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wers & Wilkins 805 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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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ers & Wilkins 805 D4
  • 김남
  • 승인 2023.05.10 16:23
  • 2023년 05월호 (61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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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북셀프 스피커들을 호령하다

화려하고 우아하다. 설명이 불필요한 Bowers & Wilkins(B&W)의 소형 명기다. 805 D4는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 D4 제품 중 막내 모델인 동시에 유일한 북셀프 스피커인데, 이 제품의 유일한 단점은 가격뿐이라는 평가가 100% 정답이다. 아름답고 정성껏 만들어졌고, 최고의 선명도와 해상도, 개방성, 민첩성, 명료함 등 음향적으로 완성되었으며, 거기에 뛰어난 구조와 마무리, 이 이상의 표현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며 기품이 서려 있는 이런 제품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0여 년 전 발표되었던 B&W 노틸러스 800 시리즈의 위용을 새삼 돌아보게 해 준다. 왕가의 독자가 태어난 것 같았던 그때의 충격을 다시 느낄 수 있기 때문인가?

종래 805 D3과 비교해 많은 개선점이 한 눈에 발견되는 시청기 805 D4는 명문 B&W의 현재 위상, 그리고 차후의 방향을 가리키는 제품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엔지니어링의 발전이라는 것을 금세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주목할 것은 가장 눈에 뜨이는 새로운 캐비닛 구조다. 전작인 805 D3의 목재 캐비닛 디자인을 완전히 대체하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인클로저 상부는 목재가 아니라 알루미늄 탑 플레이트로 변경되어 강성이 더욱 높아졌다. 그리고 이 알루미늄 탑 플레이트 위에는 가죽으로 유명한 영국의 브랜드 코놀리(Connolly)와 협업으로 제작된 고급스러운 가죽 마감이 적용되어 있다. 

또한 지난 2015년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 D3 대형 모델에 처음 도입된, 한 장의 합판을 휘어 곡선형의 랩 형태로 인클로저를 만들어 공명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리버스 랩(Reverse Wrap) 캐비닛 설계 방식이 이 스피커에 적용되어 있는데, 이전 모델인 805 D3, 804 D3에는 적용되지 않았었다. 이러한 인클로저 디자인 변경으로 인해 앞뒤 공간이 길어졌으며, 스피커의 후면 공간에 세로 방향으로 크로스오버를 장착할 수 있게 되었고, 무거운 크로스오버 기판을 완강하게 부착하기 위해 마치 방열판과 흡사한 알루미늄 패널이 후면에 배치되어 있다. 우아한 캐비닛 디자인도 이전 805 D3의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미묘하게 모양을 바꾸었고, 내부 브레이싱(매트릭스 어셈블리)도 수정해 강성과 진동에 대한 내성이 향상되었다.

트위터가 들어가 있는 트위터 온 탑(Tweeter-on-Top) 하우징도 새로워졌다. 30cm에 이를 정도로 더 길어졌는데, 이는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의 공명 주파수에 눈에 띄는 이점을 제공하기 위한 것. 그리고 인클로저에서 전달되는 악영향을 더 잘 격리하는 수정된 2포인트 디커플링 메커니즘이 적용되어 있다. 또한 전용 스탠드도 강력하게 업그레이드되었는데, 스탠드의 성능은 스탠드가 장착되는 지지대의 품질에 크게 좌우되므로 전용 스탠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

이 시리즈의 핵심인 다이아몬드 돔 트위터는 여전하지만 다이어프램만 이전 버전과 동일할 뿐 모터 시스템까지 새롭게 설계되었다. 16.5cm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더 흥미롭다. B&W는 수십 년 동안 케블라를 진동판 재료로 사용해 왔지만 800 시리즈 다이아몬드 D3부터 컨티늄(Continuum)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자체 개발해 사용했다. 컨티늄은 케블라의 주요 특성인 분해 능력과 양호한 자체 댐핑 및 비교적 낮은 질량 특징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차이점이 있다. 보이스코일도 품질이 개선되었다. 그리고 전면 포트는 골프공처럼 표면이 딤플 처리되어 있는 플로우포트(Flowport)로 포트에서 공기가 빠르게 이동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805 D4는 88dB 감도와 8Ω 임피던스의 스펙이므로 앰프 선택에 크게 까다롭지는 않아 보이지만, 대부분 B&W 스피커는 다소 앰프를 가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 제작사의 초기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 801은 심지어 맞는 앰프가 없다는 한탄이 나오기도 했던 것을 당시 사용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시청기를 매칭한 앰프는 마란츠의 PM-10으로 인티앰프지만 200W(8Ω)의 출력을 낸다. 소스기기는 마란츠의 SA-10 SACD 플레이어를 사용했다.

아마 대부분 우리 가정에서는 벽에 거의 밀착된 상태로 스피커를 울린다. 가정용 제품이기 때문에 덕트가 후면에 있어도 한두 뼘 정도 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소형기일수록 뒤에서 1m 정도를 떼는 경우의 소리가 가장 좋다. 숍에서 들었던 그 소리가 집에서는 도저히 나오지 않는다는 푸념이 많지만, 그 이유 중의 하나가 거치 공간에 있는 셈이다. 편집부의 시청실은 그 점에서 상당히 자유스럽다. 뒷벽에서 거의 2m 떨어져 스피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체감이며 공간감, 음장감, 스테레오 이미징 등이 당연히 최상으로 울리기 마련.

시청기의 독특하고 하이테크한 외관에서 주는 소리의 예감처럼, 마치 봄날의 산등성이에서 맑은 시냇물이 흘러내려 오는 듯한 비발디 사계 중 봄의 첫 악장부터 이미징이 멋지게 떠오른다. 동급 최고 해상도와 선명도의 디지털 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인 것 같다. 모든 곡이 민첩하고 명료하며 분석적이면서도 분위기는 연주장에서 새로운 악단을 만난 듯한 강력한 집중력이 있다. 베이스도 강력하기 짝이 없다. 외관의 매력, 사운드의 품격, 모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잊을 수 없는 제품이다. 


가격 1,40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Flowport)
사용유닛 우퍼 16.5cm 컨티늄 콘, 트위터 2.5cm 다이아몬드 돔
재생주파수대역 42Hz-28kHz(±3dB)   
출력음압레벨 88dB/2.83V/m   
임피던스 8Ω, 4.6Ω(최소)   
권장앰프출력 50-120W
크기(WHD) 24×44×37.3cm   
무게 15.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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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5월호 - 6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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