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c Debut ConneX DCB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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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c Debut ConneX DCB41
  • 김남
  • 승인 2023.02.11 21:53
  • 2023년 02월호 (60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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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락의 매력을 응축한 미니멀리즘 액티브 스피커

구정에 서울의 한 명문 대학에 합격한 아이가 찾아와 잡담을 나누다가 베토벤 운명 교향곡을 아느냐 물었더니 몰랐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비발디의 사계도 물론 몰랐다. 문화적인 감성이 없는 것도 아닌 수준이지만 BTS 등은 잘 알아도 클래식은 그 모양이다. 우리나라 고교생의 교양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학교 교육이다. 철저하게 문학이나 음악에의 접근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인 것이다. 살아가면 사람의 교양은 현실적으로 문학과 음악이다. 예술인 것이다. 그것을 모르면 은연중 무식하다고 조롱 받는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유능해도 그것이 부족하면 별수없다. 우리나라나 외국을 막론하고 수준이 높다, 낮다 라는 평가가 있기 마련이고 그것이 세상살이의 범위인 것이다. 교양만 많고 세상살이에 어둡다면 그것도 문제이지만, 돈 잘 벌고 명성이 있어도 교양이 없으면 무식한 인간이라 매도되기 십상인 것이다.

근래에 전 국무총리가 클래식 마니아인 걸 알았다. 대통령 영부인이 클래식 애호가라는 것도, 법무부장관이 재즈 마니아이며 가수로서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의 평전을 일찌감치 원서로 독파했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저명인사가 음악 애호가라는 것을 알면 은연중 기분이 좋다. 국회의원이나 관료들 중 그런 교양이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 모든 신입 사원 공채에서 그런 점을 심사하고 정치인 선거나 관료들 진급에도 평가를 하게 된다면? 신년의 공상이다.

지금 집안 아이에게 어떻게 음악의 세계를 기본이나마 알게 해 줄까 연구 중이다. 혹시 비슷한 궁리를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본 시청기를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이 시청기야말로 명답 중의 명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렴한 가격, 간결한 구조와 사용법, 손쉬운 거치, 거기에 뛰어난 수준의 소리. 시청기는 실로 현재 오디오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고 도발에 가깝다. 이런 제품이 등장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다.

사이즈는 그야말로 미니 중의 미니. 군용 파카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앙증맞은 크기. 그런데도 그 안에 앰프가 내장되어 있으며 종래라면 꿈도 꾸지 못할 여러 가지 기능이 들어 있다. 단순히 말해서 이 작은 스피커를 아무렇게나 늘어놓고 한쪽 스피커에만 앰프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제공되는 케이블로 서로 연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더 이상의 장치는 필요 없다. 물론 음원은 외부에서 휴대폰 등으로 재생하면 된다. 생소한 제작사의 제품이 아니고 스피커의 명문, 엘락이 만들었다.

앰프 내장 스피커이며 블루투스 기능이 통합되어 있고, 게다가 포노 연결도 가능하다. USB B 입력도 있어 PC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다. 책상 위에 자그마한 턴테이블을 함께 배치하면 참 근사한 시스템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학생용으로 기숙사 방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제품으로 소개하고 싶다. 또한 HDMI ARC도 갖추고 있어 TV와 HDMI 케이블로 간단히 연결해 사운드를 더 풍성하게 할 수도 있고, 서브우퍼를 연결해서 소리를 더 웅장하게 할 수 있다. 기숙사 용도만이 아닌 것이다. 나이 들어 점점 번거로운 것이 마땅찮게 느껴지는 세대에게도 눈이 번쩍 뜨이는 제품이기도 하다. 옵티컬 입력도 물론 사용할 수 있다. 내장 앰프는 클래스D 50W 출력이고, 0.75인치 소프트 돔 트위터와 4.5인치 폴리프로필렌 미드·우퍼가 장착되어 있으며 후면에 슬롯 형태의 덕트가 뚫려 있다.

입력 선택과 볼륨 조절 등은 소형 리모컨으로 조정되며 전면 배플의 오른쪽 하단 모서리에는 리모컨을 위한 IR 센서와 상태 표시등이 결합되어 있다. LED 상태 색상은 블루투스-파란색, HDMI-녹색, USB-흰색, 옵티컬-빨간색, 포노-분홍색이다.

XBass 기능이 이 스피커의 특징인데, 리모컨의 XBass 버튼을 한 번(2초 동안) 누르면 기능이 활성화되고 저역이 보다 풍성해진다. 그리고 추가로 짧게 누르면 55Hz를 중심으로 3.5dB 또는 7dB 베이스 부스트로 소리가 달라진다. 끄려면 해당 버튼을 다시 2초간 누르기만 하면 된다.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에서 스위스군의 행진을 들어 보면 이 사이즈에서 그 위풍당당한 소리가 울리는데, 저절로 탄복이 터져 나온다. 지극히 소리가 맑아 신기할 정도이며 현은 녹아내릴 것처럼 미려하기 짝이 없다. 가슴과 머릿속에 상쾌한 5월 한낮의 향기가 저절로 맴도는 듯하다. 분명 한계가 있긴 하지만 금방 이 음에 익숙해지면 굳이 따질 필요가 없어진다. 서브우퍼를 쓰지 않아도 보통 방에서 잘 어울리며, 음장감도 이 사이즈를 초월, 넉넉하게 대편성을 울려 준다. 국제적으로 이 제품에 대한 평가는 모두 별 5개다. 저음이 다소 작을 수밖에 없지만 투명하고 매력적인 중음의 특성은 전통적인 엘락 리본 트위터와 흡사하다. 과연 크고 번거로운 대형 시스템을 꼭 사용해야 될까? 곱씹어도 그 의문에서 헤어나기 쉽지 않은 제품이다.


가격 94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액티브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1.4cm 폴리프로필렌, 트위터 1.9cm 소프트 돔
재생주파수대역 50Hz-25kHz   
디지털 입력 Optical×1, USB B×1   
아날로그 입력 Phono·RCA(Switchable)×1   
HDMI(ARC) 지원
서브 아웃 지원   
블루투스 지원(aptX)   
크기(WHD) 13.9×24.4×20.3cm   
무게 3.4kg(액티브), 2.8kg(패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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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2월호 - 6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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