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ipsch RP-6000F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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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psch RP-6000F Ⅱ
  • 김남
  • 승인 2023.08.10 14:53
  • 2023년 08월호 (61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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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콘텐츠라도 이상적인 소리로 만드는 만능 스피커

음악과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이상적인 만능 스피커. 그런 캐치프레이즈가 이 기종에 붙어 있다. 그리고 이 시청기 RP-6000F Ⅱ는 대부분의 거실에 딱 맞는 크기라서 음향적으로나 시각적으로 방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강력한 베이스를 제공하며, 개선된 혼 트위터와 세라메탈릭 우퍼를 사용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스릴 넘치는 사운드를 제공한다는 그런 부차적인 설명이 뒤따른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RP-6000F Ⅱ는 음악이 필요할 때는 부드럽고 세련되고 미묘하게 요염한 진정한 만능 스피커라 할 만하다는 이런 문구를 접하고 나서 시청기를 대한다.

클립쉬의 기종과 시리즈는 방대하기 때문에 각 제품의 차이점 같은 것을 거론하라면 아마 며칠은 걸려야 할 것이다. 마트에 가면 바나나며 사과며 토마토며 봉지마다 가격이 다 다르다. 크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얼른 보면 분간이 쉽지 않다. 생선은 크기가 한 마리씩 전시되어 있어서 가격 차이를 눈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역시 조금 뒤집어 놓거나 방향을 달리하면 분간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상인들은 귀신처럼 그 조그마한 차이를 구별해 가격대를 벌여 놓는다. 두께가 다르다고 한다. 클립쉬의 제품을 분간하기란 그런 경우와 비슷한 것 같다. 대체 왜 이렇게 다양한 제품을 만드나? 시리즈와 각 기종을 종합하면 100여 개가 넘으려나?

클립쉬의 스피커는 미국의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도 일반적인 제품으로 팔린다. 카페나 식당이나 역 대합실 같은 데서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아마 스피커를 대중화시킨 공로상을 준다면 클립쉬가 당연히 받을 것이다. 대체 왜 이렇게 다양하게 만드는가? 어느 때 클립쉬에서 온 직원을 마주친 적이 있어서 물었더니 별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거치 장소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고르기 편한 서비스 차원이라고 대답이 돌아 왔다. 물론 코너 혼 같은 고가품이 있어서 예외이지만 그 대답이 정직한 것 같다. 각자 자기 방 크기에 맞춰서 쓰라는 팬 서비스 개념인 것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대유행했던 JBL 4344 같은 기종은 스탠더드 규격으로 해도 10평 정도의 실내에 있어야 정상 성능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 넓이에서 그 제품을 쓰는 경우란 아주 드물다. 가장 많은 댓 평 안팎의 방에서 들으면 당연히 저역은 60%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더 크게 울릴 때 아파트라면 집안에서 집단 성토가 벌어질 것이다.

클립쉬가 미국의 국민 스피커처럼 대접받는 것은 미국인들이 실용성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대형 스피커 바람이 불어 호황인데, 작은 침실 정도라면 사운드 바로 충분하겠지만, 거실에서 영화 정도를 볼 수 있는 레벨이라면 가장 간편한 방법이 클립쉬의 스피커를 마트에서 사다가 그냥 연결하는 것이다. 선전 문구에 흔히 나오는 구절이지만, 그래서 클립쉬의 스피커는 굳이 음향 기기로 분리하지 않고 그냥 일상적인 가전제품으로 쓰는 경우가 많은지도 모르겠다.

시청기는 모델 번호처럼 전작에서 Ⅱ로 버전 업된 기종이지만, 전작에 비해 뭐가 달라졌는지 굳이 나열할 필요가 없겠다. 처음부터 클립쉬의 혼은 그 자체적 완성도로 특허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클립쉬는 본디 혼이 장착된 스피커로 유명하지만, 이 스피커의 새로운 90°×90° 실리콘 복합 하이브리드 트랙트릭스(Tractrix) 혼은 크기가 이전보다 더 넓어져 더 넓은 사운드 확산과 향상된 지향성을 제공하고, 페이즈 플러그와 압축 성형된 실리콘 표면을 통해 부드러운 주파수 응답을 들려주며, 더욱 선명하고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 그리고 혼 안에 들어 있는 1인치 티타늄 LTS(리니어 트래블 서스펜션) 벤티드 트위터는 왜곡을 최소화해 보다 정밀한 사운드를 들려주며, 벤티드 트위터 하우징으로 원치 않는 고조파를 생성하는 정재파를 줄여 디테일과 선명도를 향상시켰다. 이렇게 이 스피커는 고주파수 사운드가 시청자에게 정확하게 이미지화되어 가장 미묘한 세부 사항도 쉽게 해독할 수 있는 초정밀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구리 컬러가 인상적인,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만든 6.5인치 세라믹메탈릭(Cerametallic) 콘 우퍼는 최소 왜곡과 최대 효율을 위해 매우 견고하고 가볍게 제작되었으며, 타이트하고 펀치감 있는 동급 최고의 저역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새로운 알루미늄 패러데이 링을 사용해 왜곡 감소 및 파워 핸들링이 증가되었고, 새로운 모터 구조를 적용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도록 했다. 이와 함께 클립쉬 특유의 트랙트릭스 포트를 통해 포트 노이즈를 줄이면서도 더 강력한 저역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뒷면 하단과 상단에 하이트(Height) 단자가 따로 있어 복잡한 스피커 케이블 연결 없이 홈시어터에서 돌비 애트모스를 더욱 편하게 구현할 수 있다.

그동안 리뷰를 위해서, 혹은 커피숍 등지에서, 동네 교회에서도 들어 봤지만 보통의 소출력 진공관 인티앰프 정도로 편하게 음악도 듣고 TV에 연결도 하려면 머리 쓰지 말고 클립쉬의 스피커를 고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기종을 추천해 줘 봐야 한참 지나면 불평을 늘어놓기 쉬운 것이 오디오 선생인 척하는 분들의 공식 절차이기 때문에 지금은 폐업해 버린 지 오래되었지만, 클립쉬의 제품들은 가격과 그 범용성과 성능을 종합 강평해 봐도 가장 실수 확률이 작다. 이 시청기도 대표적이다. 단, 은근하고 조용한 음색을 좋아한다면 안 되며, 다소 화려하고 강력하며 시원시원한 소리 취향에게는 찰떡이다. 


가격 20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Tractrix Port)   
사용유닛 우퍼(2) 16.5cm 세라메탈릭 콘(Faraday Rings), 트위터 2.5cm 티타늄 LTS 벤티드(Tractrix Horn)
재생주파수대역 38Hz-2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770Hz   
출력음압레벨 96dB/2.83V/m   
임피던스 8Ω   
파워핸들링 125W   
크기(WHD) 23.6×100.6×44.6cm   
무게 22.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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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8월호 - 6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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