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ntosh ML1 MK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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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Intosh ML1 MKⅡ
  • 장현태
  • 승인 2023.10.12 12:05
  • 2023년 10월호 (61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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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토시 최초의 스피커에 최신 기술력을 담다

요즈음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하이파이 브랜드들은 그들의 올드 명기들을 유행처럼 재조명해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런 빈티지 스타일 제품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매킨토시도 꾸준히 올드 명기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에는 동사가 최초로 만들었던 ML1 스피커의 재조명을 통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ML1은 1970년에 소개되었는데, 외부 이퀄라이저와 좌우 대칭형 구조로 되어 있었으며, 당시 상당한 고성능 스피커로 알려져 있었고, 1977년 단종될 때까지 동사를 대표하는 스피커로 명성을 날렸다. 아쉽게도 필자는 오리지널 ML1을 경험해 본 적은 없어 비교할 수 없지만, 반세기만에 재탄생된 새로운 ML1이 어떤 부분들을 계승했고 어떤 부분들이 현대적인 모습으로 변화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철저한 고증을 거쳐 오리지널 레트로 스타일을 반영한 디자인이다. 전면 그릴은 우드 액자 스타일을 유지했고, 오리지널에서 사용한 수직 우드 가이드 대신 블랙 니트 천에 메탈 트림을 적용해 고전적이면서 세련된 스타일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 그릴을 자석으로 탈·부착하도록 했다. 캐비닛 구조는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밀폐형이며, 바니쉬 오일로 마감한 미국산 월넛 목재와 새틴 마감 베니어를 사용해 빈티지 인테리어 가구를 보는 듯하다. 전용 스탠드는 기울어진 스타일로 세트화 되어 있으며, 브랜드 로고와 모델명은 큼직하게 다이캐스트 알루미늄 네임 배지로 제작해 빈티지 스타일을 더욱 강조했다.

두 번째로 오리지널 버전의 외부 이퀄라이저 대신 새로운 드라이버들과 네트워크를 적용했다. 특히 드라이버들은 고증을 통한 복각을 추구하기보다는 최신 성능을 고려한 현대적인 드라이버들을 적용했다. 4웨이 5스피커 구성으로, 크로스오버는 180Hz, 500Hz, 4.5kHz로 세팅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12인치 대구경 우퍼인데, 폴리프로필렌 콘, 대형 더스트 캡과 서브우퍼용에 가까운 두꺼운 러버 에지가 적용되었다. 마그넷은 특허 받은 LD/HP 자기 회로를 적용해 대구경만이 가진 에너지를 만들었으며, 그 결과 최저 재생 주파수가 27Hz인 마치 서브우퍼와 같은 초저역 재생이 가능하지만, 구동은 만만치 않다. 트위터와 미드레인지를 공진 방지를 위해 견고하게 제작된 트랜지션 플레이트에 부착해 마치 하나의 모듈처럼 만들었고, 독립적인 캐비닛 공간에 장착했다. 사용된 트위터는 XR50, XR100 스피커와 동일한 0.75인치 티타늄 돔 트위터다. 이 스피커는 500Hz 크로스오버로 미드레인지 대역을 구분해 놓았는데, 중·고역용 미드레인지로 소프트 돔 타입의 2인치 사이즈 1개를 사용하고, 중·저역용은 폴리프로필렌 콘와 고무 에지로 제작된 2개의 4인치 미드레인지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흔히 1kHz 근처 크로스오버로 발생되는 딥 현상을 없애 보컬 재생에서 명료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후면 바인딩포스트 단자는 4웨이 기반의 멀티웨이 구조인 만큼 LF와 HF가 구분되어 있으며, 동사의 앰프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Solid Cinch 바인딩포스트 단자를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사운드와 앰프 매칭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 외관 디자인만 보면 빈티지 스타일이라 음압 레벨이 높고 쉽게 울릴 수 있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일반적인 빈티지 스피커들과 달리 SPL이 85dB로 상당히 낮으며, 허용 입력도 최대 600W도 높고, 밀폐형 구조이기 때문에 실제 사운드를 체험해 보면 우퍼의 구동이 만만치 않은 스피커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앰프는 충분한 출력이 있어야 하며 볼륨을 높여야 제대로 재생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동사의 MC462, MC611과 같은 400W 이상의 출력을 내는 앰프를 추천하며, 바이앰핑으로 사용해 본다면 MC451과의 매칭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번 리뷰에서는 매킨토시 MC462 파워 앰프와 C53 프리앰프를 통해 충분한 에이징과 볼륨을 높여 진행했다. 특히 리뷰를 위해 리스닝룸에서 한 달 가까이 사용하면서 에이징을 진행했는데, 에이징 전 사운드로는 오판할 수 있으니 참고 바란다.

