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A-2000 M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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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nic A-2000 MK3
  • 김편
  • 승인 2023.11.10 14:31
  • 2023년 11월호 (61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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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170 120W로 소릿결과 파워 모두를 잡다!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소리가 좋았다. 신형 빔관인 KT170을 채택해서 소릿결은 날렵하고 말쑥했고, 푸시풀 출력은 120W로 늘어나서 스피커를 넉넉하게 드라이빙했다. 진공관 앰프가 이렇게 견고한 사운드를 들려줘도 되나 싶었다. 대한민국 제작사 올닉(Allnic)의 신작 스테레오 파워 앰프 A-2000 MK3에 대한 이야기다.

A-2000 MK3은 기본적으로 출력관 KT170을 채널당 2개씩 투입, 푸시풀 구동으로 빔 4극관 모드 시 120W, 3극관 모드 시 60W를 내는 클래스AB 파워 앰프다. 전압 게인 26dB를 확보하는 초단관에는 3결 접속한 5극관 5654가 채널당 1개, 출력관 푸시풀 구동을 위한 위상 반전 및 드라이브관에는 3극관 6S4가 채널당 2개 투입됐다. 출력 트랜스는 올닉의 시그니처인 퍼멀로이 코어 출력 트랜스를 채널당 1개씩 쓰고 있다.

올닉 파워 앰프 계보로 보면 A-2000 MK3은 비교적 고참에 속한다. 2011년에 출력관으로 KT120을 채택한 오리지널 A-2000(70W)이 나왔고, 2016년에 출력관을 KT150으로 바꾼 A-2000 25th 애니버서리(100W), 2022년에 드라이브관을 5극관 E282F에서 3극관 6S4로 바꾼 A-2000 25th 애니버서리 SE(100W), 그리고 올해 신형 빔관인 KT170을 채택한 A-2000 MK3(120W)이 나왔다.

필자의 시청실에서 만난 A-2000 MK3은 전면 패널 디자인이 전작과 크게 달랐고, 무엇보다 출력관이 KT150에서 KT170으로 바뀌었다. KT170은 KT150과는 모양도 다르고 크기도 큰데, 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플레이트 손실이 70W에서 85W로 늘어났다. 올닉 박강수 대표에 따르면 진공관이 커지면 커패시턴스가 늘어나 고음이 안 예쁜데, KT170은 그런 약점을 극복한 데다 작동이 무척 안정적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드라이브관 6S4도 주목할 만하다. 오리지널과 25주년 모델에서는 5극관 E282F를 3결 접속해서 썼으나 SE와 이번 MK3 모델에서는 3극관인 6S4로 바꿨다. 6S4는 내부 저항이 3.7㏀, 전압증폭률(뮤)이 16, 전류증폭률(gm)이 4.5mA/V로 적당해 드라이브관으로 쓰기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플레이트 손실이 7.5W로 높아 출력관을 강력하게 드라이빙할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

박강수 올닉 대표는 ‘6S4는 아주 귀한 진공관으로 최근 3,500개 정도를 대량으로 확보했다. 워낙 특성이 좋은 진공관인 데다 플레이트 손실까지 높아 드라이브에 여유가 있다. 3극관인 6S4로 바꾸고 나서 3결 접속한 5극관에 비해 더 안정적이며 음악성 가득한 소리를 얻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6S4는 현재 대출력 모노블록 파워 앰프 M-3000 MK3에서도 드라이브관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 밖에 A-2000 MK3에는 폴리카보네이트 침니와 출력관 커런트 미터, 바이어스 전류 조절 포텐셔미터, 출력관 모드(빔관/3극관) 변환 버튼 등 올닉의 시그니처가 가득하다. 전원을 켰을 때 진공관의 안정적 작동을 돕는 슬로우 스타트 메커니즘도 빼놓을 수 없다. 후면 인터페이스는 XLR, RCA 입력 단자 1조, 스피커 케이블 커넥터 좌우 1조 구성. 스피커에 따라 4Ω과 8Ω을 선택할 수 있는 토글스위치도 있다. 입력 임피던스는 100㏀, 댐핑 팩터는 8.

