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on DP-3000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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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on DP-3000NE
  • 이승재 기자
  • 승인 2023.12.07 18:11
  • 2023년 12월호 (61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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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기록될 만한 또 하나의 턴테이블이 등장

데논의 근본은 앰프나 AV 리시버, 디지털 소스기기 등 우리에게 친숙한 제품이 아니라, 바로 아날로그다. 1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브랜드라는 점에서 미루어 짐작하면 이 점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1910년에 축음기와 음반을 취급하는 ‘일본 축음기 상회’로 시작된 이후 일본 컬럼비아로 이름이 바뀌고, 그다음에 일본 덴키 온쿄(전기 음향)와 합병하면서 데논(전음)이라는 오늘날의 이름이 되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NHK에서 FM 스테레오 방송을 시작할 때 스테레오 카트리지가 필요했고, 그래서 1964년부터 데논과 NHK는 엄격한 사양을 충족하는 전문가용 카트리지를 공동 개발했으며, 개발 완료 후 데논에서 생산해 납품하게 되는데, 그 카트리지가 바로 1970년에 처음 발매되어 지금까지 이어진 데논의 DL-103 MC 카트리지다.

1970년에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사용할 AC 모터 다이렉트 드라이브 턴테이블 DN-302F를 출시했으며, NHK를 포함한 전국의 방송국에 납품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1971년에 DP-5000이라는 컨슈머용으로 개발된 데논 최초의 턴테이블을 출시했는데, DP-5000이 플린스나 톤암 없이 턴테이블만 있는 모델이었다는 것이 특이하다. 그 후 1972년에는 이를 축소한 DP-3000도 출시했다. 참고로 100주년 기념 모델 중 하나가 DP-A100 다이렉트 드라이브 턴테이블이었고, 110주년 기념 모델 중 하나가 DL-A110 MC 카트리지인 것을 보면 데논에서 아날로그의 위상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서두에 데논의 아날로그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은 이번에 소개할 제품이 턴테이블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오랜만에 등장한 다이렉트 드라이브 턴테이블이기도 해서다. DP-3000NE이 주인공인데, 디자인부터 DP-5000에서부터 내려온 플래터 부분이 사다리꼴·원뿔대 그 모습 그대로이고 DP-3000의 이름도 물려받아서 데논 턴테이블 가문의 적자인 것을 알겠다.

DP-3000NE은 현재 데논의 플래그십 턴테이블이며, 그동안 본지를 통해 소개된 DP-450USB, DP-400과는 수준을 달리하는데, 가장 다른 점은 역시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이라는 것. 모터는 3상 16극 DC 브러시리스 모터를 사용하며, 공간 벡터 펄스 폭 변조 (Space Vector Pulse Width Modulation)라는 비접촉 광학 센서를 사용해 플래터의 회전 속도를 지속적으로 감지하고 그 값을 마이크로컴퓨터에 피드백해 지정된 속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제어하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이 모터의 회전을 고정밀도로 제어하는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또한 전원부에는 SMPS를 사용해 트랜스의 진동이 없으며 대기 시 소비 전력도 줄이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물론 33-1/3, 45, 78RPM 회전 모두 지원한다.

플래터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트로 만들어졌는데, 서로 다른 금속을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공진을 제어하기 위해 뒷면에 3mm 스테인리스 판을 구리 도금 나사로 고정시켜 놓았다. 이 플래터는 지름 305mm, 무게는 약 2.8kg이다. 그리고 플린스는 1장의 MDF를 깎아 만든 고강성의 솔리드 타입인데, 두께가 꽤 두꺼워 이 턴테이블의 단단한 기반이 되어 주고 있으며, 마감은 다크 에보니로 고급스러운 원목 느낌을 자아낸다. 플린스 아래에 부착되어 턴테이블에 악영향을 미치는 진동을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인슐레이터(발)는 알루미늄, 수지, 펠트 등 여러 가지 소재를 조합해서 제작되었으며, 스프링과 고무 쿠션도 채용되었고, 높이 조정 기능도 갖추고 있어 턴테이블의 수평을 쉽게 맞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급스럽게 완성된 톤암은 헤드셸이 분리되는 유니버설 타입의 S형 스태틱 밸런스 톤암인데, 방대한 과거의 설계도를 재검토하고 예전 기술자의 의견을 참고해 S자 곡선까지 새롭게 설계한 것으로, 트래킹 에러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리고 암 파이프와 본체 결합 시 판 스프링을 사용해 진동을 억제했으며, 새롭게 개발한 암 높이 조절 기구를 통해 0-9mm까지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사용하고자 하는 카트리지나 매트에 맞는 암 높이로 쉽게 최적화할 수 있다. 기본 카운터 웨이트로 대응 가능한 카트리지 무게는 4-16g까지이며 서브 카운터 웨이트를 추가로 연결하면 14-26g까지 대응할 수 있다. 침압은 0-2.5g, 안티 스케이팅은 0-3g으로 조절할 수 있다.

플래그십 턴테이블답게 액세서리도 풍부하게 제공한다. 우선 EP 음반 어댑터부터 언급하고 싶은데, 금속으로 상당히 고급스럽게 만들어졌으며 꽤 묵직해 클램프 역할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고무 소재의 플래터 매트가 포함되어 있으며, 라운드 형태의 더스트 커버도 갖추고 있는데, 고정하는 방식도 색달라서 인상적. 또한 RCA 케이블 및 접지 케이블도 제공하는데 상당히 고급스럽게 보인다. 톤암용 액세서리도 다양한데, 투명한 오버행 게이지가 시선을 사로잡고, 헤드셸에 사용하는 여러 가지 나사와 스페이서, 와셔, 드라이버까지 제공한다.

DP-3000NE은 다이렉트 턴테이블답게 반응 속도가 일품이다. 벨트 드라이브 턴테이블 같은 굼뜬 모습은 일체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톤암의 움직임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며, 어떤 카트리지와 연결해도 걱정 없을 정도로 조절의 폭이 넓다. 또한 세세한 부분의 디테일까지 공을 들였고, 전원 스위치와 속도 조절 스위치의 촉감까지도 매력적이다. 데논에서 정말 플래그십 턴테이블답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가격도 요즘 최고급 턴테이블에 비한다면 새발의 피라고 할 수 있어 더더욱 시장의 반응이 기대된다. 이 턴테이블은 분명 데논의 아날로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다. 


가격 398만원   
속도 33 1/3, 45, 78RPM   
드라이브 시스템 다이렉트   
모터 16-pole, 12-coil, 브러시리스 모터   
컨트롤 PWM 벡터   
플래터 알루미늄 다이캐스트(30.5cm)   
S/N비 70dB   
와우 & 플러터 0.06% 이하   
톤암 스태틱 밸런스 S자   
암 길이 24.4cm   
오버행 14mm   
오프셋 앵글 20.5°   
트래킹 에러 앵글 2.5°(최대)   
크기(WHD) 50×18.5×39.4cm   
무게 18.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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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2월호 - 6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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