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 MP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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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 MP 200
  • 김남
  • 승인 2023.02.11 21:59
  • 2023년 02월호 (60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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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디지털 소스를 통합한 완벽한 트랜스포트를 찾고 있다면

이론과 응용(Theory + Application)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독일 회사의 제품이다. 정말 다기능의 제품인데,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 블루투스, 거기에 CD 트랜스포트, 튜너까지 합체되어 있다.

생각해 보니 국내에서 독일제 오디오 제품은 의외로 쉽게 볼 수가 없다. 흔히 도이치 사운드로 불리면서 오디오 세계의 한 축을 이뤘지만, 옛날 진공관 앰프 초창기를 벗어나면 현재 대중에게 인기 있는 독일제 기기를 얼른 손꼽기가 어려운 것이다. 오디오 명감을 뒤적여 봐도 독일제는 숫자가 적다. 독일제였나 했더니 스위스나 덴마크 제품이었다는 그런 제품은 몇 기종 된다. 약간 놀랍다.

그 이유는 물론 독일제 오디오가 고급기 위주, 고가 제품 위주라서 공통적으로 비싸고 반면 저가의 보급기는 잘 만들지 않기 때문일 것이고, 상당히 엄격하게 소량 생산을 하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왔지 않나 싶다. 물론 mbl은 왕성하고 근래에 들어 봤던 오디오넷이 생각나지만 한때 수입이 되었던 아인슈타인, 헤코 등의 근황이 궁금하다.

90년대 인티앰프의 명기로 명성이 자자한 아인슈타인이 있었다. 때마침 독일에 오래 머물러 있던 사촌동생이 귀국한다기에 좀 싸게 장만해 보려고 한 개 사 들고 오라 부탁했더니 며칠 만에 연락이 왔다.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가게를 수소문, 문의했더니 그런 고가품은 주문하면 한 달 후에 도착한다는 것이다. 그게 아쉬워 그럼 스피커 케이블이라도 한 조를 알아봐라 했더니 회답은 마찬가지였다. 주문하면 한 달 후. 그러면 도대체 그곳에서는 어떤 기종을 쓰는가 했더니 교수 연구실에도 대부분 싸구려 일본제 컴포넌트라고 했다. 동생은 미안해하면서 ‘돌아가면 제가 쓰던 것이라도 드릴까요?’ 했다. 물론 일본제 컴포넌트였다. 확실히 자국 제품이 자기 나라에서 히트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일본에서도 일본제 고급 승용차라 해도 국산품으로 취급, 한 등급 아래로 본다.

시청기를 내놓은 제작사 T+A는 1978년에 출범했고, 현재 독일 오디오 기기의 명성을 회복시키는 대표 주자로 등극하고 있는데, 근래 스피커와 앰프 등 여러 기기들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선을 보이고 있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줄을 이으면서 오랜만에 도이치 사운드의 옛 명성이 부활되었다는 평가도 활발하다. 예전에 이 제작사의 스피커를 한 기종 들어 봤는데, 아직 기억에 남을 만큼 소리가 좋았다. 도입된 첫 기종 두어 개의 평판이 나쁘면 나중에 아무리 개선된 제품이 나와도 처음의 불신을 씻기 어려운 것이 오디오 기기의 생태인데, 본격 도입 몇 년 만에 T+A는 명품의 대열에 쉽게 안착한 것 같다.

시청기는 그런 독일산의 전통(?)처럼 고가에 속하는 다기능의 완전 디지털 소스기기. 완전 디지털 소스기기라고 칭한 것은 아날로그 입력·출력 모두 없기 때문. 우선 이 소스기기에는 CD 트랜스포트가 있고, 다양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인터넷 라디오를 즐길 수 있는 네트워크 플레이어 기능과 aptX HD 코덱을 지원하는 고음질 블루투스 입력, FM/DAB 튜너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특히 스트리밍 클라이언트를 직접 개발, 일반적 컴퓨터 기반 솔루션 제품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특징이고, 고주파 간섭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이 거의 없다고 한다. 철저하게 사용자의 관점에서 설계했다는 것. 그리고 철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제작한다고 공표해 신뢰도가 높다.

디지털 기기는 보통 사용자로서는 의미도 잘 모르는 복잡한 기술 용어와 장치가 태반이어서 혼란스럽다. 되도록 그런 것에는 눈을 감고 필요한 용도의 장치가 내장되어 있고 부품의 수준이 보통 이상인지, 내구성, 제작사의 신뢰도, 그런 것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이 좋겠다. 주파수 대역폭이 높게 측정되어 있으면 고급스럽게 보이지만 지금은 그런 회로의 기판이라고 해도 기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야말로 눈부시게 올라가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기능을 테스트해 보진 못했지만 그 모든 기능을 압축하고 있는 스트리밍 재생과 CD 재생으로 평가해 본다. 우선 얼른 보면 구분이 되지 않는 날렵한 슬롯에 CD를 넣는다. 감촉이 고급기라는 것을 단숨에 느끼게 해 준다. 음악을 들으면 ‘아, 디지털 제품에서 이런 소리가!’ 스트리밍 재생과 CD 재생에서 보통 CD 플레이어와 다르게 음이 묵직하고 우아하기 짝이 없다. 품위 있고 밀도와 윤기, 해상도가 충분하다. 별을 매기자면 쉽게 5개짜리.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단, 가격이 높아 주머니 사정이 좀 여유로워야 하는 것이 흠이긴 하다. 하지만 수백만원짜리 핸드백에도 구매하려는 사람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 것이 요즈음 젊은 세대의 눈높이니 든든한 스트리밍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장만하려는 전의가 있는 분에게는 우선적으로 돋보이는 제품이 될 터이다. 


가격 820만원   
CDP 지원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2, USB A×2, LAN×1   
디지털 출력 Coaxial×1, USB SYS×1, SYS LINK×1
주파수 응답 2Hz-20kHz   
다이내믹 레인지 100dB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aptX HD, AAC)
튜너 지원(FM·DAB)   
크기(WHD) 32×10×34cm   
무게 4.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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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2월호 - 6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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