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delix T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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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delix T71
  • 이승재 기자
  • 승인 2023.10.11 16:24
  • 2023년 10월호 (61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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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할 큐델릭스의 신작

BTS의 놀라운 성공 이후 다시 세계적인 가수가 나올까 싶었는데 뉴진스가 등장했다. 큐델릭스 5K같이 매력적이 제품이 또 나올까 싶었는데 떡 하니 등장했다. 큐델릭스의 신작 T71이다. T71은 USB C 입력의 D/A 컨버터이자 헤드폰 앰프 겸 프리앰프인데, 이번에는 블루투스 입력은 제외되었다. 이 기기는 PC와 USB C 케이블로 연결해 사용하거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는 USB C to C 케이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은 아직은 별도의 애플 카메라 킷이 필요하다.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나 플레이스테이션 5(최근 업데이트로 PS5 USB 모드가 생겨났다) 등과도 사용할 수 있다.

T71와 5K

외모를 보면 이전 5K보다 커진 40×84×16mm(WHD) 크기가 눈에 띄는데, 디자인은 사각의 심플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5K와 다르게 디스플레이가 있어서 T71의 방대한 상태 정보를 표시하며, 4개의 LED 버튼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입력은 USB C이며, 출력은 3.5mm 언밸런스, 2.5mm 밸런스, 4.4mm 밸런스가 있다. 그리고 USB C가 하나 더 있는데, 여기에 비밀이 있다. 이어폰 제조사 AME에서 제작 중인 T71 전용 인이어 이어폰(좌우 각각 4개의 드라이버가 적용된)을 위한 8채널 출력 인터페이스인 것. 그리고 섀시의 폭 파인 두 부분은 고감도 MEMS 마이크가 있는 부위이며 USB 마이크 기능을 지원한다. 섀시의 상부는 알루미늄, 바닥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된 것은 이유가 있는데, 바로 배터리 교체를 쉽게 하기 위한 것으로, 덕분에 배터리 수명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참고로 배터리 용량은 1000mA, 배터리 타임은 4-10시간 정도다.

이 자그마한 기기에 방대한 기능을 넣어 놔서 어디에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먼저 특별한 점부터 소개하면, 일반적인 2채널(32비트/384kHz) 스테레오 모드뿐만 아니라 7.1채널 서라운드 모드(32비트/96kHz)까지 갖췄고, 또한 최대 8채널의 멀티채널 소스를 T71이 직접 받아 독점 알고리듬을 사용해 내장된 DSP로 최대한 손실되지 않게 다운 믹싱한다. 거기다 각 채널을 사용자가 직접 상세하게 조절할 수도 있게 되어 있다.

내부를 살펴보면 더 놀라게 되는데, ESS 사의 사브레 하이파이 DAC ES9219를 4개 사용하며, 여기에 TI 사의 INA1620 OP 앰프 2개를 더해 풀 밸런스 회로로 만들었다. 출력의 경우 언밸런스 최대 4V, 밸런스 최대 8V(노멀 게인의 경우 2V/4V)로 어떤 기기와 연결해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 그리고 여타의 USB DAC와는 다르게 USB 인터페이스에 이미 만들어진 XMOS 칩 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NXP 사의 최신 시스템 반도체 I.MX RT600(Arm Cortex-M33, Cadence Xtensa HiFi4 내장)을 기반으로 USB 오디오 클래스 솔루션을 직접 개발해 적용했다. 그래서 기존 제품과 월등히 차이 나는 기능과 편의성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T71은 기기의 버튼으로 기능을 설정할 수 있지만 보다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PC(Windows, macOS)의 크롬 브라우저에서 웹 스토어에 들어가 ‘Qudelix’ 앱을 검색해 설치해야 한다. 이 앱을 설치하면 크롬의 확장 프로그램에서 실행할 수 있는데, 실행해 보면 다양한 설정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먼저 연결 상태, 펌웨어 버전, 보증 기간을 볼 수 있고, 배터리 상태와 전원 관리 모드, 충전 컨트롤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T71은 두 가지 전원 관리 모드가 있다.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USB 전원으로만 동작하는 USB 전원 모드, 시스템 코어 CPU는 USB 전원을 사용하고 DAC와 앰프는 배터리 전원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가 있는데,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경우 하이브리드 모드를 권장한다.

LED 버튼과 디스플레이 밝기 조절

또한 LED 버튼과 디스플레이 밝기 조절(완전히 끌 수도 있다)과 자동 오프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입력 선택에서는 2채널/384kHz, 7.1채널/96kHz, PS5로 USB 모드를 선택할 수 있고, 7.1채널일 때 DSP 채널 모드를 Force Lock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세 가지 FS 모드와 기기의 버튼을 눌렸을 때 USB 모드 변경 방식을 설정할 수 있다. 볼륨 조절도 7.1채널 모드일 때는 전 채널의 볼륨을 소스 볼륨, T71 볼륨 각각 조절할 수 있다. 2채널일 때는 메인 볼륨과 좌·우 볼륨을 조절할 수 있는데, 소스 볼륨, T71 볼륨 각각 조절할 수 있다. 옵션으로 임피던스와 감도를 설정할 수도 있다. 그 다음 DAC/AMP 항목으로 가면 스탠더드, 퍼포먼스 두 가지 프로파일을 선택할 수 있는데, 퍼포먼스가 더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다. 출력을 노멀 게인, 하이 게인 두 가지로 설정할 수 있는데, 하이 게인이 6dB 더 출력 레벨이 높지만 노멀 게인이 노이즈가 더 적으므로 출력이 부족하지 않다면 노멀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디지털 필터도 7개나 있으니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DSP 항목이 압권인데, 유저 EQ(10밴드)와 스피커 EQ(10밴드)로 정말 섬세하게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오토 EQ 프리셋을 보면 각종 이어폰, 헤드폰의 이름 나열되어 있는데, 선택하면 그 이어폰, 헤드폰을 하만 타깃 커브로 맞춰 준다. 정말 하루종일 설정만 할 수도 있겠다.

