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ipsch Heresy Ⅳ
상태바
Klipsch Heresy Ⅳ
  • 김남
  • 승인 2023.10.11 17:44
  • 2023년 10월호 (615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사이즈와 스타일

헤레시는 클립쉬의 스피커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이즈와 스타일인 것 같다. 들여놓는다면 어떤 방에서도 거치하기 좋고 존재감이 확실하리라. 적당한 스탠드를 제작할 수도 있고, 아니면 마음 편히 집안에 널려 있는 백과사전 같은 것을 몇 개 포개고 올려놔도 우아한 풍치를 과시할 수 있겠다.

교수실에는 좋은 책장이 없다. 그냥 허름한 책장에 되는대로 책이 들어차고 쌓여 있는데, 그런 것이 번쩍이는 마호가니로 제작한 고가의 책장에 화려한 책들이 질서 있게 들어차 있는 공직자나 사업가의 방보다 훨씬 더 품격이 높아 보인다. 이 시청기 같은 제품도 고역의 높이가 어쩌고저쩌고 따질 것 없이 그냥 방바닥에 적당히 거치하고 싶어지는 유혹이 느껴지는 것이고, 그래야 존재감이 더 강조될 것 같다. 그러한 전문성, 편안함이 저절로 느껴지는 기종이다.

‘이제 귀하는 고음질 오디오 역사상 가장 존경받고 높은 평가를 받는 스피커 중 하나를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장은 클립쉬에서 강조하고 있는 문구 중 하나다. 사실 이 기종은 클립쉬에서 60년 이상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스피커라는 매우 드문 기종이기도 하다.

클립쉬에는 수많은 기종이 있는데, 창립자 Paul W. Klipsch가 첫 번째 만든 스피커 클립쉬혼 다음에 만든 스피커가 헤레시다. 1957년에 처음 소개되었는데, 그것을 크게 손보지 않은 채 개량시켜 지금 4세대에 이르렀다. 실로 기적 같다. 클립쉬의 유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한 클립쉬 본사는 현재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 있지만, 이 기종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아칸소 주 호프에 있는 제조 시설에서 전적으로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현재 모델인 시청기의 버전은 Ⅳ로 달라졌기에 첫 버전에서 많은 업데이트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음악을 들어 보면 그 차이점을 지적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 스피커는 이미 첫 단계에서 소리의 대부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부의 제품에서는 오히려 버전 업 제품이 그 이전 제품보다 소리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논쟁이 벌어지는 것도 왕왕 보이며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당연히 AB 테스트 같은 것은 해볼 수 없었지만, 자료에 의하면 음질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해 오디오 스펙트럼의 양쪽 끝에서 주파수 응답이 확장되었고, 전력 처리 능력이 향상되었으며, 효율성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기존 제품에서는 약간의 주파수 응답 불규칙성이 발생했지만 그것을 제거했다는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공신력을 지닌 전통의 제작사에서 노회한 기술진들의 분석이니 믿는 것이 당연할 터이다.

기술진들은 조그마한 차이점에도 민감하니 그들의 주장을 좀더 첨가하자면, 이 헤레시 Ⅳ 모델은 1957년에 출시된 모델과 완전히 다를 뿐만 아니라 2006년에 출시된 Ⅲ 버전과도 실질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변화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베이스 리플렉스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기존의 관형 또는 직사각형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를 사용하지 않고, 지금 클립쉬 제품의 상징과 같은 트랙트릭스 포트를 사용했다. 이러한 변화만으로 헤레시 Ⅳ의 저역 재생이 58Hz에서 48Hz로 10Hz 향상되었다.

또한 새로운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가 채용되었다. 이전 Ⅲ 버전의 미드레인지 컴프레션 드라이버는 다이어프램이 티타늄으로 만들어졌지만, 새로운 K-702 드라이버는 폴리이미드로 만들어졌으며, 보다 뛰어난 디테일과 다이내믹을 제공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K-704 트랙트릭스 혼과 결합되어 850Hz-4.5kHz 주파수 대역을 재생한다. 트위터도 Ⅲ 버전과 동일한 티타늄 다이어프램을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페이즈 플러그를 적용해 훨씬 더 넓은 고주파 분산을 가능하게 했고, 결과적으로 스윗 스팟이 더 넓어진 것도 개량 점의 하나. 또한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에 대한 업데이트로 있어서 그런지 크로스오버 지점을 5000Hz에서 4500Hz로 500Hz 낮췄는데, 당연히 왜곡이 다소 감소했다.

이런 복잡하고 얼른 해독이 어려운 정보를 읽을 때마다 연구실에서 각종 장비로 테스트하고 비지땀을 흘려 가며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평생 동안 그런 고난이도의 세계로 몰고 있는 것일까?

시청기는 이미 수많은 평가가 공개되어 있다. 뛰어난 저음과 선명도, 생동감, 그리고 크기와 상관없는 광대한 음장감, 효율이 높아 사용상 매칭의 편의성이 뛰어난 점 등이 주로 거론된다. 약간 큰 룸일수록 소리가 더 좋다는 평가도 있다. 마란츠 스테레오 70s로 물려 보니 그 리얼하면서도 강렬함, 야생마같이 생기 절절한 음감이 가슴을 사로잡는다. 인간이 만들어 낸 스피커의 존재 이유를 평가할 수 있는 제품이다.


가격 42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TRACTRIX)
사용유닛 우퍼 30.4cm K-28-E, 미드레인지 4.4cm K-702 폴리이미드 다이어프램 컴프레션, 트위터 K-107-TI 티타늄 다이어프램 컴프레션
재생주파수대역 48Hz-20kHz(±4dB)   
크로스오버 주파수 850Hz, 4500Hz   
출력음압레벨 99dB/2.83V/m 
임피던스 8Ω   
파워핸들링 100W   
크기(WHD) 39.3×63×33.6cm   
무게 20.4kg

61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3년 10월호 - 615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