필자의 시청실에서 진행한 A-2000 MK3 시청에는 올닉 프리앰프 L-8500 OTL/OCL과 드보어 피델리티 오랑우탄 O/96, B&W 801 D4 스피커를 동원했다. 소스기기는 솜 sMS-200 울트라, 코드 M Scaler, 마이텍 맨해튼 Ⅱ DAC 구성. 음원은 룬으로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으며, 곡에 따라 빔관 모드와 3극관 모드에 따른 음질 변화도 추적했다.

먼저 감도 96dB에 10인치 우퍼 1개를 단 2웨이 오랑우탄 스피커로 들어보면, 지금이 진공관 파워 앰프가 맞나 싶을 만큼 맑고 견고하며 깨끗한 소리를 들려준다. 안드리스 넬슨스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2악장이 바로 그랬는데, 여기에 묵직한 음들이 강력한 토크로 필자를 향해 엄습해오는 쾌감도 상당했다. 음량이 작은 피아니시모 대목에서도 음이 흐릿해지지 않는 모습도 좋았다.

소니 롤린스의 <Way Out West> 앨범 중 ‘I'm An Old Cowhand’도 빔관 모드에 오랑우탄 스피커로 들었는데, 무대 오른쪽에 자리잡은 드럼 사운드가 너무 리얼해 깜짝 놀라고 말았다. 스피커 안에 진짜 드럼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이는 그만큼 무대 앞이 투명하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다이애나 크롤의 <Turn Up The Quiet> 앨범 중 ‘No Moon At All’은 베이스의 저음이 이 정도로 깊게 내려가나 싶고, 피아노는 그 음의 입자가 곱고 빽빽했다. 보컬도 리얼하기 짝이 없다. 전체적으로 생생하고 싱싱한 재생음이며, 확실히 파워 앰프 쪽에서 헤드룸이 넉넉하다는 인상을 풍긴다. 출력관을 3극관 모드로 바꾸면 음이 더 매끄럽고 단정해지지만 음이 조금 얇고 왜소해지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에는 감도 90dB에 10인치 우퍼 2개를 단 3웨이 801 D4로 스피커를 바꿔봤다. 소니 롤린스 곡에서는 스피커로부터 저음을 완벽히 끌어내지 못했지만, 힐러리 한이 LA 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2번 같은 경우는 오랑우탄 스피커에 비해 밀도감과 윤기가 훨씬 늘어난 소리를 들려줬다. 801 D4는 드라이빙이 조금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수월하게 구동했다.

핑크의 <Wheels Turn Beneath My Feet> 앨범 중 ‘Trouble's What You're In’은 더 견고해진 사운드 스테이지가 돋보인 곡. 댐핑 팩터가 8인데도 801 D4 스피커의 10인치 우퍼 2개를 이리 완벽히 제압할 수 있나 싶다. 다시 오랑우탄 스피커로 바꿔보면 아름드리 나무를 도끼로 찍어대는 것처럼 타격이 더 강력해진다. 생생한 라이브 무대는 더 이상 욕심이 나지 않을 정도.

확실히 A-2000 MK3은 구동력 면에서 필자의 A-1500보다 앞서고, 그 맑은 소릿결은 역대 빔관 파워 앰프 중 손에 꼽을 만하다. 청음을 적극 권해드린다.


가격 1,400만원   
사용 진공관 KT170×4, 6S4×4, 5654×2   
실효 출력 120W(8Ω, Beam Tetrode), 60W(8Ω, Triode)   
주파수 응답 20Hz-20kHz   
S/N비 -80dB   
디스토션 0.17%   
크기(WHD) 44×30×48cm   
무게 3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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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1월호 - 6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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