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L L100 Classic MK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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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L L100 Classic MKⅡ
  • 김남
  • 승인 2024.02.06 17:09
  • 2024년 02월호 (61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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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의 상징이자 역사를 오롯이 담아내다

몇 해 전 어느 기관에서 세계 스피커 역사를 통틀어 30대 명기종을 선정했는데 거기 포함되어 있는 제품이 JBL L100 센추리 기종이다. 거기 포함되었든 어떻든 세계 스피커의 진정한 노포 JBL을 생각하면 4344 같은 대형 기종과 L100이 당연히 떠오르며, 4344야말로 세계 스피커 시장에서 진정한 아메리카 사운드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다.

명기로 자리 잡은 4310 소형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를 바탕으로 개발되어 1970년대 첫 등장해 JBL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L100 센추리(Century)는 그 후 창립 50주년 기념 모델인 센추리 골드 기종으로 개명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CES를 통해 L100 클래식이 새롭게 소개되었으며, 다시 창립 75년을 기념하는 특별작 L100 클래식 75라는 이름으로 건재를 알려 다시 한번 추억의 리바이벌 과정을 거쳤다. 이제 다시 6년 전 등장한 L100 클래식 제품을 MKⅡ로 리뉴얼한 새 시리즈가 등장해 선을 보인다.

수양산 그늘이 강동 80리라더니 암만 스피커가 발달해 봐야 초고가의 특수한 제품이 아닌 다음에는 옛 명기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그런 점이 참 기이하다. 하긴 지금 사람이 19세기나 그 이전보다 더 훌륭하다고 할 수 있는가. 사실 스피커의 세계는 인클로저에 별의별 신 재료를 쓰고 유닛의 재료에 공들여 신 물질 써 봐야 평범한 페이퍼 콘에 그냥 월넛 무늬목의 목재 인클로저에 비해 특별히 좋다고 과시할 점이 별로 없다. 그러나 그 사소한 차이에 사활을 거는 것이 엔지니어들의 본능이고 오디오 마니아들의 혈투이니 그것은 당연히 존중해야 하지만…. 게다가 요즘은 소형기를 들을 때마다 감탄을 주는 제품이 많다. 이 시점에서 한 방송사의 인기 많은 트로트 경연 대회를 보니 놀랍게도 11세와 15세짜리 출연자가 아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수십 년 관록의 가수가 아니라 작은 꼬마들이 노래의 정점에 설 수 있는 것이고, 소형 스피커도 때로는 중·대형기와 맞먹는 감동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이파이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분이라면 JBL은 하나의 통과 의례처럼 거쳤을 터인데, 요즘도 JBL이 젊은 층에게 엄청나게 각광 받으며 새로운 트렌드에 적극 부합하고 있는 등 아직 이 노포가 건재한 것을 보니 새삼 감회가 인다.

이 스피커는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만큼 크지 않아서 소형기로 분류되긴 하지만, 이 당당한 체구에 유닛 배치의 설계만 봐도 세상에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제작사가 또 있으랴 싶다. 이 기종은 기술력과 성능, 크기, 가격이 절묘한 균형을 이룬 산물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L100 클래식은 왕년의 명기 L100 센추리를 바탕으로 오늘날의 청취 환경에 맞게 재해석한 모델이었으며, 창립 75주년을 맞아 내놓은 L100 클래식 75는 L100 클래식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 모델이었다. 또한 시청기 L100 클래식 MKⅡ도 L100 클래식보다 더 한 걸음 진보된 개량작이다.

크기는 크게 다르지 않으며 세련된 디자인도 그대로로 외형은 동일하지만 L100 클래식 75와 블랙 에디션의 고품질의 부품을 적용해 업그레이드되었는데, 우선 듀얼 스파이더로 우퍼 구조가 개선되어 왜곡이 저감되었고, 이에 따라 JM125PC-8 미드레인지, JT025Ti2-4 트위터로 유닛이 일괄 개선이 되었다. 그리고 바이 와이어, 바이 앰핑이 가능한 도금된 바이 와이어링 단자로 바뀌었고, 그에 맞춰 신설계 네트워크 회로로 변경되었으며 사용한 부품도 한 단계 위의 사양이다. 여기에 더욱 고급스러운 새틴 월넛 우드 마감에 이르기까지 원작의 핵심과 균형은 유지하면서 개선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섬세하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와 함께 선을 보인 시청기보다 약간 다운 사이징을 한 L82 클래식 MKⅡ도 등장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물론 마치 스펀지 덮개 같은 형상의 블랙, 오렌지, 블루 컬러 쿼드렉스(Quadrex) 폼 그릴은 그대로다. 이 그릴은 L100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외관이며 이 시리즈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얼른 본다면 요즘의 스피커들과는 달라 다소 디자인이 튀기도 하는데, 일반적인 아파트가 아니라 서구의 소형 오피스텔 같은 느낌을 준다. 전면에 고음 및 미드레인지 조정 노브가 있는 것도 동사의 독창적인 아이덴티티.

시청기를 다양한 인티앰프와 연결해 소리를 울려 본다. 그냥 단순한 소감으로는 스피커를 장만하려는 보통 애호가라면 이것저것 고를 필요가 있겠는가 라는 것이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라는 결론이고, 모든 곡에 있어서 호불호가 없이 만족할 만한 재생음을 들려준다. 왜 이 스피커가 거의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가히 아메리카 사운드의 레퍼런스 역할을 해 오고 있는지를 증명해 주는 사운드로, 그야말로 올라운드 시스템이다. 앰프도 크게 가리지 않는 미덕도 있다. 추천 A급으로 거론할 수 있겠다. 


가격 66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30cm 캐스트 프레임 퓨어 펄프 콘(JW300SW-8), 미드레인지 13cm 폴리머 코티드 퓨어 펄프 콘(JM125PC-8), 트위터 2.5cm 티타늄 돔(JT025Ti2-4)
재생주파수대역 40Hz-40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50Hz, 3.5kHz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임피던스 4Ω   
권장앰프출력 25-200W   
레벨 컨트롤 지원(HF·MF)  
크기(WHD) 38.9×64.2×36.5cm   
무게 28.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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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2월호 - 6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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