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 Mania - (주)아라유니버스 CEO 온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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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Mania - (주)아라유니버스 CEO 온병하
  • 이승재 기자
  • 승인 2023.03.10 17:03
  • 2023년 03월호 (60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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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로 다가오다

얼마 전 이번 애호가 탐방의 주인공인 온병하 씨를 만나러 일산 킨텍스 인근에 위치하는 아라유니버스 사무실을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매킨토시 MA6100 인티앰프, 토렌스 TD 320 턴테이블, 다이아톤 DS-B1 북셀프 스피커 등으로 꾸며진 아담한 서브 시스템을 만났다.

그리고 더 안으로 들어가니 웬만한 오디오 숍의 시청실보다 더 좋은 개인 시청실이 있었다. 이 곳에서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와 MC1.25KW 모노블록 파워 앰프, 보기 드문 하얀 색상이 시선을 사로잡는 소너스 파베르 일 크레모네제 화이트 버전 스피커 등으로 구성된 메인 시스템을 통해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들었는데, 그 오디오 시스템의 지극히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음이 추운 날씨로 지친 내 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 시청실은 그가 직접 설계한 것이라고 하는데, 룸 튜닝이 무척 잘 되어 있었고 여러 음악을 재생하는 동안 부밍 등 여타의 잘못된 시청 공간에서 발생되는 문제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엡손의 최신형 4K 프로젝터 EH-LS12000B를 통해 존 윌리엄스가 지휘하고 빈 필이 연주하며 안네-소피 무터가 협연한 <John Williams in Vienna> 공연 실황을 봤는데, 고화질의 영상과 함께하는 음악 감상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그가 이런 수준 높은 시청 공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음악과 함께한 오랜 시간 덕분인 듯싶다. 초등학교 때부터 밴드부를 하면서 음악을 시작했고, 대학에서는 트럼펫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시립 교향악단에서 활동하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음악 크리에이터, 음향학, 레코딩 엔지니어에 관련된 공부를 했다. 현재는 음원 퍼블리싱 회사와 영화사를 운영 중이다.

그가 오디오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역시 가족. 유년 시절 부친이 사용하던 전축을 시작으로 오디오는 그와 항상 가깝게 있었다. 첫 오디오 시스템은 군 제대 후 복학하기 전에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산 인켈 오디오였는데, EQ까지 있는 분리형 시스템이었다. 이 오디오로 구입한 LP를 듣고 단골 레코드 매장에서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도 늘어지도록 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이야기지만, 그 당시 레코드 매장에서는 녹음 목록을 적어 주면 LP의 음악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 주었다고. 그리고 대학 시절 은사님이 진행하시던 음악 감상회에도 참석하며 꾸준히 음악을 들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전문 연주인 활동을 하다가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져 결국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는데, 유학 시절에는 오디오는 꿈도 꾸지 못하고, 대신 포터블 필립스 CD 플레이어, 소니 MD 플레이어, 포터블 소니 DAT 플레이어를 손에 들이게 되었다. DAT는 소스가 없어서 별도로 녹음을 해야 했기에 마이크까지 준비하느라 유학생으로서는 거금이었다고 하며, 이걸 사용해 라이브 공연장에 가서 녹음하기도 했다고. 지금은 작동이 안 되지만 언제 수리를 한 번 맡겨 볼 생각. 그리고 유학 시절 지인의 오디오 시스템이 마크 레빈슨 앰프에 다인오디오 스피커를 매칭한 시스템이었고, 다다미 넉 장 반 정도 크기의 지하실에 만든 룸 어쿠스틱을 신경 쓴 시청 공간에서 음악을 들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아서 몇 년 전 비슷한 시스템을 들어 보았다. 물론 좋은 소리를 내 주었지만 그때의 감흥은 없었는데, 아마도 힘든 유학 시절 이어폰으로 감상하던 음악을 오디오 시스템에서 들어서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음악에 관심이 많은 터라 그동안 이런저런 다양한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었고, 예전에는 모니터 성향이 강한 시스템을 들었다고 한다. 제네렉, 하베스, 스펜더 등을 거쳐 ATC, 자작 스피커도 사용했고, 그러다가 여러 나라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편하게 접하고, 오래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찾다 보니 현재의 시스템에 이르게 되었다. 매킨토시 C12000 프리앰프와 MC1.25KW 파워 앰프, 소너스 파베르 일 크레모네제 스피커로 구성된 메인 시스템의 장점은 보컬과 기타, 그리고 현 소리들을 잘 내주며, 건반 악기를 과장되지 않은 소리로 들려주는 점도 장점. 개인적으로 일 크레모네제의 보컬과 현 소리가 마음에 들며, 단점은 그냥 스피커와 타협하고 있고, 룸 어쿠스틱으로 나름대로 보강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한다. 추후 트위터와 미드레인지에 파워 앰프 한 조를 더 물려 바이 앰핑해 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브 시스템으로는 골드문트 텔로스 590 넥스트젠 Ⅱ 인티앰프와 포칼 디아블로 유토피아 Ⅲ 에보 스피커를 같은 공간에서 사용하고 있고, 그리고 매킨토시 MA6100 인티앰프와 다이아톤 DS-B1 북셀프 스피커, 토렌스 TD 320 턴테이블 등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최근 프로젝터를 업그레이드한 후 무척 만족하고 있다. 기존에 엡손 EH-TW7300을 사용하고 있다가 엡손의 최신형 4K 레이저 프로젝터 EH-LS12000B로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제품도 엡손 3LCD 특유의 색감, 그리고 자연스러운 표현력과 디테일에 만족하고 사용 중이었으나 EH-LS12000B는 보다 디테일한 영상을 보여 줘 매우 만족스럽고, 특히 4K 전용 렌즈를 탑재하고 HDR10+를 지원하면서 톤 표현 향상과 명암비가 많이 좋아졌다고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하드웨어적으로는 매우 정숙하고, 기존 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광원 부분의 밀폐로 인해 렌즈 부분 이외에서 빛샘 현상이 없어 영상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해 무척 만족스럽다고. 그리고 블루레이 플레이어로는 파나소닉 DP-UB9004EG1이라는 유럽 버전을 직구해 사용하고 있으며, JBL BAR 9.1 사운드바로 듣고 있는데, 4K 영상의 품질이 너무 좋아 5.1.2채널 정도의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구상 중이라 한다.

