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arma Enigma Veyron 4D
상태바
Kharma Enigma Veyron 4D
  • 김남
  • 승인 2024.02.06 17:38
  • 2024년 02월호 (619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드디어 국내 출시, 한계점까지 도달한 홈 스피커의 최고봉

카르마의 이니그마 베이론(Enigma Veyron) 4D는 이 시대 최고의 스피커 중 한 기종이다. 지난 12월호에 이 메이커의 하위 시리즈 기종인 (그래 봐야 억대) 엘레강스 dB11-S를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는데, 시청기는 그보다 몇 단계 윗길이다. 동사의 플래그십 시리즈인 이니그마 베이론의 3번째 기종이며, 지난번 기종도 억대였지만 그보다 네 곱절 이상의 가격이다. 게다가 국내에 들여오려면 가격과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보기와 달리 높이가 150cm 정도에 불과해 일반적 룸에 놓아도 잘 어울리며,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는 과연 카르마다. 이보다 더 상위 기종은 사진상으로만 봐도 거대한 체적 때문에 큰 홀에서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고 가격도 천문학적으로 올라가니 시청기는 그야말로 홈 스피커의 아슬아슬한 한계로 봐도 되겠다.

동사의 이 호화 버전은 컬렉션이라는 칭호가 붙어 있어서 적어도 음악 듣는 수준을 넘어서 컬렉션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제품. 이 시리즈 기종은 가격 때문에 수입하는 국가도 많지 않아서 해외 리뷰도 없고, 잗다란 소개를 하지 않는 것이 시책인 듯 제작사에서도 자상한 내부 설명이 없다. 외양과 소리 경향 같은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소리를 울려 보면 웬만한 소강당도 장악할 만큼 압도적인 사운드가 가장 큰 특징이다. 시청한 곳이 용산 전자랜드에 위치한 ‘SELekt’인데, 이곳도 꽤 넓어서 15평 이상은 되는데도 사운드가 넘실거린다. 마치 화덕 위에 올려놓는 등심 같은 규모가 아니고 소 등짝 한 개를 통째로 올려놓은 듯하다. 이글거리는 모닥불을 둘러싸고 있는 서부의 사나이들, 그런 규모가 연상된다. 이윽고 광야로 퍼져 나가는 당당한 울림.

네덜란드에서 제작되는 카르마의 제품들은 초기에 세라믹 유닛으로 유명세를 탔는데 이제는 모두 달라졌다. 기존 소재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신소재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데, 소리의 핵심은 1인치 크기와 2인치 크기 2개가 동시에 투입되어 있는 다이아몬드 트위터. 사이즈가 다른 두 다이아몬드 트위터가 동일한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는데, 다이아몬드 트위터 사이즈가 이처럼 대형이라는 것은 놀랍다. 능력은 막강해 무려 90kHz까지 고역을 담당한다. 슈퍼 트위터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고 있는 수치이다. 30년 이상 하이엔드 오디오를 만들어 온 노하우가 낳은 신기원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새로운 설계와 탐구로 등장한 가장 강력한 카본 파이버 재질의 진동판으로 만들어진 7인치와 11인치의 오메가-F 미드레인지와 우퍼 드라이버 역시 자체 개발품. 이 드라이버들은 보이스 코일 포머도 카본으로 만들었다. 참고로 아래 기종인 엘레강스 시리즈는 우퍼 유닛의 진동판이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다. 또한 이 드라이버는 새로운 모터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특허 받은 네오디뮴 자석의 스마트 클러스터링으로 철에 의한 포커싱이 필요하지 않은 정적 자기장을 실현해 모터 시스템에서 철을 완전히 제거했고, 이를 통해 널리 사용되는 철 기반 자석 모터 시스템에서 일반적으로 발생되는 왜곡이 전혀 없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 결과 음악성이 더욱 완벽하고 부드러워졌다고. 또한 드라이버 커넥터도 카르마 크로스오버 케이블 및 외부 케이블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은 합금을 사용했다.

다이아몬드 위에 배치된 텅스텐 볼을 통해 최소한의 접촉으로 주변과 분리되는 다이아몬드 스파이크 디스크 서스펜션 시스템도 어디서 보기 힘든 특수 재질의 가공품이며, 이것을 모두 통합한 캐비닛은 매우 조밀하고 견고하며 무거운 특성을 가진 ‘Bulletwood’라는 중남미에서 나는 특수한 목재를 5축 CNC 밀링 머신을 사용해 독특한 모양으로 가공해 완성했으며, 이 특수목은 모든 이니그마 베이론 스피커에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캐비닛 내부에도 수많은 기술력이 투입되어 있는데, 구조며 가공 방식 등이 모두 미공개이며 내부 흡음 장치나 투입된 케이블, 네트워크 형태도 모두 비공개이다.

이니그마 베이론 4D는 4웨이 설계이며 주파수 응답은 24Hz-90kHz, 감도는 예상 외로 높아 4Ω 임피던스에 92dB. 이 스피커는 어떤 제품보다도 다이내믹이 높고 더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며, 더 풍부한 음색 변화 스펙트럼을 지녔으며, 더 빠른 과도현상과 더 자연스럽고 폭발적이며 사실적인 사운드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여기저기 단편적인 평가이다.

시청 시 스위스의 다질 앰프로 구동했는데, 이 수준이면 구태여 개인의 감상을 내세우려 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럼에도 강력하게 잊을 수 없는 느낌은 맑고 깊은 파도 같은 음상이라는 점이다. 파도와 파도 사이의 공간이 역력히 보이며 물결의 움직임처럼 악기의 흐름이 예리하게 보인다. 굵고 거대하며 맑음과 진폭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런 해상력과 침투감, 왜 이렇게 고가인가 라는 의구심은 잠시 사라지고 만다. 


가격 4억5,300만원   
구성 4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27.9cm 카르마 오메가-F, 미드레인지 17.7cm 카르마 오메가-F, 트위터 5cm/2.5cm 다이아몬드 콘케이브
재생주파수대역 24Hz-90kHz   
출력음압레벨 92dB/2.83V/m  
임피던스 4Ω, 1.8Ω(최소)  
크기(WHD) 42.5×151.5×83.5cm 

61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4년 02월호 - 619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