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ipsch R-605FA
상태바
Klipsch R-605FA
  • 김남
  • 승인 2023.05.10 15:20
  • 2023년 05월호 (61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돌비 애트모스 환경을 보다 손쉽게 만드는 매력적인 스피커

클립쉬에서 근래 꽤 공을 들인 독특한 스피커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세상의 대부분 스피커는 트위터, 우퍼가 모두 전면을 향해 설치되어 있는데, 근래 들어 스피커 상단에서 트위터, 우퍼가 일정한 각도로 천장을 향해 소리를 방출하는 기종이 클립쉬에서 몇 차례 나온 바 있다. 이런 천장 반사형이라는 형태의 기종은 상당히 신선한데, 이 스피커들은 홈시어터에서 객체 기반 3D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 청취 환경을 보다 쉽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입체감을 강조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어 실제 요즘 대세로 자리잡았다. 지향성과 음향 명료성 등 일단 들어보면 한 수 위라고 자부하고 있기도 하다.

근래 들어 대형 TV 가격이 대폭 낮아지면서 홈시어터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인데, 대부분 천정도 낮고 방 넓이도 작은 현재 거주 형태로 볼 때 돌비 애트모스 재생을 위해 굳이 천장에 스피커를 매다는 번거로운 일을 벌이는 대신 이 신기종 한 대만 거치해도 사운드의 활력이나 입체감이 분명히 대폭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클립쉬의 음향 설계 원리는 힘과 디테일, 선명성인데, 시청기는 여기에 돌비 애트모스 재생을 통해 종래의 서라운드 사운드와 다른 진정한 3차원 사운드의 달성에 도전하는 제품이다. 물론 시중에 이런 방식의 제품이 여럿 나와 있지만, 시청기처럼 이런 가격대에 이런 설계의 기종은 흔치가 않다.

어느 칼럼을 보니 작곡가 무소르그스키는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그는 베를리오즈보다 36년 뒤에 태어난 사람이다. ‘이 세상 모든 예술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문학의 호머, 셰익스피어, 그리고 음악의 베토벤과 베를리오즈이다. 그 외는 모두 아류이거나 졸개, 추종자에 불과할 뿐이다.’ 동의할 사람도 있고 아니기도 하겠지만 분명히 곱씹어 볼 내용이 있다. 사실 문학은 모두 셰익스피어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다.

비슷한 시각으로 현존하는 오디오 제품들을 바라본다면, 특히 스피커 쪽에서 살펴본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 것인가? 1920년대에 다이내믹형 스피커를 발명한 라이스와 켈로그를 제외하면 스피커 역사상 클립쉬만큼 중요한 사람은 없다. 당연히 모든 스피커는 70여 년 전 태동한 클립쉬혼의 아류이고 졸개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을 터이다.

그런데도 클립쉬가 고급 이미지를 갖지 못하고 대중기라는 인상이 강한 것은 제작자 클립쉬의 ‘대체 스피커가 무슨 그렇게 복잡한 것이냐?’라는 무뚝뚝한 성격과 마찬가지로 마케팅 대상과 목표가 부자가 아닌 일반 대중이라는 것으로 귀착된다. 부자의 호주머니를 털어내지 말고 누구나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야 된다는 이런 생각이며, 가정이든, 강연장이든, 극장이든 모두 동일한 소리가 나야 한다는 고집이 클립쉬다. 당연히 치장에 신경쓰지 않고 크게 스타일을 변경하지 않은 채 너무 오랜 기간 균일하게 생산, 저렴하게 판매를 이어 온 점 때문에 희귀성이 떨어졌다. 서울 외곽 어느 시장통 할머니가 끓이는 추어탕은 서울 시내 호텔의 절반 가격도 안 되지만 맛이 훨씬 더 좋다. 그런데도 가게는 여전히 허름하기 짝이 없고 싸구려 식기, 서비스 부재, 그래서 오는 손님은 20-30년 단골이 대부분이다. 이런 경험은 누구라도 갖고 있을 것이다.

클립쉬를 근래 꽤 많이 들어 보지만 그럴 때마다 오디오의 기본, 그 기초라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상념이 떠오른다. 어딘지 세상 문명을 비판하는 기인 같은 풍모가 떠오르기 때문이며, 오디오에 철학이 있다면 바로 클립쉬가 아닌가 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저가 모델도 많고 중·저가 모델이 가장 많기 때문에 매칭 앰프도 저가 인티앰프가 대부분이며, 거기서 나오는 다소 거센 소리가 클립쉬 소리라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 보편적인 시청에서 벗어나 언젠가 멋진 고가의 분리형 앰프로 매칭해 봐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실행해 보지 못하고 있다.

시청기는 여러 가지 번잡한 해설이 달려 있지만, 전면의 메인 스피커는 새로워진 90°×90° 트랙트릭스(Tractrix) 혼과 캡톤 서스펜션이 적용된 1인치 크기의 LTS(Linear Travel Suspension) 알루미늄 트위터, 그리고 6.5인치 TCP(Thermoformed Crystalline Polymer) 소재를 사용한 Spun-Copper 우퍼 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후면의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는 동사 고유의 트랙트릭스 포트로 되어 있다. 또한 상단을 깊게 파내고 그 안에 배치한 하이트 채널용 스피커는 90°×90° 트랙트릭스 혼과 1인치 크기의 알루미늄 LTS 트위터, 5.25인치 Spun-Copper IMG 우퍼 1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밀폐형 구조로 되어 있다. 케이블 연결이 편리한 것도 스피커 장점인데, 전면 메인 스피커 단자 바로 옆에 하이트 채널용 스피커 단자가 있다.

이번에는 파이오니아의 스테레오 리시버와 매칭인데, 뛰어난 해상력은 여전하며 입체감과 피어나는 공간감의 확장도 쉽게 느껴진다. 모든 곡에서 확실히 소리가 더 민첩해졌고, 쾌감이 느껴지는 표현력에서 놀라게 된다. 이 스피커로 홈시어터를 구성해 돌비 애트모스를 재생하면 머리 위에서 소리가 발생하는 것처럼 느껴질 텐데, 천정에서 구름처럼 내려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을 터. 홈시어터의 맛을 충분히 맛볼 수 있게 하는 특이한 기종이다. 


가격 220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Tractrix Port)   
메인 채널 사용 유닛 우퍼(2) 16.5cm Spun-copper TCP, 트위터 2.5cm 알루미늄 LTS(Tractrix Horn)
하이트(Height) 채널 사용 유닛 우퍼 13.3cm Spun-copper IMG, 트위터 2.5cm 알루미늄 LTS(Tractrix Horn)
재생주파수대역 38Hz-21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44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6dB/2.83V/m   
크기(WHD) 24×101.7×46.3cm   
무게 22.7kg

61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3년 05월호 - 61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