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wers & Wilkins CT7.4 LC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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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ers & Wilkins CT7.4 LCRS
  • 김남
  • 승인 2024.02.06 17:01
  • 2024년 02월호 (61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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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의 진가, 홈시어터의 레퍼런스 스피커 등장

전통의 명문 스피커 제작사에서 이색적인 홈시어터 대응 스피커가 선을 보인다. 확실히 이색적이다. 이런 간편한 홈시어터 스피커를 본 적이 없다. 한 번만 이 제품을 보고 들어 본다면 홈시어터 시장에 아예 구원 투수가 등장했다고 호들갑을 떨 수도 있겠다. 더욱 감사한 것은 가격이다. 이런 가격대로 간단하게 홈시어터가 완성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 물론 이런 형식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완성도 면에서 볼 때, 그리고 거치의 존재감 등에서 이런 기종은 획기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기는 또한 기존의 사운드 바의 세계와 일획을 긋는다. 이제 조금만 더 투자하면 홈시어터 세계가 어떤 매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왜 세계적으로 그토록 홈시어터 인구가 늘어 가고 있는지 이 제품은 그 해답이 될 듯하다.

나는 평생을 영화 보기에 매진, 그 낙으로 살아 온 덕후(?) 급인데, 그래서 일찌감치 홈시어터 시스템을 써 봤다. 가을이 되면 <제3의 사나이> 라스트 신, 낙엽이 날리는 비엔나 시립묘지의 신을 정지 화면으로 세워 놓고 오랫동안 그 장면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홈시어터 대응 스피커에서 관심을 꺼 버렸다. 도무지 어수선하고 소란해서 영화에 몰입할 수도 없고 영화보다도 사운드에 더 집착,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평범한 아파트 거실에 설치하는 것도 점점 거추장스러워서 가족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당시 아이들이 수험생들이었을 때는 해 넘어가면 작동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방으로 그 시스템을 싸안고 들어간다는 것도 불가능.

그 전에 나왔던 홈시어터 제품 세트는 프런트 기종이 정면 양쪽으로 있고, 중앙에는 센터, 다시 서브우퍼, 뒤에는 또 리어 기종이 양 옆으로, 그리고 천정에도 이런 식이었으니 아무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이렇게 복잡하게 거치해 놓고 생활한다면 며칠 지나지 않아 진력내 버릴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것이 본능이다. 결국 모두 치워 버린 이후로 지금은 그냥 TV만을 사용, 기대 수치를 낮추고 말았다. 이 편이 훨씬 홀가분하다. 그러나 TV 스피커는 조잡하기 짝이 없어서 가뜩이나 말이 많은 한국 영화를 보려면 대사의 절반은 해독이 되지 않는다. 원래 소리 지르는 것에 특화가 되어 있는 연기자들이라 조용한 대사 발성법은 미숙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때로는 영상이라는 것은 비디오와 함께 오디오 사운드를 즐기는 맛도 있는 터인데 재미의 절반을 포기해 버리고 있던 차이다.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B&W)는 근래 고가의 하이파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가 싶더니 이런 기종도 은밀히 개발해 왔다는 것이 놀랍다. CT700 시리즈라 이름 짓고 사이즈에 따른 3단계 모델로 출시되었는데, 우선 1번 타자로 공개된 본 시청기 CT7.4 LCRS야말로 보통 가정에, 보통 시민에 그야말로 완벽하게 어울리는 제품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B&W라는 네임 밸류가 주는 안도감도 한몫할 것이다.

시청기의 포인트는 2개의 미드·우퍼 드라이버. 6.5인치 아라미드 파이버 콘 드라이버인데, 저주파 대역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그리고 플로우포트라는 동사 고유의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적용되어 있고, 드라이브 유닛 후면에서 발생된 음파를 끌어내어 감쇄, 훨씬 더 순수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선구적 기술인 B&W의 유명한 노틸러스 튜브 로딩 기술이 적용된 직물 돔 트위터가 탑재되어 있는 것도 이 시스템을 굉장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맞춤형 캐비닛에 이런 유닛이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는 이 스피커는 멀티채널 홈시어터 설정에서 전면, 중앙 또는 서라운드(LCRS)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데, 이 시리즈 전체는 공간과 예산의 제약으로 다소 주춤하고 있었던 국내 홈시어터 시장에 던지는 복음과도 같다는 생각.

이 자그마하고 세련된 시스템에서 들려 나오는 사운드는 압도적으로, 상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생생하고 몰입감 넘치며 강력한 시네마 사운드를 구현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굉장히 고가 제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정확하게 감지되는 것은 그 놀라운 청량도. 푸르른 시야가 툭 트인 초가을 하늘처럼 깨끗하게 전개된다. 이런 청량도는 사실 그렇게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부품이 좋아져서 지금은 저가품도 깨끗한 소리를 내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깨끗한 그 다음, 음악을 감싸며 자연스러움과 온화한 감동을 주지 못하면 청량함은 금세 까칠함으로 이어지고 만다. 당연히 저역도 벙벙거리며 의미 없이 울리기 마련. 그런데 이 제품은 그것이 아니다. 깨끗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실내를 감싸는 능력이 뛰어나며, 정밀함과 거기서 얻어지는 감촉이 기분 좋게 이어진다. 홈시어터에 특화되어 있는 제품의 장점이 유감없이 포함되어 있다. 스테레오의 하이파이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현이나 피아노는 약간 조임새가 있지만 바로 거기에서 만점 홈시어터의 모범기가 탄생한 듯하다. 이 시대 홈시어터 기종으로 가히 레퍼런스 급이다.


가격 20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6.5cm 우븐 아라미드 파이버 콘, 트위터 2.5cm 클로쓰 돔
재생주파수대역 49Hz-22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kHz 
출력음압레벨 94dB/2.83V/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50-150W   
크기(WHD) 44.4×34.3×26.5cm   
무게 15.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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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2월호 - 6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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