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ln The Sig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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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n The Signature
  • 김남
  • 승인 2023.11.10 15:45
  • 2023년 11월호 (61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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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시간 정렬의 미학을 들려주는 유서 깊은 스피커

Qln은 시청기 더 시그니처로 우리나라 소형 스피커 세계에서 갑자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Qln은 연혁이 긴 유서 깊은 스웨덴의 스피커 전문 제작사지만 지금으로서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그 이유는 1977년에 시작된 동사가 2003년까지 노란색 케블라 콘의 시그니처 스피커를 만들며 명성을 떨쳤지만, 브랜드의 소유주가 바뀌면서 갑자기 생산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상당한 휴지 기간이 흐른 뒤 1982년부터 Qln에서 일했던 Mats Andersen이 2013년에 동사를 인수, 제2의 창립을 선언하고, 우선적으로 가장 유명했던 동사의 플래그십 기종인 시그니처를 완전히 재설계해 시그니처 3으로 선을 보였다는 스토리이다. 10여 년 만에 부활했고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면 당연히 신제품의 이름도 바꿔야 할 텐데도 시그니처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이쪽 세계에서는 상당히 감동적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스피커의 자료들을 찾아보면 생산 중단되기 전의 이전 버전도 환상적인 성능이었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지난 처음 버전부터 고음질로 유럽 시장에 군림했다는 것은 1990년경의 오디오 전문지 등이 증명한다. 국내에도 동사의 저가 모델들이 여러 기종 수입되었다.

그 후 동사는 2022년에 시청기인 5세대 시그니처를 발표했다. 이 5세대 시그니처는 소형기지만 상당한 고가 제품이다. 동사 부활의 신호탄이며 최대의 역량을 쏟아 부은 제품인데, 외형만 살펴봐도 고급기라는 것이 금방 체감된다. 묵직한 스탠드가 주는 위압감도 보기 힘든 것이다. 그리고 캐비닛 스타일, 특수 드라이버 기술 및 크로스오버 디자인도 모두 달라져서 독특하다.

시청기의 가장 큰 특장점으로 ‘완벽한 시간 정렬 및 최소 배플 영역, 최소한의 캐비닛 공명’을 위한 평행한 면이 없는 경사진 인클로저 스타일을 거론할 수 있겠다. 이 시그니처 시리즈의 형태는 수십 년 동안 Qln 스피커 디자인의 정점이었다. 이 경사진 배플의 효과는 고역과 중·저역 사운드가 듣는 사람의 귀에 도달하는 시간이 정확히 일치되는 시간 정렬에서 단연 뛰어나며, 이런 구조는 공진 제거 효과도 높다는 기술 검토 수치도 공개되어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경사 배플이 희귀한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정밀하게 설계하고 제작한 시스템은 함부로 등장하지 못한 터인데, 제대로 된 완성도가 높은 일급 경사 배플 시스템이 등장한 셈. 신제품은 이런 핵심 설계 원칙을 더욱 보강해 녹음 환경의 깊이와 공간적 단서 같은 생생한 3차원 스테레오 이미지를 위해 정밀 설계가 이뤄졌다. 이런 경사각의 배플 시스템은 소형기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이 미묘한 차이를 정확하게 감별해 내는 귀를 가진 애호가들이라면 필히 시청을 권해 본다. 금세 뭔가 좀 달라진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터이다.

또한 이 인클로저는 단순한 목재로 된 것이 아니다. Qln에서 개발한 독점적인 Qboard로 제작되었는데, 이 소재는 뛰어난 감쇄를 위해 2개의 고밀도 보드 사이에 점탄성 층이 결합된 샌드위치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이 인클로저는 전면에 그릴을 부착하는 아무런 장치도 없는데 그릴을 갖다 대면 강력하게 접착이 이뤄진다. 내부에 자석이 내장되었기 때문이다.

이 스피커의 드라이버는 유닛의 명문인 스캔스픽에 특주한 것인데, 25mm 소프트 돔 트위터와 184mm 코팅된 캐블라 콘 미드·우퍼를 사용한다. 그중 우퍼는 언더 헝 마그넷 시스템으로 완전 선형 모터 시스템을 구현했으며, 컴프레션이나 난기류 없이 개방된 공기 흐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그넷 시스템에 내장된 구리 링은 대칭 구동하게 하며, 더 낮은 보이스 코일 인덕턴스를 통해 미드레인지에서 더 높은 다이내믹을 만들고 상호 변조 왜곡도 억제하는 등 기술 혁신을 이뤘다는 설명. 그리고 역시 완전히 재설계된 위상 일관성, 일정한 임피던스가 특징인 네트워크에는 문도르프 같은 현존 최고 하이엔드 브랜드의 부품을 투입했고, 각 부품은 부드러운 감쇄 접착제로 고정되어 있으며, 코일은 공진을 방지하기 위해 구워졌다. 스웨덴에서 생산된 동사 고유의 특수 배선제도 돋보인다. 단자는 WBT 넥스트젠을 사용했다.

Qln은 여러 기술적 수치보다도 직접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설명도 마음에 든다. 오디오 기기의 현란한 각종 수치는 사실 분간하기 어렵다. 그걸 기억하는 사람도 없을 터이다. 몇 Hz까지 재생된다고 떠들어 봐야 그런 특정한 곡을 날마다 듣고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소리의 성향은 상쾌한 감촉 위에 나긋하고 리얼한 맛이 두드러진다. 또한 깨끗하면서도 미려, 온화하고 자극성이 없어 전형적인 고급기의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래 들어 보지 않아도 금세 왕실의 향기가 서린 고급 차 한 잔을 마신 듯하다. 


가격 4,35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Qboard
사용유닛 우퍼 18.4cm 케블라 콘, 트위터 2.5cm(AirCirc 마그넷)
출력음압레벨 87dB/W/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50-250W   
터미널 WBT 싱글 와이어
크기(WHD) 28×44.8×48cm   
무게 3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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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1월호 - 6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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