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F Reference 1 M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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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F Reference 1 Meta
  • 김남
  • 승인 2024.01.10 11:01
  • 2024년 01월호 (61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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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기술의 이정표가 될 만한 KEF의 특별한 작품

세계 영화인 중에서 가장 예쁜 여배우는 누구일까? 세계 영화인들의 평가에 의하면 이탈리아의 소피아 로렌이라고 한다. 지금 세대는 이름도 잘 모르겠지만, 소피아 로렌 이전과 이후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이며, 나 역시 대번에 그 말에 한 표를 던진다. 호수같이 크고 넓은 눈, 커다랗고 육감적인 입술은 한번만 봐도 그냥 매혹에 빠지고 만다. 얼굴만 그런 것이 아니고 연기도 뛰어나 베니스 국제 영화제를 위시해 여러 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근래에도 영화 채널에서 그녀가 주연한 영화들이 종종 방영된다. ‘엘 시드’, ‘로마 제국의 멸망’이 그것이다. 누구 이전과 이후라는 용어는 문학에서도 인용이 되는데, 미국 문학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이전과 이후라는 표현이 있다. 문호 헤밍웨이가 한 말이며 얼마나 감동을 받았으면 그런 말을 남겼을까.

스피커 세계에서도 그런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제품이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시청기를 들어 보고 나니 그야말로 세계 스피커를 진일보시킨 대표적인 메이커는 KEF이며 기술력의 KEF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지만 시청기는 그에 대한 또 하나의 분명한 증거물이라고 여겨진다. 진작부터 동사의 레퍼런스 시리즈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바 있지만, 레퍼런스에서 한 단계 올라간 이 신 시리즈에서 그런 판단은 더욱 확실해진 것 같다.

KEF의 명기로 명성을 굳힌 소형기의 지존이 2015년도에 첫 출시된 레퍼런스 1이다. 당시로서도 완벽하다는 찬사를 받으면서 소형기의 왕좌에 올랐는데, 그 후 몇 년 지나 2022년에 그 기종을 다시 버전 업한 시청기 레퍼런스 1 메타가 등장했다. 그것도 그냥 외형을 조금 손질하고 네트워크 부품 하나만을 바꾼 그런 버전 업이 아니다. 시청기를 보고 들으니 아무리 기술력의 KEF라지만 이제 더 이상의 버전 업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실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퍼런스 1이 외형의 아름다움, 견고한 만듦새, 소리의 완벽함이 그야말로 삼위일체인 제품이었지만, 이 신제품 레퍼런스 1 메타에서는 그런 평가만으로는 좀 곤란하겠다. 그만큼 시청기는 울려 보면 이 이상 중대형기가 굳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절실해지며 경탄스럽다. 과거 KEF를 다소라도 써 왔던 분들이라면 이 메타(Meta)라는 새 이름이 붙은 레퍼런스 기종을 필청해 보시라 권하고 싶다.

이 버전 업 제품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신개발 기술인 MAT(Metamaterial Absorption Technology - 메타물질 흡수 기술)을 추가한 것. MAT라는 요소는 트위터 후면에 위치하며, 하키의 퍽처럼 보인다. MAT에는 트위터 돔 후면에서 나오는 사운드를 흡수하도록 설계된 미로 같은 구조가 있어 더 깨끗하고 왜곡이 적은 결과를 제공한다는 것이 이 기술의 목적이며, 이 메타물질 흡수 기술은 원치 않는 후면파를 99%까지 흡수해 그 목적이 그야말로 훌륭하게 달성된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쟁 제품이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설계를 적용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기술진의 강조점.

KEF의 트레이드마크인 Uni-Q 드라이버 어레이(25mm 알루미늄 트위터가 125mm 미드레인지 유닛의 중앙 부분에 위치하는 동축 드라이버)는 이미 12대째로 기술력이 바뀌었지만, 여기에 MAT를 추가하는 것은 단순히 드라이버 뒷면에 기술을 적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했던 것 같다. 상당한 재엔지니어링이 필요했던 MAT가 적용된 12세대 Uni-Q는 구조, 모터 시스템 및 기하학 전체를 개선했고, 캐비닛 회절을 줄이는 기술인 셰도우 플레어와 새로운 디자인의 에지, 진동의 양을 대폭 줄이는 디커플링 섀시 등 많은 점에서 달라졌다.

또한 450Hz 이하의 주파수를 담당하는 베이스 드라이버는 강력한 모터와 거대한 보이스 코일을 기반으로 하는 레퍼런스 시리즈 전용의 16.5cm 알루미늄 콘 베이스 드라이버이며, 저음은 후면 포트로 조정되는데, 별도의 두 가지 길이의 말랑말랑한 포트가 제공되며 그것을 사용하면 저역이 37-40Hz(-6dB)로 3Hz 정도 조정된다.

캐비닛은 무척 고급스럽게 제작되었는데, 내부도 대단하다. 이 캐비닛은 유한 요소 분석을 바탕으로 내부 버팀대, 제한된 레이어 댐핑 및 견고한 복합 전면 패널 구조를 완성했으며, 덕분에 놀랍도록 견고하다. 단자도 특이하다. 단자 사이의 노브를 조정하면 점퍼 케이블이 내부에서 조절되어 싱글·바이 와이어링으로 되도록 해놨느니 기술의 KEF가 실감 난다.

레퍼런스 1 메타의 부챗살처럼 뻗는 해상도는 마치 발가벗은 미녀를 보는 듯하다. 새벽녘 갓 잡아 올린 활어처럼 싱싱하며 탄력 만점이고, 금관 밴드는 마치 현장 음을 듣는 듯 매끈하고 상쾌하기 짝이 없다. 선명도가 뛰어나지만 윤기나 중역의 밀도가 부족한 제품을 많이 들어 봤다. 하지만 이 스피커처럼 이렇게 탄력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섬세한 기종은 만나기 쉽지 않다. 특별하지 않은 보편적 인티앰프로 울렸어도 스윗 스팟이 놀라울 정도로 넓으며, 그 해맑고 싱싱하며 명확한 발음, 윤기와 밀도감 넘치는 소리, 거대한 음장감 등에서 분명히 이제 세계 스피커는 이 시청기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겠다. 


가격 1,46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Uni-Q(12.5·2.5cm)   
재생주파수대역 45Hz-3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50Hz, 2.1kHz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임피던스 4Ω  
권장앰프출력 50-200W   
크기(WHD) 20.5×44×42.2cm   
무게 18.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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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1월호 - 6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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