보컬 곡은 시카고의 ‘Hard to Say I'm Sorry’를 들어 보았는데, 메인 보컬 피터 세트라의 목소리 톤에서 올드 사운드 스타일이 아닐까 라는 편견이 바로 사라졌다. 중역대의 분해력과 도드라지는 직진성을 느낄 수 있었고, 본격적인 밴드 연주 파트에서 드럼의 임팩트와 존재감을 만들어 주었다. 베이스와 킥 드럼의 저역 영역에서 12인치 우퍼의 짧고 강렬한 저역 임팩트를 느낄 수 있었는데, 쉽게 퍼지지 않고 견고한 성향이었다. 일렉 기타와 브라스, 건반의 가벼운 느낌은 올드 녹음 스타일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었다.

재즈 곡은 소니 롤린스의 ‘St. Thomas’를 선곡해 보았다. 올드 모노 녹음이지만, 테너 색소폰과 드럼, 베이스, 재즈 피아노가 만들어 낸 가장 강렬한 곡이다. 테너 색소폰의 질감을 과감히 드러냈었고, 강렬한 리드 떨림과 함께 생동감을 더해 주었다. 곡의 하이라이트인 드럼 독주 파트에서는 강력한 탐과 스네어의 타격감을 전달해 주었는데, 거대한 비현실적인 저역이 아닌 응집력 있고 견고하게 재생되었다. 곡의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고 전개가 빠른 흐름은 아메리카적인 향기를 가진 유전자임이 분명했는데, 유난히 재즈 곡에서의 감성이 뛰어났다.

마지막 곡은 막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를 게리 카의 콘트라베이스와 하몬 루이스의 파이프 오르간 반주로 선곡해 보았다. 이 곡은 콘트라베이스의 과도한 울림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지만, 통 울림이 많은 빈티지 스피커의 경우와는 완전히 다른 성향으로 불필요한 부밍 유발되지 않고 단정하고 견고한 저역이었다. 밀폐형에 캐비닛 공진도 생각보다 적었으며, 중역대가 부각되어 콘트라베이스 활의 움직임은 명쾌했고, 파이프 오르간도 직설적이고 잔향이 많지 않았다.

사운드는 상당히 개성이 강했고, 아메리카 스타일 음색이 짙은 편이었다. 재즈, 팝, 밴드 연주에서 가장 돋보였으며, 특히 에너지가 강하고 중역대의 분해력이 강조되는 곡에서 장점을 지녔다. 철저히 매킨토시 앰프 매칭을 고려한 튜닝으로, 매킨토시 컬러가 강조된 중독성 있는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만큼 ML1 MKⅡ는 현대의 스피커들의 모니터 성향이나 밸런스 중심의 성향과는 개념을 달리한 매킨토시 전용 스피커라고 언급하고 싶다. 그리고 외관 스타일은 빈티지 감성이지만, 사운드는 빈티지 스타일에서 들을 수 있는 중·고역의 답답함을 벗어 버렸고 개방감이 강조되어 있다. ML1 MKⅡ 스피커의 목적은 모니터 성향이나 스윗 스팟 포인트 리스닝용이라기보다는 넓은 공간에서 넉넉한 저역을 바탕으로 중역의 선명도를 전달하는 용이며, 그렇기 때문에 요즈음 유행하는 빈티지 숍과 같은 분위기에 가장 안성맞춤이다. 무엇보다 매킨토시 팬들에게는 빈티지 감성이 함축된 시각적인 즐거움과 세트의 매력을 불러일으키는 만큼 취향 저격의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가격 1,980만원   
사용유닛 우퍼 30.4cm, 로우어 미드레인지(2) 10.1cm, 어퍼 미드레인지 5cm 소프트 돔, 트위터 1.9cm 티타늄 돔
재생주파수대역 27Hz-4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80Hz, 500Hz, 4500Hz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75-600W   
크기(WHD) 38.1×66.4×34cm, 40.6×40.6×20cm(스탠드)   
무게 28.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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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0월호 - 6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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