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F R3 M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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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F R3 Meta
  • 김남
  • 승인 2023.05.10 15:26
  • 2023년 05월호 (61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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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물질로 더욱 진화한 Uni-Q 드라이버가 탑재

영국 스피커 중에서 유독 기술의 상징으로 유명한 KEF. 그곳에서 몇 해 전에 출시한 R 시리즈의 막내 제품 R3은 영국의 유명 오디오 전문지에서 가장 뛰어난 A급 스피커로 선정된 바 있다. 고성능 제품에서 볼 수 있는 밋밋한 중립성과 달리 매우 음악성이 가득하고 감정을 흔드는 매력적인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 이유 때문인지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초기 수입품이 품절되었고 수입사에서는 다양한 판촉 행사도 열렸다.

시청기는 거기에 ‘Meta’라는 이름이 붙은 업그레이드 제품. 외관은 대등하지만 상당 부분 소리의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에 그 점을 먼저 거론해야겠다. 첫째, MAT(Metamaterial Absorption Technology - 메타물질 흡수 기술) 및 12세대 Uni-Q 드라이버가 채택되었다. 먼저 MAT는 Uni-Q 드라이버 후면에 설치되는 디스크 형태의 부품인데, 매우 복잡한 미로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고, 이 구조를 통해 트위터 후면에서 발생하는 원치 않는 소리의 99%를 흡수하고 왜곡을 제거하는 동사의 신기술이다. 종전의 기술로는 60% 정도의 수치만 흡수하니 수치상 상당한 개선이라 할 수 있다. MAT 설치 효과는 크고, 청각에서 잡다한 맛이나 선명도가 부족한 등의 느낌이 대폭 사라졌다고 하며. KEF는 이에 따라 R 시리즈에도 장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Uni-Q 드라이버는 독특해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이 드라이버의 생김새나 소리는 KEF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명품이다. 벌써 12번째나 개선되었다니 놀랍다. R 시리즈에 사용된 12세대 Uni-Q 드라이버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모터를 새롭게 설계했고, 트위터 갭 댐퍼에 디테일과 선명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두 개의 다공성 재료의 링을 배치하고 미드레인지 모터 갭에 인덕턴스의 변화를 최소화하는 코퍼 링을 내장하고 섀시까지 변경하는 등 많은 부분이 업그레이드되었다. 레퍼런스 시리즈에 적용된 캐비닛 회절을 줄이는 기술인 셰도우 플레어까지 적용되었다.

둘째, 이에 따라 당연히 내부의 네트워크도 변경되었다. 자체 개발한 시뮬레이터로 크로스오버를 최적으로 조정했는데, 크로스오버 디자인이 보다 향상되었고 깨끗한 사운드를 위해 미세한 신호 조정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400Hz, 2.9kHz에서 420Hz, 2.3kHz로 달라졌다. KEF는 기술을 항상 전면에 내세워 측정치를 공개하는데, 내부 네트워크의 변화가 사운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평가를 한 영국 전문지의 리뷰에 의하면 소리가 기본적으로 자연스러워서 모든 대역에서 이음새가 나타나지 않으며, 부드럽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맑고 해상도가 뛰어나다는 것이 중점, 연주 현장의 실체감도 좋고 공간 크기도 적절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왜곡이 적고, 부수적인 소리가 없는 선명한 톤으로 음악 자체에 집중할 수 있으며, 어느 특정 장르에 장점을 가진 것이 아니라 재즈, 클래식, 록,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소스를 소화시키는 높은 음악성을 보여 주고 있다고 평한 바 있다.

당연히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자연스러운 부드러운 음질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또 북셀프 스타일로서는 다소 크다는 것도 비판의 하나. 또 스피커라는 종목은 어느 정도 앰프의 약점도 다소 수정해 줘야 하는데, 너무 정직하게 앰프를 받아들이는 체질이기 때문에 이 스피커는 어느 정도 수준급 앰프가 필요하다는 주의 사항도 있다.

원만하고 자연스러운 음질을 가지고 있으면 날카롭고 자극적인 음색은 당연히 부족하다. 자연스러운 음색보다도 선명하고 강력한 음색이 듣는 사람에게 호감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상당수 오디오 제품은 그 점을 고려해서 제작된다. 때문에 연주나 보컬리스트의 개성을 원만하게 싸안는 이런 음색은 다소 연륜이 많아져야 호감도가 늘어나기 마련.

이런 선호도의 차이는 아무리 떠들어 봐야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왈가불가할 문제가 아니다. 모두의 장점과 단점, 그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젊었을 때는 보다 선명하고 강력한 펀치력을 선호했다가 지금은 이 제품처럼 다소 아늑하고 자연스러움이 좋다. 세밀함보다는 전체적으로 감싸는 음감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시청기는 설명과 같이 종래 KEF의 특성과는 다소 다른 기종이다. 섬세, 치밀하고 스피드감을 내세운 제품이 아니라 전체적인 음악성을 우선한 기종인 것이다. 마란츠 인티앰프 PM-10과 SACD 플레이어 SA-10으로 소리를 울려 보니 처음에는 다소 소극적인 반응이었던 것이 점차 깊이와 음장감이 확대되면서 마치 음악성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해 주는 듯한 분위기로 바뀐다. 독특한 경우다. 들어서 단박 귀에 달라붙는 음이 아니고, 진중하게 점점 마음에 새겨지는 소리를 납득하게 해 주는, 작아도 성숙미가 넘치는 그야말로 성인을 위한 제품이다. 이 제품에 최고의 평가를 해 준 그야말로 영국적 향기가 서려 있는 명기. 


가격 339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Uni-Q(12.5cm·2.5cm)   
재생주파수대역 38Hz-50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20Hz, 2.3kHz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임피던스 4Ω, 3.2Ω(최소)   
권장앰프출력 15-180W   
크기(WHD) 20×42.2×33.6cm   
무게 12.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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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5월호 - 6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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