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산업의 NEXT-K를 위해 땜장이가 된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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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산업의 NEXT-K를 위해 땜장이가 된 대학교수
  • 월간 오디오 편집팀
  • 승인 2024.03.11 15:09
  • 2024년 03월호 (62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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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재천
발행처 : 도서출판 위즈덤플
가격 : 2만원

하이엔드 오디오를 진정한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오디오의 기능과 성능일까? 아니면 애호가를 신나게 하고 바라만 봐도 흐뭇하게 하는 디자인일까? 국산 오디오가 한류를 넘어 넥스트-K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책이 나왔다. 오디오 전문가뿐만 아니라 애호가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의 특징을 한마디로 평하면 오디오의 명품화 전략이다. 저자인 정재천 교수는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에서 해외 30여 개국에서 보내온 500여 명의 석사과정 학생에게 원자력 시스템과 엔지니어링 이론을 가르쳤고 현재는 명예교수로 있다. 저자는 현재 한국EVM학회 회장과 한국시스템엔지니어링협회 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총 223쪽의 책 곳곳에는, 우수한 성능에 비해 애호가로부터 푸대접을 받는 국산 오디오 제품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 나온다. 이러한 안타까움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라고 저자는 토로한다.

이 책은 오디오 제작사를 창업하고 제품화하는 과정을, 데밍사이클이라 부르는 Plan-Do-Check-Action 사이클을 이용해 풀어냈다. 첫 번째 단계인 계획단계(Plan)는, ‘왜 오디오 제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두 번째 과정(Do)에서는 ‘무슨 오디오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오디오 제작 과정을 소개했다. 세 번째 과정(Check)은 제작이 완료된 오디오를 시험하고 평가하는 내용으로 채웠다. 마지막 과정(Action)은 앞의 세 과정을 통해 넥스트-K의 소재가 되기 위한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종래의 오디오 관련 서적이 회로 소개 위주이거나 사용자의 감상평 중심이었다면, 이 책은 국산 오디오를 명품 반열에 올리기 위한 필자의 오랜 생각을 풀어냈다는 데 독특함이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베이비붐 세대 신부들의 혼수감 목록에는 국산 컴포넌트 오디오가 들어 있었다. 이러한 국내 오디오 수요의 성장은 OEM 해외 수출로 이어져 음향기기 산업이 우리나라의 아홉 번째 수출 품목이 되게 했다. 오디오 산업의 첫 번째 변곡점이다. 그러나 국산 오디오 산업은 IMF를 겪으면서 꺾이기 시작해 시장의 대부분을 외산 제품에 내주고, 작은 규모의 전문 제작사가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특히 가성비를 앞세운 동유럽과 중국 제품의 약진은 저가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존재를 미미한 수준으로 만들고 있다. 국산 오디오 산업에 몰아치는 이러한 삼각파도를 뚫고 진정 세계의 명품으로 인정받는 K-오디오를 만들기 위해, 오디오 애호가에 머물던 그가 납땜 인두를 잡은 땜장이로 나섰다.

정교수는 오디오 제품으로 넥스트-K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품의 고급화와 세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종래의 기능과 성능 고급화 전략을 뛰어넘어 애호가를 신나게 하는 요소가 제품에 포함되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웬만한 외산 앰프 한 대 가격이 천만 원을 훌쩍 넘고 억대의 외제 스피커가 팔리는 시대다. 국산 오디오 산업에 내재된 문제점을 찾고, 해결책을 다루는 과정을 소개한 이 책은 국내 제작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유용할 것이다. 독자들이 고급 오디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준비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리를 내는 기기로서의 오디오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도구가 되고, 또한 미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길을 찾는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이 한류를 담는 틀로서 국산 오디오 산업이 자리매김하는 두 번째 변곡점이 되기를 기대하며 여러분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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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3월호 - 6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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