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yne Audio Vintage Classic Ⅷ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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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yne Audio Vintage Classic Ⅷ SM
  • 김남
  • 승인 2023.08.10 17:39
  • 2023년 08월호 (61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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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큼이나 지적인 외모와 가슴 뭉클한 음악성

이 제품의 모델 번호를 보니 라인업에 다양한 제품이 있는 것 같고, 이 제품들이 국내에는 비교적 늦게 수입이 된 것 같다. 파인 오디오의 제품군은 무척이나 다양하고 제품 수도 상당한데, 최근 새롭게 소개된 빈티지 시리즈와 빈티지 클래식 시리즈 역시 각각 4기종씩이나 있으니 상당히 많다. 시청기 빈티지 클래식 Ⅷ SM은 빈티지 클래식 시리즈 중 가장 소형기다.

이 제품은 생김새도 특이하고 소리도 그러하며 태어난 배경도 좀 특이하다. 클래식이란 단어는 주로 고귀한 명품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빈티지는 일반적으로 포도주의 연륜을 호칭하기도 하는데, 이 2가지 호칭을 함께 사용한 제품은 스피커뿐 아니라 일반 제품에서도 처음인 것 같다. 무엇이 그렇게 다소 오만한 명칭을 붙이게 만들었을까?

파인 오디오라는 제작사는 원래 탄노이에서 오래 일해 왔던 노장 다섯 사람이 뜻을 모아 설립한 곳인데, 히스토리에 의하면 그들은 노장답게 탄노이의 현실에 아쉬움을 가졌다고 한다. GRF 메모리라는 80년대 세계 스피커 시장을 양분할 정도였던 인기 모델과 웨스트민스터라는 대형 명기야말로 탄노이의 영광이며 우리 시대의 대들보나 다름없는데, 현재의 탄노이는 그런 정통성보다는 대형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새로운 세계 쪽으로 방향을 틀어 버렸기 때문에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몇 사람이 의기투합, 정통 탄노이의 불꽃을 다시 일으켜 보기로 도원의 결의(?)를 하고 독자적으로 회사를 설립, 그것이 내력이다.

그들은 몇 해 동안 심혈을 기울여 탄노이의 정통성 위에 신기술을 접목, 탄노이와는 다른 다소 독특한 여러 제품을 선보여 왔다. 그리고 정통 탄노이의 부활만이 초점이 아니라 북셀프,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부터 센터 스피커, 서브우퍼까지 만들며 홈시어터에도 대응하고 있다. 그래서 결코 고전의 리바이벌 범위가 아니고 고전의 재해석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겠다.

어떤 방식으로 탄노이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것인지는 드라이버를 보면 알 수 있다. 탄노이의 핵심이나 다름없는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가 파인 오디오의 아이소플레어(IsoFlare) 드라이버로 이어진 것이다. 미드·우퍼 드라이버와 고음용 트위터가 동일한 축에서 소리를 내는 이 유명한 동축형(포인트 소스) 드라이버는 일정한 지향성을 통해 공간의 단일 지점에서 방사되는 것처럼 사운드가 생성되며, 뛰어난 시간 정렬을 제공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오디오 주파수 스펙트럼과 스테레오 이미징이 동급 최고 수준. 물론 종래의 유닛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파인 오디오의 기술력으로 상당한 개선이 이뤄졌고 이름도 아이소플레어라고 자신들의 명칭을 넣었다.

빈티지 클래식 Ⅷ SM에 적용된 아이소플레어 드라이버는 모델명처럼 8인치 크기의 유닛으로, 200mm 멀티 파이버 미드·우퍼 콘 중앙에 25mm 마그네슘 돔 컴프레션 트위터가 배치되어 있고, 이 포인트 소스 드라이버 하나로 소리를 재생한다.

이 아이소플레어 드라이버에 대해 기술적인 설명을 추가하자면, 성능을 최적화하고 음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동을 제거하기 위해 견고한 주조 알루미늄 섀시를 만들어 적용했으며, 미드·우퍼에는 홈이 새겨진 특수한 형상의 에지를 적용해 에지에서 발생되는 공진과 착색 문제를 해소하는 파인플루트(FyneFlute) 서라운드 기술이 적용되어 있고, 컴프레션 트위터에는 평탄한 주파수 응답을 제공하고 내부 반사를 방지하는 고유한 형상의 웨이브 가이드가 적용되어 있다. 사실 일반 사람들은 이런 기술의 실상을 파악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제작자들은 날밤을 세워가며 사소한 수치 하나를 개선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니 단순해 보이는 유닛 기술의 내막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아니라면 납득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 밖에도 이 스피커에는 동사의 무수한 기술력이 투입되어 있다. 먼저 베이스트랙스 트랙트릭스(BassTrax Tractrix) 디퓨저를 소개하면, 보이지 않지만 이 스피커 아래쪽으로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있고 그 아래에 이 디퓨저가 부착되어 있다. 이 디퓨저가 360°로 저역을 분산시키며 캐비닛의 4면 모두에 있는 통풍구를 통해 수평으로 골고루 퍼지게 한다. 그래서 스피커를 어디에 놓아두더라도 상관없다. 그리고 단순 스피커가 아닌 고급 음향 기기답게 이 스피커 전면에는 2개의 노브가 있는데, 에너지 컨트롤 노브는 ±3dB로 트위터 레벨을 설정할 수 있고, 프레즌스 컨트롤 노브는 전체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2.5-5kHz 영역을 미세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에는 저손실 적층 코어 인덕터, 고전력 정밀 저항, 오디오파일용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 크리스털 OFC 은도금 선재를 사용했으며, 극저온 처리까지 거쳤다.

빈티지 클래식 Ⅷ SM 스피커는 만듦새가 특히 훌륭하다. HDF와 월넛 무늬목으로 만든 고급스러운 인클로저와 스코틀랜드 킬트 원단에서 영감을 받은 직조 천 그릴은 보기만 해도 이 스피커가 일반적인 기기기 아니고 상당한 지적(知的) 음향 기기임을 과시하는 것 같다. 여기에 특별한 점 한 가지 더, 그릴이 인클로저 뒷면에 자력으로 붙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실 그릴을 떼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릴을 따로 보관해야 하는 것이 무척 번거롭고 분실의 위험도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어 무척 반갑다.

몇 기종의 진공관 앰프, 반도체 인티앰프 등과 연결해 봤는데, 높은 스피커 감도(91dB)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상당한 출력의 기기에서 더 소리가 좋아진다. 그리고 괜찮은 앰프와 매칭했을 때 이 스피커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그 정밀하기 짝이 없으며 시원하고, 어떤 곡이라 할지라도 정성껏 한 음, 한 음을 재현해 내는 열성은 마치 창을 꼬누고 돌격하는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의 순수성과 용기가 그려진다. 음악을 향해 일진광풍 돌격하는 그 용맹성이 저절로 그려진다. 상당한 체급의 오디오 경력자들이라면 공감할 터이다. 


가격 48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IsoFlare(20cm·2.5cm)
재생주파수대역 34Hz-34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8kHz   
출력음압레벨 91dB/2.83V/m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30-180W   
파워핸들링 90W   
크기(WHD) 33×54×29.4cm   
무게 16.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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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8월호 - 6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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