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장의 음반을 발매했음에도 카리스마는 한국 헤비메탈의 슈퍼 밴드라 불린다. 멤버 구성 자체가 이름 그대로 카리스마가 넘친다. 1988년, 지난번 소개한 작은 하늘의 기타리스트 이근형과 김민기(드러머), 박현준, 그리고 시나위에서 막 탈퇴한 김종서가 뭉쳐서 록 밴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백두산을 탈퇴한 유현상이 기획하고 매니저 역할을 했지만, 화려하게 데뷔한 슈퍼 밴드임에도 반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내 해체했다. 짧은 기간임에도 이 음반은 국내 록 음악의 역사를 말하면 항상 거론되는, 말하자면 전설과 같은 음반이다. 주된 분위기는 아무래도 이근형의 수준급 기타 연주와 김종서의 보컬이다. 아직 파릇한 나이어서 가늘고 높이 올라가는 김종서의 샤우팅은 중성적인 매력까지 느끼게 한다. 짧은 활동만큼이나 더욱 아쉬운 점은 이 같은 최상의 멤버의 실력에도 확 꽂히는 명곡은 없다는 점이 솔직한 감회이다. 그리고 리마스터링으로 녹음은 깔끔하지만 진한 감각과 무대감은 조금 부족하다. 하지만 이 음반이 명연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매번 들을수록 국내 록 밴드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지녔음에도 모든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어쩌면 모든 슈퍼~ 시리즈가 그러하듯이 80년대 말을 기점으로 국내 록 음악은 정점을 찍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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