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ipsch R-5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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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psch R-50M
  • 김남
  • 승인 2023.02.11 21:07
  • 2023년 02월호 (60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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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쉬의 매력을 알뜰하게 담아 맛깔나게 표현하다

창립 75년이 넘어 가는 클립쉬는 세계 최고의 전통을 지닌 혼 스피커 제조사다. 혼 스피커로 오디오 100대 명기로 꼽히고 있는, 코너에 거치해야 하는 클립쉬혼(Klipschorn)을 비롯해 그동안 헤아리기 벅찰 정도로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을 내놨다. 클립쉬는 그 장구한 역사와 시종일관 고집하는 혼 스타일, 그리고 별로 비싸지 않은 가격대는 축복이다. 아무 대가도 없이 골목 청소를 해 주는 동네 할아버지를 처음에는 훌륭한 인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저 자기 좋아서 하는 것이려니, 그까짓 거 나도 할 수 있는데 하는 타성이 생겨 버린다. 그 타성 같은 것이 클립쉬혼 같은 오래된 스피커이다. 오래되었고 혼 스피커니까 뭐 좋겠지 그러기 십상이지만 각종 군웅이 할거하고 있는 스피커 세계에서 이처럼 양식을 지키고 있는 제작사가 또 있을까 싶다.

R-50M & R-40M

클립쉬의 스피커는 시리즈도 많고 기종도 다채롭다. 마치 백화점의 대형 의류 매장처럼 복잡하다. 이번에 만난 스피커는 클립쉬의 간판이나 다름없는 레퍼런스 시리즈 중에서 미니멀한 북셀프 기종이며, 이보다 더 작은 R-40M도 함께 출시되었다. 이 레퍼런스 시리즈에는 이 외에도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센터 스피커, 돌비 애트모스 스피커, 서브우퍼까지 홈시어터를 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스피커가 골고루 포진되어 있다.

그동안 클립쉬의 최고 기종부터 라이프 스타일 오디오까지 여러 제품을 잔뜩 들어 봤는데, 그중 가장 소형기인 스피커가 본 시청기이다. 크기는 일반 북셀프 스피커보다 작은 편이며 좀더 작은 R-40M은 시청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우퍼 사이즈가 보다 작다. 소형 2총사인 셈이다.

특징은 기술적인 소개를 하기에 멋쩍을 정도로 이미 잘 알려진 클립쉬 고유의 트랙트릭스(Tractrix) 혼의 크기를 확장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한 것이며, 이를 통해 소리에 생기와 활기가 증가되었다. 또한 인클로저도 더 멋지게 만들어 고급기 같은 분위기가 물씬하다. 그리고 클립쉬의 핵심 기술인 캡톤 서스펜션이 적용된 LTS(Linear Travel Suspension) 알루미늄 트위터와 TCP(Thermoformed Crystalline Polymer) 소재를 사용한 Spun-Copper 우퍼가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면서도 미세 개량을 했다. 즉, 대표 시리즈인 헤리티지의 기술력이 그대로 압축되어 있다는 것이 설명서의 내용이며, 그 본격적인 대형 혼이 이 미니 사이즈에도 동일하게 적용, 웬만한 음악과 홈시어터 대응에 불만이 없으며 더구나 이 가격대를 보면 감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클립쉬의 대형 혼 스피커들은 보편적으로 스테레오 음악만을 듣기에는 사실 좀 아깝다. 코끼리를 보통 아파트에 데리고 온 듯한 느낌이 있다. 진돗개 2마리를 아파트에서 키우고 있는 분이 있어서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용케도 아파트에서 짖지 않고 너무 영리해 아무 지장도 없다고 한다. 클립쉬는 그런 영리한 진돗개, 영리한 코끼리나 사자 정도에 비유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보통의 대형 클립쉬 혼 스피커로 홈시어터를 신나게 틀기 위해서는 여러 작업과 주의가 필요할 터이지만 본 시청기는 그런 면에서는 염려를 붙들어 매도 될 기종인 것이다. 또한 거치 거리가 어떻고, 각도가 어떠하며, 높이가 어떻다는 등 까다롭게 굴 필요 없이 그냥 아무렇게나 놓고 들어도 마음 편히 기대했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스피커이며, 음악은 엄숙한 신앙 같은 것이 아니라 다정한 친구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는 대표적인 기종인 것이다. 전형적인 클립쉬 혼 소리와 함께 대체 왜 클립쉬가 그토록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지, 왜 홈시어터의 제왕으로 불리는지 그 실체를 맛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기종으로 시청기를 서슴지 않고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제작사의 내부에 앰프가 내장되어 있는 액티브 스피커 한 기종을 들어 보고 감탄한 적이 있는데, 시청기 역시 그에 못지않다. 과연 어떤 스피커가 좋은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한 또 하나의 답안이 이 시청기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소리가 당당하다. 생생하게 한 꺼풀 소리를 벗기고, 마치 때 닦아 내고 광을 낸 구두를 보는 것 같은 그런 반짝거림이 피부에 달라붙는다. 가장 큰 장점은 사이즈가 작아서 소리가 한층 더 생기발랄하며, 아파트에서도 다소 음량을 키워도 누가 쫓아올 확률이 낮다는 점, 클립쉬의 소리가 좋아도 방이 작은데 라는 조바심에서 해방될 수 있는 점을 손꼽을 수 있겠다.

어떤 방식으로 평가를 하더라도 혼 스피커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형식이다. 대형기처럼 음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소형기에서 오히려 혼 스타일의 장점이 극대화된 것 아닐까 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리를 끌어내 준 기기는 아톨의 IN300 인티앰프와 CD50 시그니처 CD 플레이어. 가볍고 선명한 사운드, 박력 넘치는 중역, 깊이 있는 저역이 쉽사리 나와 준다. 앙증맞고 정확한 소리일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웅장감이 있고, 보컬의 리얼함과 번득이는 금관 밴드 연주가 인상적. 만능으로 음악을 즐기려는 분들에게 복음과 같은 제품이다. 


가격 48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3cm Spun-Copper TCP, 트위터 2.5cm 알루미늄 LTS(트랙트릭스 혼)
재생주파수대역 58Hz-21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560Hz   
출력음압레벨 92dB
임피던스 8Ω   
파워핸들링 75W   
크기(WHD) 17.8×35.4×22.9cm   
무게 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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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2월호 - 6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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