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port Technologies O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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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port Technologies Orion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3.11.10 15:37
  • 2023년 11월호 (61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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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포트가 완성한 경이로운 수준의 초 하이엔드 세계

2019년 발매된 락포트 테크놀로지스(Rockport Technologies)의 플래그십 모델 라이라는 이들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 세계 스피커에서 전례 없는, 주물 제작의 알루미늄 인클로저를 개발했는데, 이것도 내부 인클로저와 외부 인클로저의 2피스 구성으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스피커 캐비닛을 현실화시켰다. 소위 진동과 공진이라는 스피커의 고질적 문제점을 해소시킨 것인데, 알루미늄 스피커로 일가견이 있는 YG 어쿠스틱스나 매지코의 인클로저와 비교해도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새로운 경지의 캐비닛을 만들어냈다. 다만 제작 시간과 비용, 엄청난 무게는 초고가가 되어 누구나 도전할 만한 가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라의 성공은 락포트에게 라이라의 기술을 훨씬 대중적인 수준으로 구현한 스피커 제작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만들었고, 3년 여의 개발 끝에 라이라의 기술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완성시킨 신제품을 탄생시켰다. 지난 5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발매된 락포트의 서열 2위 오라이언(Orion)이다.

라이라의 캐비닛 기술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오라이언은 완전 백지 상태에서 새로 설계된, 그야말로 새로운 스피커이다. 락포트의 창업자이자 엔지니어링을 책임지는 앤디 페이어에 따르면 오라이언의 목표는 라이라보다 작은, 현실적인 가정용 스피커 크기에서 라이라와 같은 수준의 대음량과 스케일을 재현해내는 하이엔드 사운드 퀄러티의 스피커를 만드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라이라의 사운드를 동일하게 들려주는, 크기가 작은 라이라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오라이언의 핵심이 되는 캐비닛은 라이라와 같은 내부 인클로저와 외부 인클로저의 이중 캐비닛 구조의 장점을 그대로 구현하되, 훨씬 더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내부 인클로저는 라이라와 같은 주조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고, 외부 인클로저는 탄소 섬유로 만든 새로운 방식의 오라이언 인클로저를 개발했다. 외부 탄소 섬유 쉘은 알루미늄보다 성형이나 마감 작업이 훨씬 쉬운 편이며, 가격적으로도 장점이 있었다. 덕분에 이중 인클로저의 기술적 장점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이는 해법을 찾아낸 것이다. 2피스 구조의 라이라와 달리 오라이언은 내부 주조 알루미늄 인클로저와 외부 카본 파이버 쉘, 카본 파이버 전면 배플의 3피스로 구성된다.

또한 다른 크기지만 같은 성능을 위해 드라이버들도 전면적으로 새로 개발해야만 했는데,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우퍼 크기였다. 저음역의 깊이감과 힘을 위해 13인치로 잡았다. 2개의 10인치를 쓴 라이라의 저음을 대신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다만 이를 위해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가 기존보다 좀더 큰 미드레인지가 필요하여 오라이언 전용 7인치 미드레인지가 개발되었다. 새 미드레인지는 우퍼와의 크로스오버 대역에서 우퍼의 다이내믹에 매끄럽게 연동이 되는, 훨씬 더 큰 다이내믹 성능을 갖는다. 실제 크로스오버 포인트도 140Hz로 매우 낮다.

반면에 트위터와의 연결도 크로스오버가 1.8kHz로 통상적인 미드와 트위터의 크로스오버인 2.2-3kHz보다 훨씬 낮다. 이처럼 낮은 고역의 크로스오버는 오라이언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새 트위터 덕분이다. 오라이언의 베릴륨 돔은 25kHz의 광대역 재생을 자랑하지만 페이어는 광대역보다는 2kHz에서의 동작을 더 중요시했다. 새 트위터는 일반적인 25mm가 아닌 31mm 직경이며, 전면에는 웨이브가이드가 장착되었다. 웨이브가이드는 감도를 높여 훨씬 더 큰 소리를 내주도록 하고, 최저 재생 대역에서 트위터 음의 분산을 좁혀, 미드레인지와 유기적인 대역 일치를 만들어준다. 그리고 중역과의 연결 지점에서 훨씬 더 큰 다이내믹 능력을 불어넣는다.

테스트는 소울노트의 P-3·M-3 프리·파워 앰프와 S-3 레퍼런스 SACD 플레이어·DAC를 사용했다. 오라이언은 그냥 오디오적으로 듣기 좋은 소리 정도가 아니라 음악 자체를 사실적으로 그려주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오디오적 파라미터가 강조된 소리가 아니라 뮤지션의 연주와 예술성, 그리고 녹음 현장의 분위기를 극도로 사실적으로 전달해준다. 생동감이 넘치며, 놀라운 디테일과 입체적인 무대 재현으로 음악에 생생한 현장감을 불어넣었다. 한마디로 정확성과 해상도가 경이적인 수준으로 라이라에 비견되는, 거의 유사한 성능을 들려준다. 정밀함의 극치는 놀라운 수준임에도 절대로 음의 에지가 쏘거나 거칠지 않다. 그 점이 여타 하이엔드 스피커들과 다른 부분이다. 깨끗함과 선명도, 그리고 매우 높은 해상도 및 디테일을 자랑하지만 절대로 공격적이거나 분석적이지 않아서 리퀴드하고 따뜻한 음색으로 음악을 풀어낸다. 이는 놀라운 캐비닛의 역할 덕분으로 스피커의 왜곡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중음역대와 고음역대의 에너지를 충분히 표현하면서도 밝거나 피곤하지 않게 들린다. 오라이언은 음색, 미세한 디테일, 다이내믹 등 고해상도와 편안함을 결합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저음도 마찬가지로 대단하다. 음의 어택과 감쇠가 굉장히 빨라서 드럼이나 베이스 같은 음들이 극명히 살아 숨 쉰다. 음악의 리듬감, 비트 같은 요소들이 오차 없이 정밀하게 살아나서 음악의 에너지를 고조시키고 리듬을 강조하여 스릴 넘치는 효과를 낳았다.

오라이언은 녹음 원본에 대한 놀라운 투명성, 정확하고 유기적인 대역 밸런스, 그리고 엄청난 스피드와 다이내믹으로 놀라운 음악적 사실감을 펼쳐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거나 얇고 빈약한 음이 아니라, 꽉 찬 중역의 밀도감과 저역의 파괴력 넘치는 임팩트 있는 에너지는 음악을 소리가 아니라 음악으로 듣게 만든다. 역대급이라 불리는 라이라를 가정용 스피커의 크기로 풀어낸, 라이라의 합리적인 변신으로 또 하나의 역대급 하이엔드 스피커가 등장했다. 


가격 2억500만원   
사용유닛 우퍼 33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미드레인지 17.7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트위터 3.1cm 베릴륨 돔   
재생주파수대역 20Hz-25kHz(-3dB)
출력음압레벨 90dB/2.83V   
임피던스 4Ω   
최소 앰프출력 50W   
크기(WHD) 36.3×127.7×67cm   
무게 163.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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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1월호 - 6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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