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 Voice Omega 7 Ve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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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og Voice Omega 7 Ver.3
  • 김남
  • 승인 2023.03.10 21:07
  • 2023년 03월호 (60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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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를 완벽하게 지휘하는 놀라운 앰프 등장

이 제품을 만들어 낸 이치환이란 분은 천재다. 한 단어로 정의하라면 그렇게 밖에 쓸 수가 없겠다. 시청기인 오메가 7 Ver.3의 제작자에게 실로 감탄의 인사를 전한다. 지방인 대구에서 오래전부터 개인 공방을 열고 별로 지명도도 없이 혼자서 오랫동안 여러 기종을 연구하고 개발하며 오디오 일변도의 인생을 걸어 온 분으로, 지난 호에 그가 만든 CD 음을 LP처럼 변화시켜 주는 기종을 들어 보고 놀랐는데, 이 시청기에서는 그야말로 기립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시청기는 그야말로 미국이나 일본이라면 연구 분석 페이지를 만들어 조명을 했을만한 그런 놀라운 제품인 것이다.

제작자를 생각하니 한 유명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가 떠오른다. 그 연주를 TV로 보다가 깜짝 놀랐다. 팔에 알통이 울퉁불퉁 솟아나 있는 것이다. 뭉클해졌다.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연습을 거듭해 왔기에 운동선수의 팔을 가졌단 말인가.

오메가 7 Ver.3은 조그마하다. 더구나 무게는 1.8kg에 불과하다. 이보다 더 가벼운 오디오 기기는 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 이 기기는 인티앰프이며 게인을 조절할 수 있는 고급 포노 앰프 수준의 포노단도 구비되어 있고, 아날로그를 벗어나 USB B, 코액셜, 옵티컬 디지털 입력과 블루투스 연결도 구비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스피커의 댐핑, 감쇄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이런 앰프가 있었는가? 그런 목표를 가진 제품은 들어 본 바가 없다.

그거 장난감 아닌가? 할 분도 있을 것이다. 도처에 약점만 후비려는 눈길이 득시글거리는 세상이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이다. 소리가 안 좋다면 제아무리 기술력 내세워 봐야 아무 소용 없는 것이 오디오의 세계이다. 사실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소리만 들었다. 이번 호 시청기인 B&W 707 S3과 연결했는데, 시청기의 출력은 30W. 소리를 듣고 나서 비로소 설명서를 읽기 시작한다. 감도가 84dB에 그치는 이 스피커는 당연히 상당히 대출력 앰프에서 성능이 발휘된다. 그런데 메모해 둔 것을 그대로 옮기자면, 첫 번째가 ‘풀 향기가 난다’이다. 첫 번째 시청곡인 비발디 사계의 첫 소절에서 가감 없이 느낀 소감인 것이다. 현은 매혹적이고 그윽하며 깨끗하다. 봄에 눈이 녹고 들판 가득히 싱그러운 초록이 물들어 가는 그런 정경이 마치 풀 냄새처럼 향긋하게 냄새 맡아지는 것이다. 대체 이렇게 작고 가벼운 기기에서 이런 소리가….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기기는 스피커를 제어할 수 있는 현역 유일한 제품이라는 점. 전면 패널의 터치스크린과 리모컨으로 6개의 페이지를 통해 조절하는데, 라우드니스를 시작으로 연결된 스피커에 적합한 특성 파라미터를 설정할 수 있고, 우퍼의 저역 한계 주파수, 댐핑 계수, 트위터의 저역 한계 주파수, 고역 음량의 감쇄량과 좌우 출력의 밸런스도 설정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댐핑 제어 파워단이 8Ω에 맞춰져 있다는 것도 어떤 앰프에서 내세우는 규격이 아니다. 진공관 앰프는 4, 8, 16Ω 등 대응 단자가 있지만 반도체 앰프는 그런 것이 없다. 그런데 이 자그마한 기기는 그것을 노렸다.

댐핑 특성에 따라 재생 음질은 차이가 많이 난다. 이 기종은 ‘300B 진공관 앰프의 댐핑 특성을 최신의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최고의 오디오 장치’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는데, 이렇게 애초에 이 댐핑 조절을 목적으로 삼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보이스 코일로 작동하는 일반적인 스피커는 매우 복잡한 댐핑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앰프로 이 댐핑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시청기는 이에 도전, 보이스 코일의 운동을 최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 당연히 최고의 음색을 재현해 낸다. 제작자의 평가에 의하면 자신이 설계 제작한 풀레인지 스피커에서 그 결과치가 가장 뛰어났다고.

소리를 좀더 들어 본다. 들을수록 고품위 음질이다. 연기자로 표현한다면 날씬한 연기파 배우 같다. 피아노 독주에 청량감과 온도감이 가미되어 매끄럽기까지 하다. 이런 미니 기종, 가볍고 앙증맞은 제품에서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감동이 배가된다. 감동을 잘 하지 않는 체질이라 해도 오디오 애호가라면 놀라마지 않을, 명기의 수준에 올려야 할 제품이다. 제작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가격 350만원   
실효 출력 30W(8Ω)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2,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1, Phono(MM)×1, 3.5mm Aux×1   
블루투스 지원   
크기(WHD) 29×10×18cm   
무게 1.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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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3월호 - 6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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