시청은 하이파이 오디오 잡지이니 만큼 좀더 도전적으로 T71의 프리·DAC단을 활용해, 하베스 P3ESR XD 스피커, 이글스톤웍스의 더 엠마 에볼루션 스피커, 벨 칸토의 REF601M 모노블록 파워 앰프, EAR의 509 MK2 모노블록 파워 앰프 등을 호화롭게 연결해 본다. 소스는 노트북과 연결한 상태. 사실 연결하기 전부터 고출력 앰프와 연결하는 것이라 노이즈가 제법 나올 텐데 걱정했지만, 제로 노이즈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깨끗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쉽게 믿기지 않아 볼륨을 이리 저리 한 스텝씩 올리고 내려 보지만 역시 같은 결과. 정말 정숙하다. 게다가 T71의 4.4mm 밸런스 출력이 접지가 있어서 앰프들과 밸런스 연결을 해도 여타의 문제가 없다.

참고로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들이 프리앰프로 활용해 볼까 하다가 실제 연결해 보고는 미묘한 노이즈 때문에 포기할 때도 많았는데, T71은 프리앰프로서의 확실한 기본기를 보여 준다. 특히 해상력이 강조된 음원들을 들어 보면, T71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나는데, 그 정돈된 선예도와 투명함은 굉장히 수준 높다. 아마 제품을 손수건으로 가리고 지금의 시스템을 들었다면, 대부분 당연히 같은 급의 프리앰프를 연결했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실제 시청실을 오고가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지금 연결된 것이 이 작은 제품이 맞냐며 혼란스러워할 정도. 전체적으로 굉장히 정돈되고 정확한 사운드를 특징으로 하며, 요즘 유행하는 하이파이 트렌드와도 잘 맞아 떨어지는 인상이다. 특히 해상력 쪽을 너무 강조하면, 굉장히 차갑고 경질의 느낌으로 음악 듣는 즐거움이 많이 감소되는데, 딱히 그런 성향도 아니다. 오히려 고급 DAC에서 느낄 수 있는 윤기 있는 부드러움도 담아내며, 하이파이적인 즐거움을 멋지게 상기시킨다.

프리앰프 연결로 기존 5K와도 비교하면서 들어봤는데, 확실히 T71이 모든 면에서 한 수위. 해상력, 투명도, 그리고 공간감까지 훨씬 더 그레이드 높게 들려온다. 특히 음의 질감적인 면모도 잘 살아나는데, 악기의 특징이나 보컬의 습관까지도 정확하게 캐치될 정도로 만족스러운 변화이다. 굳이 A/B 테스트로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들어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시스템에서 고급 DAC로 교체했을 때의 그 감각으로 체감이 극명한 편이다.

2채널로 설정하고 헤드폰으로도 들어 본다. 이쪽도 역시 그레이드가 상당히 올라갔다. 중·고음의 퀄러티가 확실히 다음 세대의 제품임을 알려 주는데, 해상도, 선예도, 정위감 모든 것이 한층 더 발전한 느낌. 흔히 이야기하는 음질 좋은 제품의 퍼포먼스를 확실히 보여 준다. 특히 저음의 밸런스도 좋아졌는데, 5K가 다이내믹한 저음의 풍성함을 강조했다면, T71에서는 좀더 안정화된 굉장히 고급스러운 저음의 유려함을 선사한다.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를 생각한다면 확실히 T71 쪽 튜닝이 더 정답에 가깝다는 인상. 전체적으로 공간감이나 입체감도 훨씬 크게 느껴진다. 무대 자체가 몇 배나 더 커진 듯한 느낌인데, 역시 고급 DAC를 연결했을 때의 그 확장감이다. 특히 이렇게 스테이지가 커지면 그 중간이 텅 빈 듯한 느낌이 들 때도 많은데, 빈 공간 없이 정말 사운드의 밀도감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도 인상 깊다.

T71은 지난 5K에서도 느꼈지만 단순히 성능·스펙만으로 좋은 제품이 아니라 끝없이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수동적으로 맞춤 세팅에 만족할 수도 있지만, 능동적으로 자신의 세팅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처음엔 어려워도 또 원리를 알게 되면 굉장히 즐겁다. EQ 세팅의 정점을 담아냈으면서도, 멀티채널이라는 세계관 확장으로 영화, 게임까지 더 화려하게 즐길 수 있다. 5K의 성공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T71은 또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해외 매체에서 수상 소식이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격 39만9천원   
소재 알루미늄 바디   
디스플레이 240×135 컬러 OLED   
ARM·DSP NXP iMXRT600   
DAC ES9219 Sabre HiFi×4  
OP 앰프 TI INA1620×2   
USB DAC(32비트) 384kHz×2채널(스테레오 모드), 96kHz×8채널(트루 7.1 모드)
출력단 3.5mm 언밸런스(최대 4V), 2.5/4.4mm 밸런스(최대 8V)
고정밀 MEMS 오디오 클록 지원   
배터리 1000mA   
전용 크롬 앱 지원   
20 밴드 EQ 지원   
크기(WHD) 4×8.4×1.6cm   
무게 75g   
제조 Made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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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0월호 - 6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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