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rus i9-X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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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i9-XR
  • 김남
  • 승인 2023.01.06 14:49
  • 2023년 01월호 (60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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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당찬 사이러스의 매력이 꽃을 피우다

영국의 오디오 제조사 사이러스가 근래 새삼스럽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계 도처에서 인티앰프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사이러스의 인티앰프가 별로 고가품도 아닌 터에 이렇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사실 이렇게 주목받게 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단순히 거창한 홍보 전략만으로 제품이 히트한다는 것은, 더구나 오디오 기기 쪽에서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성능이 전제되어야 한다.

동사가 첫 번째 인티앰프인 사이러스 ONE을 출시한 지 이제 40년이 다 되어 간다. 그 초기 제품의 미니멀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그 당시 오디오를 약간이나마 체험해 본 애호가라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기종은 앰프의 미학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와 함께 80년대를 사로잡았고, 아마 90년대 중반까지도 그 여세를 몰아 인티앰프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시절이 바뀌면서 소리 없이 관심이 멀어졌다. 대형의 분리형 앰프가 대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그 사라지다시피 했던 그 제품이 다시 세계적으로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디오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진기한 현상이다. 한 번 사라지기 시작하면 쉽게 되돌리기 어려운 것이 오디오 시장의 생리인데 그걸 허물어 버리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들은 오디오 제품을 선택할 때 작고 아름다우면서 강력한 성능, 그리고 크게 비싸지 않은 제품을 하나의 희망처럼 꿈꾸고 있다. 그런 제품이 현실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는 터인데, 이 시청기는 그런 잠재워져 있던 아쉬움을 해소시키는 대상으로 떠오르는 것은 아닐지….

동사의 인티앰프는 현재 지난 호 리뷰를 했던 ONE 시리즈와 XR 시리즈가 대표적인데, ONE 시리즈는 ONE, ONE HD, ONE Cast 3종이며, XR 시리즈는 i7-XR, i9-XR 2종이 있다. 먼저 ONE 시리즈는 외양이 동사 제품의 기본을 유지하고 있지만 양쪽에 커다란 노브를 설치해 약간 현대적인 모습이고 스트리밍 재생 기능을 갖춘 제품도 있다. 그에 비해 XR 시리즈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사이러스 형태에 충실하며 정통적인 음악성을 중요시하고 있으면서도 DAC쪽에 강세를 보이며, 정통성과 현대성을 함께 양립시키면서 질적인 성능 향상에도 성공한 시리즈.

시청기 i9-XR는 XR 시리즈 중 상급기이며 거의 40년간 축적된 기술이 도처에 투입되어 있다. Pre-XR 프리앰프에서 파생된 아날로그 프리앰프와 DC에서 100kHz 이상까지 플랫한 주파수 응답 보장하는 파워 앰프, 신 설계된 오버 스펙의 전원부를 특징으로 하며, 회로 배치의 안전성과 능률성은 인티앰프의 모범적 샘플로 평가되며 부품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즉, ONE 시리즈보다 고급화된 기종이라고 볼 수 있으며 가격도 상승했다. 비판자들의 평에 의하면 스피커 단자가 BFA 형식이며, 헤드폰 단자가 후면에 위치하는 등의 단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은 성능 때문에 모든 것이 감춰져 버린다 라는 평가가 대세인 듯하다. 출력도 i7-XR의 52W(6Ω)보다 대폭 향상된 91W(6Ω)다.

DAC 부분이 특별한데, i9-XR의 디지털 입력단은 수상 경력에 빛나는 QXR DAC를 기반으로 하는 2세대 버전으로, 완전히 새로운 고속 아날로그 버퍼 스테이지와 7개의 디지털 필터가 특징. 그리고 2개의 옵티컬, 2개의 코액셜, 1개의 USB B 디지털 입력을 갖추고 있으며, USB B를 통해 PCM 32비트/384kHz, DSD 256까지 지원한다.

그 외 아날로그 입력은 RCA 4조와 포노(MM) 입력을 지원하며 프리 아웃, 픽스드 아웃, 헤드폰 출력도 갖추고 있다. 그와 함께 바이와이어링을 지원하는 스피커 단자를 갖추고 있으며 프리 아웃을 통해 바이앰핑 방식을 통해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다. 또한 동사 인티앰프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외부 전원 공급 장치인 PSU-XR도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는 이전 버전보다 훨씬 더 읽기 쉽고, 새로운 터치 버튼 역시 사용하기 어렵지 않으면서 견고한 느낌이며, 뛰어난 마감이 돋보인다. 바라보는 맛이 이처럼 만족스러운 제품도 흔하지 않을 것이다.

사이러스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신세대라면 이런 조그마한 제품에서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오는지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만큼 울림새가 좋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시청기는 모든 장비가 잘 갖춰져 있고, 적응성이 뛰어난 앰프이며, 거의 모든 오디오 기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i9-XR에서 소리를 울려 보면 인티앰프에서 이런 소리를 듣는다는 데 우선 놀라게 된다. 매칭 스피커는 퍼리슨 오디오의 R4b. 상당한 파워가 필요한 스피커인데 상생이 뛰어나다. 강력하고 매끈하게 소릿결이 유지되며, 최고의 맑음과 탄력이 돋보이는 피아노 연주, 우아함이 두드러지는 현 독주, 섬세함와 요염함이 두드러진 팝 보컬 등 진기한 사운드의 향연이다. 걸출한 앰프라는 것은 40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거기에 세련미, 강력한 깊이감이 더 한층 가미된 것 같다. 칭찬받아 마땅한 제품이다. 


가격 633만원   
실효 출력 91W(6Ω)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2,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4, Phono(MM)×1   
프리 아웃 지원   
픽스드 아웃 지원   
PSU-XR 포트 지원   
주파수 응답 0.1Hz-100kHz(-3dB)   
S/N비 105dB   
THD+N 0.002% 이하   
헤드폰 출력 지원(138mW/16Ω)   
크기(WHD) 21.5×7.3×36cm   
무게 6.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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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1월호 - 6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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