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angle Borea B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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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angle Borea BR10
  • 김남
  • 승인 2024.03.11 16:27
  • 2024년 03월호 (62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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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의 철학이 오롯이 담긴 보레아의 정점

근래 우리나라에서 프랑스 제품으로 가장 판매 실적이 좋은 오디오 브랜드는 트라이앵글이 대표적이다. 업계의 정평이 모두 공통적으로, 과거부터 프랑스 제품이 수입되고 있었지만 이렇게 선풍적인 판매를 예측한 관계자도 별로 없었다고 한다. 이 정도이니 미국의 마트에서도 팔리는 인기 스피커 열풍을 한국에서도 실감할 수 있게 된 셈이 아닌가.

동사 스피커는 저가 모델에서 고가 제품까지 광범위하게 포진되어 있으며, 특히 고가 모델이라 해도 타사 제품에 비하면 염가라고 해야 할 정도인데, 왜 이렇게 트라이앵글 붐이 일고 있는지 의아한 분이라면 이 제품의 장점들을 한 번 음미해 봄 직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장점이라고 한다면 스피커라는 기기가 결코 어렵거나 복잡한 것이 아니라는 제작사의 제조 철학을 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겠다.

가장 정통적인 기본기를 지키면서 가격을 억제했으며, 신개발 유닛 등으로 원가를 소모하지 않으면서 정통적으로 가장 훌륭한 재질인 페이퍼를 유닛의 진동판 재료로 사용했고, 어떤 기종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저급한 소리를 내지 않는다. 모두 평균치 이상의 고급스러운 재생음을 내고 있다. 그리고 30주년, 40주년 기념작으로 한시적인 고급 인클로저 기종을 선보이고 있긴 하지만 주류는 어디까지나 아무나 구입할 수 있는 소박하면서도 기본기에 충실한 그야말로 스피커의 본분에 충실한 제품들을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특이한 제조 철학을 40년 이상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오디오 제품 중에서 가장 단순한 것이 스피커이다. 유닛을 수납할 목재 통과 주파수 대역을 나누는 네트워크 기판 정도와 내부 공진을 흡수하기 위한 흡음재 정도로 대별되는데, 과거 빈티지 시대의 명기를 뜯어보아도 만듦새가 단순 명쾌한데 비해 지금은 왜 스피커가 이렇게 복잡다단하게 나뉘어졌는지는 실로 미스터리한 심리 현상으로밖에 해독이 안 된다고 하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물론 음악을 듣는 장치에서 벗어나 소유하는 심리적 단계로 올라가는 것이 결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을 비난한다는 것도 편협한 시각에 불과할 뿐이며, 오디오 기기가 사치품이 되어 간다면 그것은 그 나름대로 얼마든지 존재 이유가 된다. 그림 한 점이 수억대의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시절인데, 그보다도 훨씬 더 효용 가치가 있는 오디오 제품 가격이 그보다 더 고가이면 어떤가. 암만 고가의 명화라고 해도 쳐다보는 것은 몇 분이면 싫증나 버린다. 그러나 오디오 제품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 두어 시간은 간단하다. 하루 종일도 금방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새삼 오디오 기기의 위대성을 실감하게 된다.

다만 그런 현상 속에서 이제 오디오가 극단적 고급 문화 취향으로 범위가 축소되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커지기도 했는데, 그게 기우라는 것은 지금의 오디오 생태계가 증명한다. 오디오 사용자들이 얼마나 현명한지는 트라이앵글 스피커의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만으로도 훌륭하게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기 BR10은 동사의 여러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보레아(Borea) 시리즈의 가장 꼭대기에 자리하는 3웨이 4스피커 시스템이다. 동 시리즈 중 가장 큰 모델인데도 거치감이 꽤 아담하기 짝이 없고 보편적인 생활인에게 적응되기 쉬운 모델이다. 그리고 홈시어터라고 굳이 분간하지 않더라도, 그냥 TV와 연결해 듣더라도 고급 사운드를 뽑아낼 수 있는 기종이기도 하며 10여 평 정도의 거치 공간을 커버한다. 감도가 높아 그만큼 나긋나긋한 순응 체질이기 때문에 웬만한 출력의 인티앰프와도 훌륭하게 매칭된다.

이 스피커의 유닛으로는 동사가 명성을 떨치게 만든 상급기 에스프리 Ez 시리즈의 기술이 그대로 투입된 대표 유닛 16cm 미드레인지가 투입되어 있는데, 이 유닛은 착색 없이 자연스러운 소리를 위해 표면 처리를 하지 않은 100% 셀룰로오스 페이퍼 멤브레인을 사용하는 동사의 노하우로 제작된 것이다. 동사 특유의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음색은 대부분 이 유닛에서 만들어진다. 트위터는 전면을 보면 독특한 웨이브 가이드 구조 속에 돔 트위터가 절묘하게 내장되어 있는데, 이는 고주파 확산을 균질화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된 위상 플러그가 결합된 것으로, EFS(Efficient Flow System) 실크 돔 트위터라고 명명되어 있으며 트라이앵글의 비기 중 하나. 강력한 펀치감과 정밀한 저주파수 재생을 자랑하는 우퍼는 진동 특성이 뛰어난 유리섬유 멤브레인을 사용하며, 크기는 21cm로 이 시리즈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저역은 이 우퍼 2기가 담당, 어지간한 대형 우퍼에 필적할 만큼 뛰어나다.

시청기의 주파수 응답은 30Hz-22kHz로 최상위 급의 스펙을 보여 주며, 임피던스는 8Ω, 감도는 92dB로 구동이 쉬워 어떤 앰프로도 매칭이 가능하다. 매칭의 부담이 극단적인 스피커도 많이 있고 이런 정도의 임피던스 제품은 점점 줄어들어 보기도 힘든 것이 현실.

소리를 울렸을 때 어느 곡 하나 흠잡기 어려울 정도로 온기와 열기, 우아한 음색이 유감없이 체감되며, 음 이탈성이 좋아 시청실 뒤편까지 손쉽게 저역이 떠밀려 가는 감촉은 실로 독특하다. 진심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애호가라면 아무 망설임 없이 트라이앵글의 스피커들을 추천하며, 다소 여유 있는 공간에서 울린다면 본 시청기의 저력을 보다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 238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21cm, 미드레인지 16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0Hz-22kHz   
출력음압레벨 92dB  
임피던스 8Ω, 3Ω(최소)   
파워핸들링 200W   
크기(WHD) 24.5×111×38cm   
무게 27.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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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3월호 - 6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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