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ndor Classic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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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ndor Classic 2/3
  • 김남
  • 승인 2023.01.06 15:47
  • 2023년 01월호 (60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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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라는 호칭이 잘 어울리는 우아한 스피커

이 스피커는 관록의 스피커 명문가 스펜더에서 내놓은 클래식 라인의 대표작. 이 제작사의 제품군은 클래식 라인, D 라인, A 라인이 있는데, 클래식 라인이 고급기들을 대표하고 있다. 스펜더라는 이름은 요즈음 같은 시절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창립 60주년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한결같이 스피커 일변도, 그것도 변함없이 클래식 스피커라는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스피커 브랜드라고 해도 홈용, 프로용, 카 오디오용, PA용으로 무차별하게 제품을 늘리고 있는 곳도 있는데, 그런 곳과는 다른 체취를 느낄 수가 있어서 좋다.

시청기는 이미 중역이 튼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투명함, 정확함 등으로 입소문이 나 있는 기종인데, 다시 시청해 보니 소문과 다르지 않다. 덧붙이자면 상쾌함, 화사함이 두드러지며, 사운드의 품위가 무엇인가를 알게 해 주는 기종인 것이다. 대형기 부럽지 않은 음장감과 저역이 있다. 한마디로 멋지다.

스펜더(Spendor)는 1960년대 후반에 스펜서(Spencer) & 도로시(Dorothy) 휴즈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스펜더라는 브랜드명은 두 사람의 이름을 반반 섞어서 만든 것. 따라서 정확한 명칭은 Spen-Dor이다. 스펜서 휴즈는 BBC 사운드 엔지니어링 부서에서 엔지니어로 오랫동안 일하다가 독립, BC1이라는 자체 스피커를 발표, 일약 스피커계의 새로운 별로 떠올랐다. 당시까지만 해도 영국 스피커는 어딘지 모르게 다소 온화하고 반응이 좀 느린 것 아닌가 그런 평가를 받았지만, BC1이 등장하면서 번득이는 해상력과 스피디한 속도감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 이후 브리티시 사운드의 진일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스펜더는 여전하다. 대규모 염가판과는 거리를 둔 채 여전히 초기처럼 다소 가격대가 높지만 고귀하고 고고한 분위기의 제품 라인을 쭉 이어 오고 있는 것이다.

동사의 클래식 라인의 제품군은 BC1 시절의 스타일과 사운드 기반 위에서 매우 특별한 사운드로 진화한 동사의 간판급 기종들로, 현재 클래식 라인에는 자그마한 북셀프 스피커인 4/5를 비롯해 대형기인 200까지 모두 6기종으로 라인업되어 있다. 그중 시청기는 동사의 초기 대표작인 BC1을 비롯해 명기로 날렸던 제품들의 혈통을 이어 받아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완성된 제품으로, 1973년에 등장한 BC2의 후예이자 1994년에 등장한 SP2/3으로 시작된 2/3의 후속작이다. 2/3이야말로 아담한 크기와 뛰어난 성능으로 20여 년을 롱런해 온 동사의 핵심 기종 기종이었다. 클래식 2/3은 명칭에 클래식이라는 호칭이 새로 붙었지만 외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청기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동사의 실질적 대표 기종이며, 기술적으로는 플래그십의 기술력을 압축한 제품. 덩치는 크지만 2웨이이며, 전면에 덕트가 있는 베이스 리플렉스 구조로 되어 있다. 눈에 익은 미드·우퍼는 EP77이라는 폴리아미드 섬유 강화 콘과 더욱 강화된 바스켓이 적용된 업그레이드된 유닛이다. 와이드 서라운드가 특징인 22mm 폴리아미드 돔 트위터 역시 새로 설계되었다. 그리고 이 유닛들은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스캔스픽 또는 시어스와 같은 유닛 제조사로부터 드라이버를 구매하는 것과 달리 자체 제작했다. 당연히 유닛에 맞춰 네트워크도 달라졌다. 또한 캐비닛 구조가 향상되었는데, 캐비닛을 두들겨 보면 타사의 일반적인 소재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엘라스토머 패널 댐핑이라는 공명을 줄이기 위해 특수 공법을 적용했는데, 잔향이 남지 않아 공진이 줄었다는 것을 외부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릴도 마그네틱 방식으로 부착된다.

이 스피커는 전체적으로 현의 생기를 드러내는 입체감과 자연스러움이 공존하며, 대형기 부럽지 않은 음장감과 저역이 있다. 나긋한 보컬과 상쾌하며 펀치력에 대한 반응도 대단히 좋다. 오디오 제품에서의 소리라는 것은 단박에 사람을 사로잡는 것이 아니라 들을수록 따스하게 감싸 주는 경우가 진짜 소리다. 시청기와 같은 수준이라면 굳이 더 이상 스피커에 욕심을 내지 않아도 되겠다. 스피커가 크다고 해서 음장감이 웅장하게 펼쳐지고 저역이 물밀듯이 밀려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터득하고 있는 분이라면 이런 정도의 제품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잘 알 것이다. 고음의 디테일이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직접적이거나 강한 금속성 같은 것은 없다. 저음은 리드미컬하고 응집력이 있으며 정확. 모든 스피커들의 중간 지대에 있는 중용의 미덕을 과시한다는 느낌. 참고로 시청 시 벽에서 약 1m, 대부분의 스피커보다 더 작은 토인으로 2.5m 떨어져 있을 때 가장 좋은 소리를 낸다는 권장 사항이 있다. 


가격 70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2cm,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5kHz   
출력음압레벨 88dB   
임피던스 8Ω   
권장앰프출력 25-200W   
크기(WHD) 27.3×54.3×33.8cm   
무게 14.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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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1월호 - 6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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