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yphon EO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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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yphon EOS 2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3.07.06 16:18
  • 2023년 07월호 (61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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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려 온 그리폰의 톨보이 스피커 모델

그리폰이 스피커를 내놓은 것도 이제 20년이 훌쩍 지났다. 고도, 포세이돈, 트라이던트 같은 초대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들이나 판테온 같은 대형 톨보이 스피커만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꽤나 인기를 끌었던 모델들에는 아틀란티스나 칸타타, 그리고 얼마 전까지 존재했던 모조/모조 S 같은 일반 크기의 플로어스탠더나 북셀프 스피커도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일반적인 크기의 스피커 라인이 올해부터 새롭게 바뀌었는데, 모조 S의 뒤를 이어 EOS 2라는 새로운 플로어스탠딩 스피커가 등장했다. 높이 102cm, 폭 40cm, 그리고 깊이 48cm로 스탠드가 일체화된 모조 S의 크기와 비교하면 별반 다르지 않은 크기로, 그리폰의 새로운 엔트리 스피커로 등장했다.

제품명 이오스(EO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 중 하나의 이름으로, 새로운 아침을 여는 새벽의 신을 뜻한다. 이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기존의 그리폰 스피커들과는 다른, 새로운 변신, 새로운 분위기로 그리폰 스피커의 새 출발을 알리는 의미로 선택한 이름이라고 한다. 실제로 눈으로 봐도 이름의 의미에 걸맞은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이다. 물론 기술적으로도 변화했는데, 그리폰에서는 사용한 적이 없는, 전례가 없던 새로운 드라이버들을 사용하여 지금까지 등장한 그리폰 스피커들이 들려준 사운드와는 다른, 뭔가 새로운 사운드의 시작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스피커의 설계는 그리폰의 새로운 디자이너로 합류한 소렌 슬레보(Soren Slebo)와 그리폰 스피커 설계팀의 새로운 책임자가 된 벤노 바운 멜고르(Benno Baun Meldgaard)가 담당했다. 두 사람 모두 덴마크 출신의 스피커 설계 전문가로 그리폰에 합류하기 전 덴마크의 라이도와 가무트 등에서 스피커 설계를 담당해왔다. 그리고 2020년 그리폰에 합류하며 그리폰 스피커 팀을 이끌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부가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폰은 설립자 플레밍 라스무센이 이끌어온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로 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라스무센은 몇 년 전 은퇴를 선언하며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후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려 했지만 제조업에 큰 관심이 없는 이유로 결국 회사를 매각할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후 지난 30년 가까이 라스무센과 짝을 이뤄온 앰프 설계 엔지니어이자 그리폰의 CTO 역할을 맡고 있는 톰 뮐러와 일부 경영진들이 의기투합하여 자본을 끌어들여, 그리폰의 지분을 라스무센으로부터 사들였다. 외부 자본이 회사를 인수하여 발생하는 온갖 혼란이나 회사의 몰락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고, 회사의 지분만 라스무센에게서 회사 내부 직원들의 손으로 넘어온 것이다. 물론 플레밍 라스무센 본인은 그리폰의 디자이너로 여전히 그리폰의 코스메틱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다만 더 이상 경영에 대한 책임이나 고민으로부터 벗어나, 순수한 디자인 창작만 다루게 되어 오히려 더 새로운 제품 개발에 전력투구하게 되었다. 그런 과정이 진행된 것이 대략 2018-2019년 사이의 일이었고, 경영권을 얻게 된 그리폰 팀은 앰프 설계와 스피커 설계 등에 대해 새로운 전략과 새로운 기술로 그리폰의 미래에 변화를 주게 되었다. 그 시작점이자 스피커에서 나타난 변화의 첫 결과물이 바로 EOS 2 스피커이다. 또한 소렌 슬레보와 벤노 바운 멜고르의 역량을 확인해 볼 첫 제품인 것이다.

새 스피커 설계 팀은 가장 먼저 소재와 재료부터 새로운 눈으로 접근했다. 익히 스피커 업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스피커 기술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신소재들의 새 드라이버나 회로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새 설계팀은 이전과 달라진 새로운 스피커 캐비닛 디자인과 소재를 사용하고, 스피커 드라이버 또한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카본 파이버 소재의 신형 드라이버를 개발, 그리폰 최초로 사용했다.

EOS 2의 이 7.5인치 카본 파이버 진동판 소재는 스웨덴의 텍스트림이 제작한 콘지로 뛰어난 스피드와 극도로 적은 디스토션을 자랑한다. 여기에 SB 어쿠스틱스의 모터 시스템을 더하여 그리폰만의 자체 드라이버가 완성되었다. 특히 임펄스 응답을 극도로 정확히 구현하기 위해 콘지 정 중앙에는 3D 프린터로 특수 제작한 링을 장착하여 다이어프램의 운동 동작에 대단히 뛰어난 댐핑 특성을 만들어 음의 시작과 끝이 대단히 빠르고 정교한 성능을 갖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아주 정확한 임펄스 응답 특성을 EOS 2에 구현해냈다.

캐비닛 소재도 그리폰 최초로 전면 배플에 콤팩트 라미네이트 소재를 적용했다. MDF 같은 소재가 아닌, 다양한 소재를 레이어로 접합하고 이를 압축·압착한 소재로 공진 제어에 놀라운 성능을 발휘한다. 고도의 양 날개 윙으로 사용된 소재 기술을 캐비닛으로 사용한 것이다. 받침판과 풋 또한 기존의 알루미늄 크로스바 대신에 알루미늄에 이종 소재가 복합 적용된 컴포지트 소재가 적용되어 진동 제어 기술이 더해졌다. 이 또한 스탠드아트 오디오 랙 개발에서 얻은 기술의 일부이다.

해외 쇼에서 들어본 EOS 2의 사운드는 꽤나 투명하고 명료할 뿐만 아니라, 2웨이 스피커답지 않은 저음과 다이내믹스를 들려주었다. 국내에서도 곧 발매될 예정이며, 디아블로 시리즈 인티앰프와 짝을 이루면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새로운 그리폰 사운드의 본 모습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가격 3,800만원   
구성 2웨이   
사용유닛 우퍼 19cm TPCD, 트위터 3.4cm 베릴륨 돔
재생주파수대역 26Hz-4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kHz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임피던스 6Ω, 3.8Ω(최소)   
무게 30.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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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7월호 - 6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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