   
픽스드 아웃 지원   
주파수 응답 0.1Hz-100kHz(-3dB)   
S/N비 104dB
THD+N 0.003% 이하   
입력 임피던스 28㏀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21.5×7.5×36.5cm   
무게 4.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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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4월호 - 6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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