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oll CD50 Sig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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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ll CD50 Signature
  • 김남
  • 승인 2023.02.11 20:50
  • 2023년 02월호 (60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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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의 가치를 명확히 들려주는 착실한 CD 플레이어

점점 더 아톨(Atoll)이라는 제작사가 존경스러워진다. 아톨은 요즈음 날마다 파업과 거리를 메우는 데모 군중으로 해외 뉴스의 단골이 되고 있는 프랑스 제품이다. 처음에는 수수한 겉모습으로 별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성능이 좋다는 그런 입소문이 전 세계적으로 뻗어 나갔다. 또한 유럽의 전통 오디오 브랜드들에 비한다면 거의 신생 업체에 가까운 브랜드지만 신생 업체답지 않은 높은 기술력으로 삽시간에 하이엔드 무대를 넘보는 퀄리티 높은 기기들을 쏟아 내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하이엔드라는 표현을 싫어하지만, 저렴한 하이엔드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제작사가 바로 아톨인 것이다. 게다가 프랑스에 있는 자사의 공장에서 모든 제품을 직접 설계·제작을 하고 있다. 더구나 CD 플레이어만 해도 여러 시리즈별로 다양한 기종이 있다.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고가 CD 플레이어 제작사들이 신기종 생산에서 한 걸음 물러선 지금, 아톨은 그야말로 왕성하게 다양한 CD 플레이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염가판에서 다소 고급기까지 시리즈별로 선을 보이고 있는데, 스트리밍 시대에 이런 단품 CD 플레이어를 집중적으로 만드는 곳은 달리 없다. 수십억매가 발매되어 있는 CD를 너무 얕잡아 보는 오디오 시장에 아톨은 일격을 가하는 듯하다. 문화의 첨단 국가 프랑스에서 그야말로 음악의 미래를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톨 제품들을 통틀어 공통적인 특징은 섀시라고 부르는 외형에 돈을 들이지 않는다는 점인데, 외관은 그저 단순, 심플함 그 자체이며 단아하다. 별스럽게 화려하게 다듬어서 막대하게 판매가를 책정하는 곳과는 획을 긋고 있고, 당연히 가격이 합리적이다. 또한 모서리를 살짝 구부려 회절을 줄이고, 그런 식의 공치사는 하지 않는다. 대체 그 작은 모서리에서 회절이라는 것이 얼마나 발생하며 소리에 무슨 영향을 미친단 말인가. 항상 아리송하다. 아톨은 그런 점은 무시해 버린다. 이런 점이 얼마나 가슴을 감동하게 하는지 오래된 애호가들은 잘 알 것이다. 오디오 기기는 결코 외관에서 소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청기는 동사의 여러 CD 플레이어 중에서도 낮은 가격대의 제품으로 이미 상당한 평가를 받은 바 있는 CD50을 시그니처 버전으로 미세 개량한 제품. 본 기는 4mm 두께의 브러시드 알루미늄 전면 패널(은색 또는 검은색)이 적용되어 있는 새로운 금속 케이스에 티악의 CD 메커니즘을 탑재했고, 전작보다 다소 매끈하게 다듬어졌고 내부에도 약간 수정이 가해졌다.

근자에 15년쯤 사용했던 CD 플레이어가 수명을 다 했다. 픽업의 수명이 끝난 것이다. 인터넷 정보는 본래 정답보다는 오답이 훨씬 많고 이 픽업의 수명에 대한 유언비어도 꽤 많다. 수명이 반영구적이라는 황당한 주장도 있고, 30년을 썼지만 지금도 잘 돌아간다는 주장도 있다. 아마 한 달에 한두 시간만 사용했다면 자손에게 물려줘도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잘 만들어도(민감하게 만든 고급 제품은 수명이 더 짧은 것 같다) 픽업 렌즈는 아마 2천 시간쯤 되면 수명이 다 한다. 면봉으로 렌즈를 닦아라, 어쩌라 하지만 렌즈의 전면이 아니라 밀봉되어 있는 후면에 각종 이물질이 녹아 붙어 제거가 불가능한 것이 그 이유로, 렌즈 분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픽업 메커니즘도 십수 년 전까지는 필립스의 CD-Pro2가 고급 제품이었고 CDM12 등도 인기였지만 지금은 그런 오디오 전용 픽업 대신 DVD 롬을 사용한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그 편이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좋고 가격은 싸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 등지에서는 단종되어 버린 과거의 크고 무거운 재고품 메커니즘으로 전용 트랜스포트를 만들어 고가에 판매하고 있는 듯하다.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이 신기종의 달라진 점은 지터를 최소화하도록 최적화된 티악의 Pure Audio CD 메커니즘의 사용이 대표적. 그리고 디지털부는 널리 알려진 버브라운 PCM1793 DAC 칩을 중심으로 구축되었으며, 아날로그부는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만든 클래스A 차동 오디오 출력단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간섭을 제한하기 위해 디지털부와 오디오부 각각에 별도의 트랜스포머를 채용한 리니어 전원부가 적용되어 있다.

이 CD 플레이어는 CD, CD-R, CD-RW를 재생할 수 있고 MP3, WMA, AAC도 재생할 수 있다. 그리고 옵션인 DC200 보드를 추가하면 코액셜, 옵티컬, USB B 입력으로 PCM 24비트/192kHz까지 재생할 수 있다. 별로 무겁지도 않고 특징도 있어 보이지 않는 이 CD 플레이어의 소리는 몹시 놀랍다. 기본적으로 청순, 명확하며 매끄럽다. 이 정도 되니 소문이 그렇게 좋은 듯하다. 


가격 143만원   
DAC 버 브라운 PCM1793   
디지털 출력 Optical×1, Coaxial×1   
아날로그 출력 RCA×1
주파수 대역 5Hz-20kHz   
출력 레벨 2.5V   
출력 임피던스 5.6Ω   
S/N비 113dB   
디스토션 0.001%
크기(WHD) 44×9.5×28cm   
무게 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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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2월호 - 6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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