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신형원의 2집을 소개하겠다. 한마디로 명반이고, 메가 히트곡인 ‘터’, 그리고 ‘개똥벌레’가 들어 있는 바로 그 음반이다. 말이 필요 없는 음반이고 각 가정마다 한 장씩 가지고 있기에 희귀 음반은 아니다. 하지만 저가 바늘로 2면 첫 부분만 뻔질나게 들어서 온전한 중고 판은 찾기 힘들다. 이번에 새로 뜯어 올려 본 LP의 소리는 경쾌하고 맑다. 에지 있게 살아 있는 고역을 들려주는, 이게 복각 음반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LP가 유행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레코드 숍에서 몇 천원 주고 사서 듣던 오디오 테크니카 바늘과는 차원이 다른 소리를 내 주며, 그때 일제 리시버로 듣던(당시로는 제법 고급이었던) 소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내가 항상 반복적으로 말하는 오디오 마니아의 특권이 아니겠는가? 젊던 날보다 많이 무뎌진 나의 감각을 내 오디오가 보충해 줘 그 당시와 같은 감동을 주고 있다. 요즘도 가끔 리바이벌 되는 이 노래는 당시 열풍으로 휩쓸고, 지금 들어도 공감되는 철학적인 가사는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워낙 두 곡이 압도적인 인기로, 또 어느 자리나 잘 어울리는 탓에 이후에 나온 노래, 그리고 1집에 소개한 좋은 곡을 모두 묻어 버리기도 했다. 그랬던 것 같다. 국민학교 음악 시간에도 불렀고 시위 현장에서도 불리고 정부 행사에도 불린 국민 가요이다. 앞서 말했듯 중고 음반은 많지만 온전한 것이 있을 리가 없으니 이번에 깔끔하게 리마스터링된 이 음반이 멋진 대안인 듯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음반도 B면은 너덜너덜한 상태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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