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오영주와 가스펠 싱어 김시연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여성 듀오 가브리엘라네스의 첫 정규 앨범이다. 소프라노 오영주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의 한국인 최초 수상자이고 김시연은 오랜 시간 따뜻하고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성가를 불러 온 가스펠 전문 싱어이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는 편안함과 위로가 아닐까 싶다. 두 가수의 음색과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첫 곡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특별한 편곡 없이 진정성 하나로 듣는 이의 마음을 무찔러 온다. 그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흐르는 시냇물 같이 상처를 위로하며 느리게 느리게 흐른다. 3곡인 ‘태양의 찬가’는 같은 듯 다른 둘의 음색이 화성 진행도 아름답지만 유니즌으로 부른 부분이 감동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Pie Jesu’는 지금까지 들었던 어떤 연주보다 담백한 진행과 고음 처리가 인상적이어서 언제든지 지친 심신을 맡길 수 있을 만큼 편안하다. 재즈 색소포니스트 이정석과 함께한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에 토핑한 재즈 감성 한 스푼은 철 지난 크리스마스 거리로 우리를 이끈다. 오랜만에 편안한 음색과 진심 가득한 메시지에 위로 받은 느낌이다. 연주 전반에 어떤 억지나 과장도 느낄 수 없는 가브리엘라네스의 다음 앨범을 기다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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