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NOTE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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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NOTE P-3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3.09.08 17:53
  • 2023년 09월호 (61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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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노트를 주목하라, 역대급 프리앰프 탄생

현재 일본에서 가장 핫한 하이엔드로 떠오른 소울노트(SOULNOTE)가 가을부터 공식 수입이 시작되었다. 이달의 브랜드 스토리에서 소개되었듯이, 소울노트는 마란츠 저팬에서 하이엔드 오디오를 위해 독립한 단일 부티크 브랜드이다. 마란츠에 뿌리를 둔 만큼, 자칫 마란츠 모델 7, 9 같은 제품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다른 방향의 하이엔드이다. 현재 소울노트의 모든 기획과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오직 한 사람으로, 2016년부터 개발의 전권을 부여받은 카토 히데키이다. 그는 과거 NEC와 마란츠 저팬을 거쳐 소울노트에 합류한 엔지니어. 백그라운드만 보면 전형적인 일본 하이파이 업체의 고루한 엔지니어일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사석에 만난 그는 주파수와 전압 같은 스펙 대신에 진동, 공기, 음감, 음촉 등의 사운드적인 부분을 중시한 설계를 추구한다. 일본식 스펙 위주의 정형화된 오디오 설계, 생산을 경멸하기까지 하는 그는 오직 순수하고 자유로운 음의 재현을 위해 주파수 스펙 위주의 하이파이 평가 기준을 단호히 거부한, 탈일본적이며, 유럽식 하이엔드 부티크적인 설계를 하고 있다. 그 기술의 결정판은 소울노트의 최상위 라인인 3 시리즈에 고스란히 담겨 있고, 리뷰 제품 P-3은 소울노트 기술력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보여주는 쇼케이스이다.

2020년에 발매된 P-3은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로 프리앰프치고는 꽤 큰 몸체를 지녔다. 속을 열어보면 부품들이 한가득 채워져 있고, 일본식 물량 투입이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프리앰프의 증폭부는 전체 크기 중 10%도 채 되지 않은 매우 작은 부분이고, 나머지는 모두 전원부와 볼륨, 실렉터를 자체 개발한 특수 부품으로 풀어낸 결과물들이다.

일단 프리앰프의 기본 회로는 동사의 플래그십 SACD 플레이어, S-3 개발에서 사용된 Type-R이라는, 논-피드백 회로를 사용했다. 타 하이엔드에서도 피드백을 쓰지 않은 회로를 강조하는 경우가 흔하긴 하지만 그런 제품 대부분은 글로벌 피드백이 없을 뿐, 회로 중간 중간의 로컬 피드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P-3은 아예 피드백이 없는 초간결한 증폭 회로로 Type-R 회로를 내세웠다. 일반 증폭 회로들이 입력부터 출력까지 약 20개 정도의 트랜지스터로 회로를 꾸미는 데에 비해, 이 Type-R은 좌우 듀얼 모노럴 구조에 밸런스드 회로로 설계했음에도 불과 4개의 트랜지스터와 8개의 저항만 사용한 회로로 구성되어 있다. 간결함의 극대화는 신호 경로와 전원 회로에도 이어져, 후면의 입력에서 증폭 후 출력까지 패턴의 거리가 10cm가 채 되지 않고, 전원 회로로부터 프리앰프로의 전원 공급 라인도 물리적으로 거의 회로 위에 고정되어 마찬가지로 최단거리로 전원 공급이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피드백의 제거와 초간결 회로로 1MHz의 응답 특성을 자랑하는 광대역 하이스피드 성능을 자랑한다.

P-3의 또 다른 개성이자 장점은 볼륨과 실렉터이다. 외부 입력으로 인한 노이즈 유입 등을 막기 위해 실렉터는 입력마다 2개의 신호 라인과 1개의 접지를 모두 릴레이로 컨트롤하는 구성이다. 그런데 일반 릴레이가 아니라, 최고 성능의 릴레이라는 수은 릴레이의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플라스틱 수지 타입이 아닌 자체 개발한 특별 부품인 유리관 릴레이를 사용했다. 자체 개발 부품 번호가 붙은 RSR-2-12D 유리관 릴레이는 타사의 릴레이들에 비해 10배 이상 되는 고가의 특주 부품으로, 모든 입력 선택과 볼륨 제어에 사용되어, P-3 1대에는 무려 94개의 유리관 릴레이가 투입되고 있다. 저항도 마찬가지다. 비샤이의 산하 제조사에 의뢰해서 생산했다고 하는, 인공위성 등에서 사용하는 초고정밀 포일 저항만을 사용했다. 저항 위에 일체의 보호막을 입히지 않은 네이키드 포일 저항은 일반 오디오용 저항과 비교해도 부품 가격이 100배 이상 비싼 부품인데, P-3 1대에 무려 150개가 넘는 네이키드 포일 저항이 투입되었다.

이 외에도 기술적인 특징은 +/- 신호 외에 접지까지 모두 릴레이로 절환되는 설계를 하고, 접지들은 좌·우 회로를 분리하고, 전원부와 오디오 회로도 분리하고, 섀시 접지도 모두 분리시켰다. 플로팅 구조의 접지 설계를 하여, 사운드적으로 완전히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심도 깊은 입체감의 무대를 그려낸다. 전원부 또한 좌우 모노럴 설계로 280VA급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각각 1개씩 사용하고, 컨트롤 회로용 전원부에도 별도의 트랜스포머를 넣어, 총 600VA 분량의 전원부 설계가 P-3 1대에 투입되었다.

테스트에는 락포트의 라이라 스피커와 크렐의 KSA-i400 파워 앰프를 사용했다. 듣자마자 알 수 있는 것은 굉장히 빠른 스피드와 광대역의 응답 특성이 주는 다이내믹의 극치이다. 음의 시작과 끝이 빠르고, 미세음의 표현력이나 대음량에서의 변화 등이 거침없이 그려진다. 마치 파워 앰프를 바꾼 듯한 힘과 역동성이 느껴진다. 인위적인 색채감이나 억압감이 하나도 없어서 마치 날 것을 듣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데, 그러면서도 매우 디테일하고 세밀한 입자들의 표현도 치밀하다. 경쟁할 수 있는 일본산 앰프들과는 완전히 다른, 차별화된 사운드다. 스피드와 투명도는 골드문트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다이내믹한 표현은 마치 크렐 파워 앰프의 역동성을 극대화한 느낌을 준다. 이런 음을 일본 업체에서 만들어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소울노트의 사운드는 탈일본, 서구식 하이엔드 부티크의 사운드와 흡사하다. 자기만의 개성과 다이내믹하며 세련된 디테일, 그리고 심도 깊은 입체감으로 음악적 쾌감을 가져다주는 역대급 프리앰프이다. 함께 발매되는 M-3 파워 앰프와 짝을 이루면 어떤 소리를 낼지 그 결과에 더욱 기대가 커진다. 


가격 2,59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4, XLR×4   
아날로그 출력 RCA×1, XLR×3   
주파수 특성 2Hz-1MHz(±3dB)   
최대 출력 레벨 21V   
출력 임피던스 6.8Ω   
최대 게인 11dB   
THD 0.0015%   
크기(WHD) 45.4×17.4×43cm   
무게 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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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9월호 - 6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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