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리버, 가장 순수한 음악의 세계로 초대
조선업의 종말로 대표되던 말뫼의 눈물이라 부르던 스웨덴의 이 도시는 조선소 대신에 친환경 IT 산업의 도시로 20년 만에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더 이상 조선소의 역사가 이 도시의 대표 자산이 아니며 다양한 친환경 IT와 관광 등의 산업이 말뫼의 대표 먹거리가 되었는데, 오디오 브랜드인 문리버 오디오(Moonriver Audio)도 그중 하나의 결과물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
문리버 오디오를 세우고 앰프 설계와 제작을 직접 이끌고 있는 인물은 조지 폴리크로니디스인데, 50대의 나이로 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내며 음악과 오디오를 탐닉했던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런 배경 덕분에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40대가 넘어서 학창 시절의 꿈을 되살려 본격적인 오디오 제조업에 뛰어든 것이다. 앰프 업체인 문리버 오디오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제품의 콘셉트도 그런 자신의 개인사와 과거의 향수를 담아 레트로풍의 디자인으로 설계하여 완성되었다.
첫 작품이자 대표작인 문리버 오디오의 404 인티앰프는 화려하거나 특출난 기능이나 스펙을 내세우지 않는다. 80년대 분위기의 수수하고 소박한 디자인은 이 앰프가 갖고 있는 능력을 대변한다. 엄청난 출력이나 뜨거운 발열의 하이파이적 개성보다는 클래스AB 동작으로 채널당 50W의 출력을 내며 발열도 많지 않을 뿐더러 무게도 12kg 정도라서 마치 클래스D 앰프로 착각할 정도이다. 하지만 노이즈를 최소한 회로 설계, 신호 경로의 최단 거리 구조 및 빠르고 간결한 증폭 회로와 높은 다이내믹스 등을 구현하였으며, 전원부 또한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의 튼실한 리니어 전원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제프 롤랜드 콘센트라 시리즈에 사용된 내셔널 세미컨덕터의 출력 회로 IC로 설계한 출력단은 대단히 인상적인 성능을 가져왔다.
레트로풍 디자인과 달리 도회적이며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중립적이며 자연스러운 사운드에 투명하고 간결한 표현의 디테일과 음상 구현으로 음을 쉽게 술술 풀어낸다. 특히 기분 좋은 사운드 스테이지 구현과 악기 주변에 흐르는 공기의 냄새는 이 앰프의 장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칫 차갑거나 얇은 선의 음향으로 변질될 수 있는 걱정이나 위험이 404 인티앰프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자연스럽고 이탈감이 좋은 사운드로 하이엔드 인티앰프들이 부러워할 만한 자연미를 자랑하는 가성비 높은 중급 인티앰프로 이번 특집 중 가장 순음악적인 앰프이다.
가격 610만원 실효 출력 50W(8Ω) 디지털 입력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3, Phono×1 프리 아웃 지원(2) 테이프 입·출력 지원 주파수 응답 10Hz-50kHz S/N비 85dB THD 0.05% 크기(WHD) 43×13.5×39cm 무게 12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