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NOTE E-2
상태바
SOULNOTE E-2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4.03.11 16:48
  • 2024년 03월호 (62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노 커브 조정의 즐거움과 광-카트리지의 신세계

현대의 포노 앰프라 하면 대부분이 많은 기능이나 셋업 능력을 내세우지만 정작 레코드에 담긴 본연의 기능인 이퀄라이징 기능을 제대로 구현해 놓은 제품은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드물다. 대부분은 카트리지의 설정에 초점을 맞췄을 뿐, 정작 중요한 포노 커브를 보정하는 EQ 기능은 전부 RIAA 표준이라는 말 하나로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듣는 모든 LP들이 전부 RIAA 표준 그대로 제작되어 있을까? 혹시 <레코드의 비밀>이라는 책을 본 분이라면 LP의 제작과 생산 과정이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수긍을 할 것이다. 즉, 모든 아날로그 레코드들로부터 녹음 본연의 저음과 고역을 제대로 재구성해내려면, 포노 이퀄라이저 회로에서 각각의 레코드에 맞춰 포노 커브를 정확히 보정해서 재생해줄 때만이 제대로 된 아날로그 재생의 100% 사운드를 듣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말한 대로 레코드에 맞춰 정확한 포노 커브를 보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포노 앰프가 무엇일까? 다섯 손가락에서 1순위로 꼽는 것이 이 분야의 역사이자 레전드인 EMT의 JPA-66 포노 프리앰프이다. 아날로그 레코드라면 그 어떤 판에서도 원하는 대로 녹음에 담긴 저음과 고음의 정보를 자유자재로 끄집어낼 수 있는 아날로그 레코드용 이퀄라이저가 환상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하지만 엄청난 고가인 데다가 전문가가 아니라면 사용이 만만치 않은 그 기기를 현대적인 재구성으로 가장 이상적인 포노 이퀄라이저로 풀어낸다면? 바로 소울노트(SOULNOTE)의 E-2 포노 앰프가 될 것이다.

이미 앰프와 SACD 플레이어로 성공을 거둔 소울노트지만 이에 앞서 큰 반향과 성공을 일으킨 것이 바로 E-2 포노 앰프이다. 이 제품이 성공을 거둔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첫 번째는 앞서 소개한 포노 이퀄라이저이다. 표준적인 RIAA/eRIAA 같은 포노 커브는 기본이거니와 각기 다른 주파수 커브로 저음과 고음을 조정하여 아날로그 재생 커브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 포노 이퀄라이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모노, 78회전 음반에서부터 스테레오 초기까지 등장한 데카, 텔레풍켄, EMI 등의 각종 비표준 커브 등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E-2의 포노 이퀄라이저는 Low Limit, Turnover, Roll-Off라는 3개의 노브로 각기 다른 주파수로 저역·중역·고역에 걸친 아날로그 EQ 커브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실제로 E-2를 구매하면 제공되는 음반표에는 140여 가지의 음반 회사별, 생산년도별, 시리즈별 레코드에 맞는 포노 EQ 설정값이 제공된다. 즉, 듣는 판에 맞춰서 3개의 노브로 음반표의 값을 설정해주면 그 레코드가 갖고 있는 오리지널 녹음의 저음, 중음, 그리고 고음이 제대로 재현이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무조건 RIAA 하나로만 듣는 포노 앰프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레코드 재생의 신세계를 열어준 것이다.

E-2가 전혀 다른 종류의 포노 앰프로 성공한 두 번째 이유는 광-카트리지에 대응하는 광-포노 앰프가 내장된 점이다. 일본의 DS Audio가 10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이제는 세계적으로 하나의 재생 포맷으로 자리잡고 있는 광-카트리지와 광-포노 앰프 시스템은 아날로그 레코드에서 기존에 느낄 수 없던 새로운 사운드를 불러일으켰다. 분명 아날로그 레코드는 예전 그대로이고, 턴테이블과 톤암도 그대로임에도 불구하고 광-카트리지로 재생한 사운드는 마치 CD처럼 노이즈 없는, 깨끗하고 투명하며 매끈한 사운드에 LP 특유의 깊은 저음과 거대한 다이내믹, 그리고 미묘하게 차이가 있지만 아날로그적 온기나 색채가 그대로 살아 있는 특별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러한 광-카트리지의 신세대적인 아날로그의 개성 넘치는 사운드를 듣기 위해서는 반드시 광-포노 앰프가 필수인데, E-2 포노 앰프는 기존 MM/MC 카트리지 대응뿐만 아니라 광-카트리지에 대응하는 광-포노 앰프까지 하나의 몸체에 모두 탑재하고 있다. 덕분에 전통적인 아날로그 카트리지의 장점, 그리고 다채로운 포노 커브 컨트롤의 즐거움에 더해 심지어 광-카트리지라는 새로운 아날로그의 영역까지 한 번에 소화해주는, 마치 스위스 아미 나이프와 같은 아날로그의 마술사 같은 포노 앰프인 셈이다.

이처럼 환상적인 기능은 단번에 소울노트 E-2를 하이엔드 포노 앰프 중 1순위로 손꼽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단지 기능만 좋아서라기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인은 음질 때문이다. 이미 앰프와 SACD 플레이어에서 보여주었듯이, 소울노트의 사운드는 음에 담긴 생기와 활력을 하나도 남김없이 끄집어내는 능력으로 대단히 역동적인 다이내믹스와 넓고 깊은 사운드 스테이지의 입체적 무대 재현력, 그리고 높은 해상도와 투명도로 음에 생생한 기운을 불어 넣어준다. 정적인 스펙보다 동적인 음의 생명력을 추구한 소울노트 특유의 음이 아날로그에서도 빛을 발한 것이다.

어쿠스틱 시그니처의 턴테이블과 톤암, 카트리지를 사용하여 소울노트 A-2와 락포트 테크놀로지스의 에이트리아 2로 시청한 사운드는 아날로그의 쾌감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었다. 대편성 관현악 음반에서 녹음 홀의 크고 입체적인 분위기와 공기감이 대단히 사실적으로 그려졌고, 총주에서의 음은 마치 현대의 고해상도 음원 재생처럼 대단히 깊고 투명한 무대 위에 디테일한 악기들의 변화들이 모두 그려졌다. 그러면서도 아날로그 색채의 음에 활력과 생기, 역동성이 살아 숨 쉬는 음으로 아날로그의 잠재력을 제대로 터트려 보여주었다. 특히 포노 커브를 조정하면 이전까지 같은 음반으로 다른 포노 앰프에서 들어보지 못한 아날로그의 색채와 온기가 급거 높아지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아날로그에 푹 빠져 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포노 커브의 조정이 주는 놀라움, 그리고 광-카트리지의 신세계, 이 두 가지만으로도 소울노트의 E-2는 역대급 포노 앰프로 명명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가격 91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2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MC 밸런스 입력 지원   
옵토일렉트로닉 카트리지 입력 지원
입력 감도 0.4mV(MC), 4mV(MM), 50mV(OPT)
로드 임피던스 3·6·12·24·40·100Ω(MC), 47㏀(MM)
로드 커패시턴스 100, 200, 350㎊(MM)
게인(1kHz) 72dB(MC), 52dB(MM), 30dB(OPT)
출력 레벨 1.4V(RCA), 2.8V(XLR)   
롤-오프(kHz) 1.59·2.12(RIAA)·2.59·3.18·6.89·Flat
턴오버(Hz) 250·390·500(RIAA)·630   
로우 리미트(Hz) 50(RIAA)·71·100·125·150·Flat   
크기(WHD) 43×16×41cm   
무게 20kg

62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4년 03월호 - 62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