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르 레빗은 지금 현재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각광받고 있다. 그의 연주 스타일은 완벽주의에 가까운 연주 스타일과 곡의 몰입도와 진솔함이 돋보이며, 뛰어난 곡 해석 능력을 바탕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소니 레이블의 대표 피아니스트이기도 한데, 꾸준한 연주 활동과 음반 녹음들은 항상 클래식 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해 주고 있다. 이번 신보 <판타지아>는 앨범 명처럼 이고르 레빗의 환상적인 연주들을 만날 수 있는 음반이다. 이 앨범에 수록된 작곡가들과 곡만 보아도 얼마나 그가 심사숙고한 프로그램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고전주의에서 낭만파, 근대 음악 작곡가까지 시대를 초월한 폭 넓은 작곡가들의 만남을 만들어 냈다. 바흐 곡 연주는 단아함과 차분함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지나친 기교보다는 곡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연주가 돋보였다. 리스트 곡은 서정적인 연주 스타일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 냉정함과 혼돈의 양면성이 돋보이는 그의 연주 스타일은 리스트적 표현에 부족함이 없다. 알반 베르크와 부소니의 곡들에서는 역시 레빗의 장점인 정적이고, 때론 격정적인 건반의 마법을 제대로 만날 수 있다. 음반의 제목이 말해 주는 진정한 판타지아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항상 이고르 레빗의 신보 소식은 그를 사랑하는 팬뿐만 아니라 클래식 팬들도 기다려지는 앨범인 만큼 이번 앨범에서도 다시 한번 그의 진가를 만날 수 있다.

장현태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