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og Voice CD2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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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og Voice CD2LP
  • 김남
  • 승인 2023.01.06 13:50
  • 2023년 01월호 (60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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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의 단점을 아날로그 LP 사운드로 승화시키다

본 기는 대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 오디오 장인이 개발한 제품으로, 콤팩트하고 깔끔한 외양인데, 목적이 특이하다. 기존의 디지털 사운드를 아날로그 LP 사운드로 바꿔 준다는 것. 또한 사용법을 익히고 말 것도 없이 연결만 하면 되고 체구가 작아 아무 데나 놔도 거슬리지 않는다. 더구나 가격대도 적당하다. 지금은 CD 플레이어도 아날로그의 범주에 들어가 있는 터라 적시 적절한 제품이 등장한 것 같다. 게다가 CD를 한아름 소장하고 있는 골수 CD팬들은 물론이고 PC 파이 세대도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제품이기도 하다. 상당히 흥미롭다. 보통의 일반 D/A 컨버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오디오 장인들은 당연히 수도권에 대부분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지방의 오디오 인구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증명하듯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각 지역마다 상당한 숨은 실력자들이 있고, 대구와 경상도 지역에도 그런 분들의 활동이 괄목할 만하다. ‘아날로그 보이스’도 오디오 관련 혁신 기술을 개발하려는 포부를 지닌 엔지니어 한 분이 오래 전 대구에 개설한 개인 공방인데, 풀레인지 스피커 유닛과 새로운 오디오 장치를 직접 맞춤 설계 제작하는 것으로 지역 오디오계에 잘 알려져 있던 터.

CD2LP 사용법은 간결하다. CD 플레이어를 옵티컬 케이블이나 RCA 케이블로 본 기에 연결하고 다시 앰프에 이어 주면 된다. 그리고 CD 플레이어뿐 아니라 USB B로 PC와도 연결되며 MP3, FLAC 등 모든 음원이 마치 LP 사운드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변한다. 그리고 전면에서 입력 소스를 터치 방식으로 더 단순 간단하게 선택할 수 있다.

아마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아날로그 사운드와 디지털 사운드의 특성 차이를 대부분 잘 알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이미 대부분 귀가 디지털에 익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근래 들어 젊은 세대에게 아날로그 선풍이 불고 있다 하니 경이롭다. LP가 사양 산업이 되었지만 그 생명력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CD를 포함해서 말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 애절하기 짝이 없지만, 시골에 사는 친구와 전화로 어떤 때에는 2시간이나 세상사 잡담을 나누곤 했다. 지금도 지방에 사는 다른 친구와 통화를 하면 30분은 기본이다. 이렇게 쨍쨍거리는 휴대폰으로 장시간 통화하고 나면 한참 동안 귀가 밍밍거리며 다소 쏘는 듯한 후유증이 남았다. 이명도 좀 심해졌다. 귀가 좀 아프다는 것을 분명히 느낀다.

나는 아직도 집에 유선 전화가 있다. 별로 쓸 일이 없지만 차마 없애지 못한다. 한 번은 통화 중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되어 유선 전화로 바꿔 통화를 이어갔다. 그때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우선 귀가 편안하다. 휴대폰이 쨍쨍거리며 다소 입체적이고 선명도가 있는 반면, 유선 전화기에는 내부에 조그마한 풀레인지 스타일의 발성 장치가 있고 유선을 통해 소리가 전달되는데, 쨍쨍거리며 울리는 입체감은 덜하지만 소리는 둥글둥글하며 편안하기 짝이 없다. 휴대폰에는 배음 따위가 없지만 유선 전화기에는 그것이 약간이나마 존재한다. 그 차이를 알고 놀랐다. 또한 휴대폰으로 10분만 통화하면 귀와 두뇌에 마치 이질감 같은 것이 남지만 유선 전화는 분명히 그것이 덜하다. 아날로그의 위대함, 그런 표현은 과장이겠지만 전자파가 두뇌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은 분명히 덜한 것이다. 한번쯤 시험해 보시기 바란다.

아마 이 개발자 역시 그런 디지털 사운드에 진력이 나서 이런 제품을 개발한 것 같다. 특허 출원해 놓은 이 제품의 동작 원리는 다음과 같다. LP 레코드는 저역은 압축하고 고역은 확대시키는 RIAA 커브를 적용해 제작된다. 그래서 들을 때는 포노 앰프를 통해 이 주파수 특성을 다시 복구시켜야 한다. 이 시청기는 내부에 Inverse RIAA 앰프와 RIAA 포노 앰프 2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음악에 LP 음색 특징을 부가하는데, 과도 상태에서 약간의 시간 지연과 상승 지연으로 인해 재생음의 색에 약간의 편차가 생긴다. 그리고 RCA 아날로그 입력 및 옵티컬, USB B 입력을 갖춘 24비트/96kHz DAC도 내장하고 있다.

시청기를 아톨의 CD 플레이어 CD100 시그니처에 물려 들어 본다. 상당히 놀랍다. 기대치 이상의 소리 변화가 즉각 느껴지기 때문이다. 소리를 꽉 잡은 듯한 느낌, 그리고 선도와 밀도감이 단연 증가한다. 고급 컨버터 못지않다.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를 울리면 그 차이점이 명확해진다. 더 자연스러워지고 명확하면서도 깨끗·명쾌해진다. 또한 다른 곡에서는 여음이 길어지고 보컬은 입에 착 붙는 느낌. 나긋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상승이다. 이 조그마한 제품이 주는 변화, 상당히 충격적이다. 국내에 이런 장인들이 있어서 기쁘다. 


가격 56만원   
디지털 입력 Optical×1, USB B×1   
지원 24비트/96kHz   
아날로그 입력 RCA×1   
아날로그 출력 RCA×1   
아날로그 대역폭 20Hz-80kHz   
크기(WHD) 11×5×14cm   
무게 40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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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1월호 - 6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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