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ido Hi-Fi P-50MCⅡ · M-50NT
상태바
Libido Hi-Fi P-50MCⅡ · M-50NT
  • 김남
  • 승인 2023.11.10 13:50
  • 2023년 11월호 (616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결의 에센스를 바른 듯 말쑥한 사운드에 감탄

국산 반도체 앰프의 명문 리비도 하이파이에서 이미 개발된 지 10년이 되는 P-50 프리앰프와 M-50 파워 앰프의 최신 버전을 선보인다. 그동안 여러 번 손질했지만 이제 완전판이라는 소신으로 내놓은 야심기이다.

국내 진공관 장인들의 제품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반도체 앰프는 그에 못지않으면서도 평가가 좀 박하다.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더라도 이 정도 되는 품질의 해외 제품도 별로 많지가 않다. 한때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국산 반도체 인티앰프도 있어서 분위기를 달궜지만 후속작이 여세를 이어가지 못 했다. 제품이라는 것은 내용의 우수함도 중요하지만 운칠기삼이라는 것도 더 중요한가 그런 새삼스러운 의문이 들기도 한다. 국산 제품이 좀더 제 대접을 받는 시절이 빨리 오기만을 기대할 뿐.

국내의 앰프 장인들 중에서도 제품의 기술적 원리나 배경에 대한 이론으로는 리비도 하이파이 제작자가 단연 일급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그 해박한 지식과 소박한 관리 안내 등을 보게 된다. 파워 스위치 고장 같은 것은 비싼 돈 주고 수리 맡기지 말고 간단히 부품 하나 사다가 다음과 같이 고쳐 보라는 안내 같은 글을 읽으면 감동이 치민다.

이 시청기에 대한 자상한 해설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프리앰프의 볼륨 하나만 해도 굉장한 이론 기반 위에서 제작되었기 때문. 밤에 음악을 들으려고 볼륨을 낮추면 해상도가 뭉개진다는 그 약점을 해소하고, 작은 볼륨에서도 생생한 해상도를 위해 하이브리드 볼륨을 개발한 것은 특허감이다.

또한 이런 신기술이 개발되면 구 모델은 쓸모가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듈 교체형으로 만든 것도 이 제작자의 양식을 가늠할 수 있는 것들이다. 동사에서 모듈은 20여 년간 무려 14가지가 개발되었다. 당연히 이 제작자는 제품 판매보다는 기술 개발이 목적인 것 같고, 제품은 주문 제작이 원칙. 게다가 연간 몇 세트도 못 만드는데, 이는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P-50MCⅡ라는 신제품 프리앰프는 XLR 출력단의 업그레이드를 포함해, 9년 동안 기기 전체 업그레이드가 3차례 진행된 결과물이다. 이제 시청기 프리앰프 한 기종에 전용 모듈 한두 개만 첨가하면 3가지의 음색을 가진 제품을 갖게 된다. 이런 제품은 세계적으로 없었다. 매력과 실용, 기술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제품인 것이다.

M-50NT 파워 앰프도 그에 못지않다. 자기장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일(인덕터)을 이용, 시간차 피드백을 거는 방식으로 이 앰프를 제작을 했다. 이 피드백 방식은 전체적으로 음의 배경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며, 볼륨을 올려도 소란스럽지 않고 오히려 저역의 해상도가 올라가 음원의 왜곡이 현저히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무수한 시간을 투자했다니 새삼 한국 오디오 제작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스피커에 의해 가해지는 역기전력에 대한 연구도 이 제작자만큼 깊게 파고 든 엔지니어도 세계적으로 없을 것 같다. 역기전력이라는 것은 파워 앰프에서 음악 신호를 스피커로 던졌을 때 그것이 튀어서 다시 앰프로 돌아오는 현상이다. 충격을 주면 그만큼 힘이 역으로 발생되는데, 베이스 리플렉스 스피커에서 그 증상이 가장 심하다. 이것은 원초적인 음의 왜곡과 직결되기 마련인데, 그에 대한 치밀한 연구도 이분의 과제. 그 과정의 글을 읽으면 마치 한 편의 문학 작품 같기도 하다. 음을 훼손하는 역기전력을 0에서 100으로 보았을 때 어느 수치에 맞추는 것이 가장 좋은지에 대한 무수한 실험, 그 과정에서 수치보다는 효율성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고 적용한 새로운 국부 피드백 회로를 설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두 앰프에는 기존의 회로 전문가들도 의아해 하는 새로운 독창적인 기술의 집대성이 다 녹아 있다. 이 분의 해설을 읽을 때마다 오디오의 세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깊은 것인지, 왜 필생을 두고 제품을 연구하고, 또 마니아들도 생애를 걸고 오디오 탐구에 나서는지 다소나마 이해하게 된다. 한국이라는 협소한 오디오 시장, 그나마 남은 시장에서도 외국제 선호 본능, 이러한 험난한 풍토와 싸우고 있는 이 제작자에게 새삼 한 사람 오디오 애호가로서 경의를 표해 마지않는다.

소리를 울려 본 스피커는 하베스 SHL 5 플러스 XD. 단숨에 느껴지는 감촉은 청결의 에센스 같다는 것. 소리가 이렇게 말쑥할 수 있다니…. 제품을 처음 들었을 때 다른 제품들과 달리 지나치다 싶을 만큼 매끈한 소리가 들려 다소 이질적이었는데, 그 후 제품의 기술적 배경을 읽고 나니 비로소 납득이 된다. 깨끗이 청소해 놓은 실내에 들어와 왜 이렇게 깨끗하냐는 그런 헛소리를 한다면 얼마나 기가 막힐 것인가. 또한 강렬함과 끈기, 뛰어난 해상도와 정숙미도 주목할 만하다. 보컬은 다소 냉정하지만 그 뛰어난 발성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이게 명기가 아니면 어디서 명기를 찾을 것인가. 


P-50MCⅡ 
아날로그 입력 RCA×3, XLR×1   아날로그 출력 XLR×1   입력 임피던스 100㏀(RCA, V10 모듈), 10㏀(XLR)   입력 감도 150mV(RCA), 1V(XLR)   출력 게인 1V(RCA, V10 모듈), 3V(XLR)   출력 임피던스 20Ω   재생 주파수 대역 15Hz-60kHz(±0.1dB, V10 모듈)   크기(WHD) 33×8.8×30cm   무게 5.5kg

M-50NT 
출력 방식 가상 A급 역상 바이어스 3단 달링턴   실효 출력 110W(8Ω)   재생 주파수 대역 10Hz-40kHz(±1dB)   아날로그 입력 XLR×1   입력 임피던스 40㏀   입력 감도 1.2V   전원부 용량 600VA   NFB LCR 방식   크기(WHD) 33×10.5×37cm   무게 12kg

61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3년 11월호 - 616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