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ma Audio Revo DAC-1 R2R O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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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ma Audio Revo DAC-1 R2R Option
  • 김남
  • 승인 2023.10.12 10:57
  • 2023년 10월호 (61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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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R D/A 컨버터의 매력을 멋지게 들려주다

노르마 오디오는 1987년 이탈리아 크레모나(Cremona)에서 설립된 30여 년 역사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제작사. 시청기 DAC-1은 현재 노르마 대표를 맡고 있는 엔리코 로시가 개발한 DAC로, DAC 분야에서 고급기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대표 기종이기도 한데, 노르마의 기술력을 과시하며 이제 이 종목에서는 세계적으로 A급의 반열에 올라있는 인기 기종이다. 음질의 고급화는 물론이고, 별로 비싸지도 않으면서도 고가 기종과 맞장 뜨기 때문에 이 가격대보다 2배 이상 비싼 제품과도 비교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소문났다. 싸고 좋으면 상품은 어떤 것이든 성공한다.

시청기의 특징으로 거론할 수 있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은 R2R 래더 설계라는 것(옵션 사양이기는 하지만). 기술적 설명은 전문가의 해설을 들어야 할 범위지만, 아마추어로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일반적 DAC와 달리 R2R 래더 방식은 1㏀ 저항과 2㏀ 저항 또는 2㏀ 저항과 4㏀ 저항, 이런 식으로 정확히 2배 차이가 나는 2개 저항들을 마치 사다리 형태로 연결, 입력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출력하는 기술이다. 이 설계 방식은 물론 제작이 까다롭다. 각 저항의 성능이 일치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어떤 트러블도 허용되지 않는 정밀도가 관건이라 상당한 기술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당연히 대량 생산도 어렵다. 가격도 당연히 비싸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제작사에서는 이쪽 세계에서는 전설적인 칩으로 통하고 있는 버브라운 PCM1704를 사용해 별로 특별한 고가를 내세우지 않고 만들어 냈다. 잘만 만들어지면 최고의 수준이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그런데 이 칩은 단종되고 말았다. 이유는 채산 때문. 델타 시그마 방식이 주류를 차지하면서 사용처가 줄어들었고, 생산을 계속하기 어려워 결국 단종 상태로 들어가고 말았는데, 노르마에서는 일찌감치 그런 것을 예상, 독자적으로 재고를 확보해 놨다. 칩은 반영구적이므로 한 번 구입하면 다른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PCM1704과 함께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DF1706 8배 오버샘플링 디지털 필터를 함께 사용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본적으로 코액셜 2개, 옵티컬, AES/EBU, USB B 총 5개의 디지털 입력, 그리고 아날로그 출력으로는 RCA, XLR을 지원하는 이 D/A 컨버터는 기술적 특징이 즐비하다. I/V 컨버전과 출력단을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만든 점이 주요하며, 지터 대책을 위해 22MHz와 24MHz 사양으로 구분된 클록 2개를 사용한 점도 특별하다. 그리고 오버샘플링 주파수를 44.1, 48.0, 88.2, 96, 176.4, 192kHz 또는 오토로 설정할 수 있으며, 롤-오프 필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전원부의 경우, 디지털과 아날로그 출력단에 별도의 파워 서플라이를 넣는 것은 기본이고, 총 13개의 전원 레귤레이터가 동원되었으며, 거기에 다수의 저 임피던스 커패시터로 높은 필터링 용량을 구현했으며, 오디오용 토로이달 트랜스를 제대로 투입하고 있다. 섀시는 풀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다. 이상이 본 시청기에 대한 개략적이고 주요한 설명이다.

개인적인 평가가 아니래도 오디오 제품 중 근래 가장 발달한 분야는 D/A 컨버터 쪽이 될 것이다. 진공관 앰프나 반도체 앰프, 스피커 등에서도 좋은 부품이 만들어져 소리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고가 제품이라고 해도 획기적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다소 머뭇거려진다. 처음에는 그런가 싶어도 좀 사용하다 보면 슬슬 뭐 별로 바뀐 게 없는데 라는 것이 오디오 기기의 일반론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종에서는 어느 누가 들어도 그 차이가 확실해졌다. 아무리 잘 만든 브라운관 TV라 해도 싸구려 LCD TV를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시청기를 ATC 제품으로 구성된 시스템으로 울려 봤다. 음의 정밀도가 갑자기 증가한다. 너무 깨끗해 음장감이 축소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시야가 맑아진다. 대단한 변화를 순식간에 맛보게 되는 것이다. 현은 단단하게 치고 올라가며 적당히 느슨해지는 경우가 없다. 현 독주에서 때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마치 플루트의 소리처럼 음이 풀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인데, 그런 경우를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 피아노 독주를 들으면 그런 감탄이 최고조에 달한다. 모든 음은 정석 그대로이며, 곁가지나 양념스러움도 제거됐다. 모든 제품은 공치사 설명이 많은 법이지만, 이 기종은 공치사가 아닌 그야말로 정확한 설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가격 680만원   
DAC PCM 1704 24비트   
오버샘플링 DF 1706 8×디지털 필터   
디지털 입력 AES/EBU×1, Coaxial×2, Optical×1, USB B×1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0-2MHz(±3dB)   
출력 전압 3V(RCA), 6V(XLR)   
출력 임피던스 200Ω 
크기(WHD) 43×7.5×35cm   
무게 1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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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0월호 - 6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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