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is Audio Fortino 6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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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ris Audio Fortino 6550
  • 김남
  • 승인 2023.03.10 21:37
  • 2023년 03월호 (60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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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감탄을 자아낼 만큼 세련된 진공관 앰프

어리스 오디오는 출범한 지 10여 년 된 신진 메이커이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다소 생소한 편인 동유럽의 세르비아에서 첫 제품을 내놨다. 현재 동사는 앰프에서 스피커, 포노 앰프, 헤드폰 앰프, D/A 컨버터까지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는데, 앰프 쪽에서는 모노블록 파워 앰프, 프리앰프를 비롯해 5기종 이상의 인티앰프가 있고, 헤드폰 앰프는 5기종이나 된다. 또한 이어맨이라는 자회사에서 모바일 기기와 연결하는 다양한 포터블 헤드폰 앰프와 D/A 컨버터, 스트리머까지 출시하고 있다.

시청기 포르티노 6550은 한국의 수입상인 SP-오디오가 오디오 쇼에서 이 제품을 알아보고 당장 수입을 결정했고, 예상에 적중하는 반응을 얻으면서 그 후 지금은 이 제작사의 전 제품이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진공관 앰프는 반도체 제품에 비해 다소의 존재감을 과시하는데, 그중에서도 이 제작사의 제품들은 누가 보더라도 감탄을 자아낼 만큼 세련되었다. 화이트(또는 블랙) 색상의 가죽과 호두나무 원목을 사용해 진공관 앰프를 이렇게 우아하게 만들 수 있는 제작사는 현실적으로 얼마 되지 않는다.

또 다른 동사의 특징은 트랜스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제작사의 트랜스는 현재 세계 최고 제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당연히 진공관 앰프의 생명은 출력·파워 트랜스에 있는 만큼 제품의 됨됨이는 이미 보증할 만하다. 그리고 시청기의 화이트 컬러로 마감을 한 트랜스는 보기만 해도 세련미가 느껴져 거치감을 자극할 만하다.

당연히 전원부 역시 트랜스 기술의 노하우가 그대로 투입되어 있는 명품. 일반적으로 앰프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부단히 설계를 변경하고 부품을 업그레이드시키지만 강력한 전원부로 보강해 소리의 근본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는다. 전원부 전문가는 사실 일반 앰프 전문가와는 전문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동사는 고급 전원단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제품 가격은 다소 비싸다.

이 제작사가 기분 좋은 또 하나 이유는, 이렇게 뛰어난 전원, 출력 트랜스 제작의 본 고장인데도 공치사를 전혀 하고 있지 않으며, 전원 트랜스 용량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포괄적으로 뛰어난 부품을 투입했다는 간략한 설명만 하고 있다. 자신감이 없는 메이커의 구구절절한 공치사를 벗어던진 그 한 차원 높은 자신감도 부럽다.

명칭 그대로 출력관으로 6550을 사용한다. 6550은 5극 진공관의 기준이나 다름없는 명관으로, 이미 수많은 앰프가 이 관으로 제품을 만들어 왔다. 흔히 클래식에 장점이 많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인데, 저가 모델의 경우 제품에 따라 파워는 좋으나 둔탁하고 생동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제대로만 만들면 매끈하게 해상력이 좋아 왜 클래식에 좋다고 하는지 단숨에 알 수 있다. 그리고 6550 출력관 외에 4개의 ECC82를 사용하며, 50W 출력이면서 주파수 응답은 17Hz-30kHz이고, RCA 4조의 입력단을 갖췄다.

이 앰프의 소리를 하베스 SHL 5 Plus XD로 울려 본다. 그동안 수차례 소리를 들어 봤기 때문에 그 개요를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만, 6550 기종으로는 비슷한 소리를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다이내믹하면서도 청량하고 매끈하다. 해상력도 당연히 뛰어나며, 현과 피아노 울림은 미진한 구석이 전혀 없이 맑고 깊으며 수려하다. 진공관 앰프가 아니라 잘 만든 고급 반도체 앰프의 분위기도 풍긴다.

6550을 사용한 기존의 앰프들이 70-80W, 심지어 100W 내외의 출력을 뽑아내는 바람에 호쾌하지만 다소 둔탁함을 면치 못했던 데 비해 시청기는 출력을 대폭 줄였다. 흔히 하듯 3극 출력을 시도하지 않는 정공법을 쓰면서도 그 절반의 출력으로 훨씬 매끈하고 우아한 음색을 자랑하는데, 왜 이 출력관이 클래식에 장점이 있다고 하는지 유감없이 그 증표를 보여 주는 듯하다. 출력이 그다지 높지도 않으면서도 감도가 낮은 어떤 스피커도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괴력(?)도 지녔다. 스피커에 따라 소리의 해석이 약간씩 달라지는데, 공통점은 마치 찬물로 헹궈 내듯 소리가 맑다는 점. 당연히 매끄럽고 고역이나 저역의 표현력도 일급이다. 3극 연결이나 싱글 A급 등의 소리가 최고라고 공치사를 할 일이 아니다. 보통의 6550 제품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상쾌함과 맑음, 나긋함과 미려함이 모든 곡을 지배한다. 소형 스피커가 중대형 기기로 달라지는 펀치력도 물론이다. 스피커의 진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압도적인 박진감과 무게감, 입체적인 음장감 등 나무랄 데를 찾기 힘든 사운드의 쾌거라 할 만하다. 현재 시장에서 이 이상의 6550 앰프를 만나기는 상당히 어렵겠다는 판단, 그것이 정직한 생각이다. 


가격 669만9천원   
사용 진공관 6550×4, ECC82×4   
실효 출력 50W   
주파수 응답 17Hz-30kHz(±1.5dB) 
입력 임피던스 100㏀   
출력 임피던스 4Ω, 8Ω   
아날로그 입력 RCA×4   
크기(WHD) 45×27×40cm   
무게 19.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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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3월호 - 6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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