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M-3000 MK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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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nic M-3000 MKⅢ
  • 김편
  • 승인 2023.04.07 10:30
  • 2023년 04월호 (60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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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내놓아도 돋보일 최고의 모노블록 파워 앰프

대한민국 제작사 올닉(Allnic)은 지난 2016년 모노블록 파워 앰프 M-3000 MK2를 선보였다. 출력관에 당시 신관이었던 KT150을 채널당 4발씩 투입, 8Ω에서 200W를 냈다. 무엇보다 소리가 좋았다. 빠르고 강력하면서도 섬세했고 조용했다. KT120으로 140W를 냈던 MK1에 비하면 깨끗한 음과 투명한 무대가 돋보였다.

그리고 7년이 지났다. 이번에는 KT170이다. 텅솔이 2020년에 선보인 신형 빔관인데, 점점 이 진공관을 채택하는 제작사들이 늘고 있다. 올닉에서도 2021년 T-2000 30th 애니버서리 인티앰프에 투입하더니, 마침내 올해 M-3000도 그 수혜를 입으며 MK3화되었다.

필자의 시청실에 도착한 M-3000 MK3은 외관부터 전작보다 큼직하고 시원시원해졌다. 무게도 개당 36kg이나 나간다. 전면 패널 디자인도 바뀌었고, 오른쪽 측면에 있던 전원 스위치는 앞쪽으로 이동하며 버튼으로 변했다. 올닉 사운드의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니켈 퍼멀로이 출력 트랜스와 전압 변동률이 극히 낮은 전원 트랜스도 덩치가 커졌다.

변하지 않은 것은 폴리카보네이트 침니와 출력관 커런트 미터, 바이어스 전류를 조절할 수 있는 포텐셔미터, 출력관 모드(펜토드/트라이오드) 변환 버튼뿐이다. 전원을 켰을 때 진공관의 안정적 작동을 돕는 슬로우 스타트 메커니즘도 여전하다. 후면 인터페이스는 XLR, RCA 입력단자 1개, 스피커 케이블 커넥터 1조 구성. 스피커에 따라 4Ω과 8Ω을 선택할 수 있는 토글스위치가 마련됐다.

좀더 찬찬히 살펴보면, 거의 다른 모델로 봐야할 만큼 큰 변화가 베풀어졌다. 우선 KT170이다. 이 진공관은 KT150과는 모양부터가 완전 다르고 크기도 크다. 무엇보다 플레이트 손실이 70W에서 85W로 늘어나 더 큰 출력을 낼 수 있다. 올닉 박강수 대표에 따르면 진공관이 커지면 커패시턴스가 늘어나 고음이 안 예쁜데, KT170은 그런 약점을 극복한 데다 작동이 무척 안정적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두 번째 변화는 드라이브관 6S4의 채택이다. MK2 때는 5극관 E282F을 3결 접속해 썼는데, 이번에는 아예 3극관 6S4로 바꿨다. 맞다. 지난해 A-2000 25th 애니버서리 SE 리뷰 당시 출력관 KT150을 신나게 울려주던 바로 그 녀석이다. 6S4는 내부 저항이 3.7㏀, 전압 증폭률(뮤)이 16, 전류 증폭률(gm)이 4.5mA/V로 적당하고, 플레이트 손실이 7.5W로 높아 출력관을 강력하게 드라이빙할 수 있다.

사실 진공관 앰프 소리의 90%는 초단관과 드라이브관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드라이브관은 음색과 음악성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다. 박강수 대표는 ‘6S4는 아주 귀하고 특성이 좋은 진공관이다. 드라이브관을 6S4로 바꾸고 나서 (3결 접속한 5극관에 비해) 더 안정적이며 음악성 가득한 소리를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초단을 책임지며 이 앰프의 전압 게인 28dB 대부분을 확보하는 주인공은 5극관 5654. MK2에 이어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역시 3결 접속해 플레이트 저항을 200㏀에서 10㏀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내부 저항이 낮을수록 더 많은 전류를 내보낼 수 있고 저음의 충실도도 상승한다. 채널별로 초단(5654 1개) -> 드라이브 및 위상 반전(6S4 2개) -> 출력(KT170 4개) 흐름이다.

7년 만에 새 옷을 입은 M-3000 MK3의 퍼포먼스 확인을 위해 프리앰프로 패스의 XP-12, 스피커로 PMC의 fact.12 시그니처를 동원했다. 소스기기는 솜 sMS-200 울트라와 마이텍 맨해튼 Ⅱ DAC. 음원은 룬으로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다.

바루잔 코지안이 유타 심포니를 지휘한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4악장부터 뜨거운 화력을 내뿜는다. MK2와 비교하면 소릿결이 조금 더 고와지고 음의 밀도가 더 단단해졌다는 인상. 초반 살그머니 음들이 진군해올 때는 주위마저 숨죽인 듯 고요했고, 막판 거세게 몰아치는 총주 대목은 ‘진공관 240W 출력이 이 정도인가’ 싶을 만큼 폭발적이었다. 웬만한 앰프는 눈길조차 주지 않던 ATL 3.3m, 4 유닛의 PMC 스피커, 오늘 임자 제대로 만났다!

이번에는 요요마가 연주한 ‘Gabriel's Oboe’를 트라이오드 모드로 들었다. 이렇게 되면 출력은 100W로 줄지만 3결 접속인 만큼 KT170이 더 깨끗하고 단아한 소리를 낸다. 중·저역대를 오가는 첼로가 확실히 MK2에 비해 야무지고 옹골찬 소리를 낸다. 체감상 S/N비가 높아진 점도 계속해서 포착된다. 보즈 스캑스의 ‘Lowdown’은 트라이오드 모드로 들어도 초반 드럼의 킥력이 장난이 아니다. 새 드라이브관 6S4가 한몫 크게 했을 것이다.

캣 에드몬슨의 ‘Lucky’는 시청실 앞 벽에서 향긋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듯했다. 그만큼 보컬과 코러스의 목소리 톤은 촉촉하고, 휘파람의 감촉은 싱그럽다. 브라이언 브롬버그의 ‘The Saga of Harrison Crabfeathers’는 야수처럼 으르렁거리는 우드 베이스의 저음에 소름마저 돋았다. 주머니 안의 송곳처럼, 어디에 내놓아도 돋보일 그런 모노블록 파워 앰프다. 


가격 3,000만원   
구성 모노블록   
사용 진공관 KT170×4, 6S4×2, 5654×1
실효 출력 240W(8Ω, Pentode), 100W 이상(8Ω, Triode)   
주파수 응답 20Hz-20kHz
S/N비 -80dB   
댐핑 팩터 8   
크기(WHD) 43×29×43cm   
무게 3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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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4월호 - 6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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