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Ac 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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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Ac K1
  • 김남
  • 승인 2023.11.10 14:02
  • 2023년 11월호 (61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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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블라 우퍼와 리본 트위터가 완성한 품위 높은 사운드

40년이 훌쩍 넘는 연륜의 프로악은 한 사람의 오너가 운영하는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인이 된 설립자 스튜어드 테일러는 12세 때부터 스피커를 만들기 시작, 70년대에 셀레프 오디오를 차리고 79년에 프로악을 설립한 세계 최고 엔지니어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제품들은 시종일관 사용자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판인데, 그 어느 기종을 들어 봐도 프로악 사운드는 매우 독특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강인한 해상력, 끈기, 침투력과 상쾌한 미려함, 그런 것이 기억에 남는다.

K1은 프로악에서 만든 리본 트위터를 사용하는 북셀프 스피커다. 이 스피커의 본질적인 소리는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감성적인 미드레인지와 음악적 응집력이라는 것을 미리 전제하고 리뷰를 시작한다.

리본 트위터가 급속히 보급되어 가고 있어서 리본 팬도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리본 트위터를 썼다고 해도 소리는 같지 않다. 제작사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시청기는 그야말로 리본 특성의 본질인 감성적이며 듣는 사람을 어루만지며 감싸는 듯한 맛이 탁월하다. 모처럼 그런 본질을 지키는 리본 트위터 제품을 본 듯하다.

프로악에서 콘의 재료로 케블라를 사용해 K라 이름 붙인 최고급 라인인 K 시리즈는 생산된 지 10여 년이 넘었다. 초기작인 톨보이 제품 K3이 히트한 뒤 K6, K8, K10 등이 속속 출시되었고, 이제 이 시리즈 막내인 소형기 K1이 등장했다. 1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프로악은 반대 숫자로 제품의 다양화를 꾀한 듯하다.

K 시리즈 10여 년간의 농축된 설계 끝에 등장한 이 소형기의 특장점은 상급기의 특성을 그대로 농축시켜 이어 받았다는 것. 당연히 동일한 시리즈라면 최종적으로 출시된 기종이 가격 대비 효과가 가장 높다. 오디오 제작의 A, B, C인 셈이다. 그리고 본래부터 프로악은 소형기와 스탠드 마운트 스피커 전문 제작사나 다름없을 정도로 소형 명기들을 많이 내놨다. 당연히 2웨이 소형기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켰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만큼 프로악의 소형기에 대한 수요는 현재도 왕성하다. 오히려 아파트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앞으로 스피커는 2웨이 소형기가 주력이 될 것으로 어림되기도 한다. 3웨이 대형기의 영역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이제 2웨이의 소형기의 영역은 오히려 그것을 능가하는 추세인 것 같다.

처음 볼 때 이 스피커는 특이한 받침대 형태로 인해 약간 이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인클로저 아래 작은 공간이 스탠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아래 다시 스탠드를 거치해야 되기 때문이다. 마치 이중 스탠드 같은 형상인데, 이런 배열은 아래쪽으로 향한 포트를 그 공간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하단 방향 포트는 당연히 거치의 이점이 많다. 좁은 공간에서 후면 방향 포트는 상당히 제약이 많은데, 이런 하단 포트는 거치 편의성을 제공한다. 또한 하단 포트는 편의성만이 아니라 저역의 방사를 더 효과적으로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 잘 알면서도 타사에서는 이 시청기처럼 설계를 하지 못했다. 상당히 기발한 착상이다. 어떻든 이런 형상에 약간의 적응은 필요할 것 같다. 높이 50cm의 전용 스탠드는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이 스피커의 특징은 바로 리본 트위터. 잘 만든 리본 트위터의 소리를 들으면 공중에 실크 입자를 뿌린 듯 곱고 섬세하며, 뛰어난 공간감을 과시한다. 그동안 리본 트위터는 특허의 저작권 때문에 생산 제한이 있었지만, 지금은 기간이 지나 여러 제작사에서 만들고 있는데, 시청기의 리본 트위터는 프로악 자체의 제작품. 인간 머리카락만큼 가벼운 것이 특징인 이 리본 트위터는 알니코 마그넷으로 구동되는데, 트위터에서 발생되는 높은 열에도 동일한 자력에 의해 30kHz까지 고역을 재생해 슈퍼 트위터가 별도로 필요 없다.

또한 165mm 미드·우퍼는 동사가 그동안 콘의 재료를 연구·개발해 온 끝에 완성한 가볍고 견고한 케블라 콘을 사용하며, 특히 북셀프형에 적합하게 개량된 신 드라이버다. 페이즈 플러그의 장점도 아울러 갖추고 있다. 이 드라이버를 적용한 결과 사운드 디테일이 보다 향상되고 확장의 폭이 더 넓어졌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해상력도 보다 새로워졌다. 인클로저의 제작도 상당한 수준으로 달라졌다. 내부에 아스팔트의 재료에서 뽑아 낸 특수 역청을 도포하는데, 도포된 이 반고체 물질을 통해 공진을 제어한다.

시청기를 울려 본 시스템은 EAR 프리와 파워 앰프인데, 리본 트위터의 절절한 미음이 맨 먼저 감지된다. 그 온화함이 마치 어린 시절 고모님의 음성처럼 마음을 파고드는데…, 아찔함이 느껴질 정도. 부드러운 해상력이라는 것의 실체를 아낌없이 느낄 수 있으며, 마치 품위 높은 한방 차를 한 잔 마시는 듯한 감촉이 시종일관 이어진다. 온화하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는데, 이 스피커에서는 정확한 음악의 실체도 리얼하게 떠올라 오랜만에 리본 트위터의 매력을 유감없이 만나는 듯하다.


가격 1,209만원(스탠드 별매 : 201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16.5cm 케블라 콘, 트위터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28Hz-30kHz   
출력음압레벨 90dB/W/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10-150W   
크기(WHD) 21×56.9×40.1cm, 19×50×32cm(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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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1월호 - 6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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