그에게 음악은 정말 많은 것을 주었고, 음악이야말로 마음을 정화하는 세탁소라고 이야기한다. 요즘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자주 듣는데, 정경화 씨의 LP를 3장 구입할 정도로 좋아하던 음악이었고, 90년도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때 바이올리니스트 김의명 씨와 협연했던 곡이라 더 자주 듣는다. 그리고 베토벤 교향곡 10번 음반 상태가 좋지 않아 아쉽지만 완성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 자꾸 듣게 된다. 현재 아마추어 윈드 오케스트라에서도 활동 중이라 악보를 보면서 연주곡을 듣기도 한다.

그는 그동안 지인들의 시스템까지 보태면 적지 않은 시스템을 접했다. 오디오는 음악을 듣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기에 훌륭한 기기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오디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먼저 훌륭하게 레코딩된 음원, 그 다음 청취 환경, 기기 간 매칭 순이라고 강조했다. 음악은 좋아하는 음식과도 같은 것이어서 개인적 취향이 강한 부분이긴 하나 오디오를 통해 듣는 소리는 모두 녹음 환경에서부터 엔지니어의 테크닉이 포함되는 부분이라 녹음된 음원의 밸런스를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마지막 이야기를 전했다. 


    <사용 시스템>

  • 스피커 : 소너스 파베르 일 크레모네제 화이트 버전, 포칼 디아블로 유토피아 Ⅲ 에보
  • 프리앰프 : 매킨토시 C12000
  • 파워 앰프 : 매킨토시 MC1.25KW
  • 인티앰프 : 골드문트 텔로스 590 넥스트젠 Ⅱ
  • CD 플레이어 : 로텔 RCD-1520
  • 네트워크 플레이어 : 오렌더 W20
  • DAC : 반 오디오 파이어버드 MKⅢ, 로크나 오디오 웨이브라이트
  • 턴테이블 : 프로젝트 오디오 6 퍼스펙스 SB
  • 전원장치 : 토러스 파워 AVR 16 CE
  • 케이블 : 체르노프 스피커 케이블, 실텍 XLR 케이블 등
  • 액세서리 : 인크레커블 iEARTH EBS-3
  • 프로젝터 : 엡손 EH-LS12000B
  • 스크린 : 그랜드뷰 GER-120R
  • 블루레이 플레이어 : 파나소닉 DP-UB9004EG1
  • 사운드바 : JBL BAR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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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3월호 - 6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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